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일물당당로(不昧一物堂堂露)하여 진개무여육합경(盡盖無餘六合境)이로다. 만고유유부증멸(萬古唯有不曾滅)하야 능제멸진무한류(能濟滅盡無限類)로다.

매하지 않는 한 물건이 당당히 드러나서 남음이 없이 상하사방의 경계를 덮었다 했도다. 만고에 오직 일찍이 멸하지 아니해서 능히 한정 없는 무리를 제도해 다하도다.

일탁주장운(一卓柱杖云) 하되 고인(古人)이 언모탄거해(言毛呑巨海) 하고 개납수미(芥納須彌)라 하니 구안납승(具眼衲僧)은 차도(且道)하라.

환가위실마(還可委悉麽)아 양구(良久)에 “일할(一喝)”운 일지매화(一枝梅花)에 지대지춘(知大地春)이요 일적해수(一滴海水)에 족지창해미(足知蒼海味)로다.

욕득해탈도(欲得解脫道)인댄 수구삼종심(須具三種心)이니 일일대분심(一日大憤心)이요. 이일대용맹심(二日大勇猛心)이요 삼일대의심(三日大疑心)이니 일체(一切)를 도막사량(都莫思量)하고 어본참공안상(於本參公案上)에 절절참선(切切參禪)이어다.

고인이 말하기를 털끝이 큰 바다를 삼키고 겨자 속에 수미산이 들어간다 하니 안목을 갖춘 납승은

또 일러라!. 도리어 알겠는가?

한 가지의 매화꽃에 대지의 봄이 옴을 알고 한 방울의 바닷물에 족히 창해의 물맛을 아는도다. 해탈도를 얻고져 할진댄 모름지기 삼종심을 갖출지니 첫째는 대분심이요, 둘째는 대용맹심이요, 셋째는 대의심이니 일체를 도모지 생각하지 말고 저 본참 공안상에 간절히 참구할지어다.

송왈(頌曰) 게송으로 이르시되

실참실오여래견(實參實悟如來見) 이요 자광광타사마족(自誑誑他邪魔族)이로다. 약야불위광자타(若也不爲誑自他) 하면 기능사마침요란(豈能邪魔侵擾亂)이리요.

실참과 실오는 부처님의 견해요, 스스로 속이고 다른 이를 속이는 것은 사마의 권속이로다. 만약 스스로와 남을 속이지 아니하면 어찌 능히 사마가 침노하여 요란하리요.

제인본유진법신(諸人本有眞法身)은 원래부동적멸상(元來不動寂滅相)이로다. 허명자조무장애(虛明自照無障碍) 하니 전처실유부사의(傳處實幽不思議)로다.

모든 사람의 본래 있는 진법신은 원래로 동함이 없는 적멸한 상이로다. 텅 비어 밝아 스스로 비추어서 장애가 없으니 전하는 곳이 실로 깊어 사의 할 수 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