동영상 사이트 불교 폄훼 콘텐츠 대책은?

스님을 빙자해 각종 과격한 언행에 선정적 행위까지….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인터넷 1인 방송에서의 불교ㆍ승가 폄훼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바로잡는 이른바 ‘불교 반크(Vank, 민간 홍보대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님 빙자하며 선정적 행위
높은 조회수 노려 수익 창출
제재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
“불교 콘텐츠 바로잡기 필요”

유튜브, 아프리카TV, 팝콘TV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불교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불교, 특히 스님을 폄훼하는 콘텐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터넷 영상채널인 유튜브에서 ‘스님’을 검색하면 ‘1000도 머리에 삼겹살 구워먹기’ ‘교회 흉가체험’ ‘스님의 번호따기’ 등 과격하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전면을 장식한다.

대머리인 점을 활용해 BJ스쭜으로 활동하는 한 인터넷 방송 BJ의 경우에는 ‘머리에 코팩하기’ ‘페라리로 여자꼬시기’ 등 콘텐츠로 많은 이들의 조회를 유도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여성을 일명 ‘헌팅’하는 비법을 소개하거나 이성과의 대화법을 알려주는 숀쭜TV에서는 승복을 입고 헌팅하는 ‘스님이 번호 따기’ 콘텐츠를 올렸으며, BJ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중계하는 개땡쭜의 경우 채널 홈페이지에 이마에 ‘개땡쭜’를 쓴 스님 캐릭터를 명시하고 ‘성욕해제, 역대급 성드립’ 등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스님과 불교를 폄훼하는 콘텐츠는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를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인터넷 1인 방송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관리 감독하지만 콘텐츠 범위가 다양해 처벌은 권고 수준에 불과하다. 국회에서는 규제 수위를 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언제 발의될지 조차 미정이다.

그나마 내려지는 제재 조치도 업계 자율규제 방침 하에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9월 국회서 공개된 방송통신심의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시정요구가 제기된 1인 방송 콘텐츠는 2015년 216건에서 2016년 718건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총 1220건의 시정요구 중 이용정지나 삭제 등 징계는 156건에 불과했다.

불교 콘텐츠를 연구하는 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교수는 “법으로 모든 유해 콘텐츠를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 확산에 기반해 1인 미디어가 발전했기에 규제로 이를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며 “풍자와 해학, 그리고 폄훼, 명예훼손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불교계 내 기준점도 아직 없는 상황이며, 그동안 방송 분야에서 호법 역할을 해온 보리방송모니터회도 활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사실상 무방비”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불교를 폄훼하는 콘텐츠보다 불교의 좋은 면을 알리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널리 알려가는 홍보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른바 ‘불교 반크 운동’이다.

독도 알리기 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반크’(VANK)는 국내 대표 민간 사이버 홍보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교계에는 앞선 사례도 있다. 포교사단은 인터넷 포털이 활성화되던 2005년부터 조계종 포교원으로부터 불교왜곡 정보를 바로잡는 ‘불교바른정보사업’을 이양 받아 조직,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그리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네이버 지식검색과 각종 블로그에서 잘못된 불교 정보를 바로잡는데 나선 바 있다. 당시 4대 포털사이트의 불교지식 5410건을 모니터링하고 바로 잡아 갔다.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는 “뉴미디어에서의 불교와 승가 폄훼를 막고, 불교를 알리는 일이 범불교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며 “종단협 산하 미디어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포교원 측은 “2018년 각 산하단체 및 사찰 담당자를 대상으로 미디어 포교 관련 교육을 조직화 하고, 양질의 불교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불교계 미디어 콘텐츠 보급의 선결과제는 무엇일까.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모을 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청년 소셜벤처 무아의 전영우 대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기존 인기 콘텐츠와 불교 콘텐츠의 트렌드, 접점을 분석한 뒤 대중들이 주목할 만한 불교콘텐츠를 제작,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