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루기 수업|혜안 스님 지음|싱긋 펴냄|1만4천원

젊은 한 서울대생은 학과 공부를 잊고 불교에 심취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당연한 수순처럼 출가 했고 ‘혜안’ 이란 법명을 얻었다. 그 후 해발 900미터에 있는 경남 산속 깊은 암자에서 최선을 다해 정진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깊은 나락을 맛보는 순간이 찾아왔다.

‘놓아버림’, 욕망 갈애 끊고 선정 가는길

마음다루기… “놓아버림이 주는 성찰”

혜안 스님〈사진〉은  “10여년 오랜 시간 해온 수행법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자, 난파선처럼 저의 삶과 수행은 방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그 순간을 표현했다. 스님은 바른 정진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하며 태국으로 날아갔다. 태국서 만난 책, 아잔 브람 스님의 저서 〈Mindfulness, bliss, and beyond〉를 읽고 바른 선정에 대해 해답을 찾았다. 선정에 들고자 노력하고 의지를 크게 가질수록 오히려 주저앉게 된다는 설명이다. 깨달음에 대한 의지가 곧 욕심(貪)이 되고 갈애는 곧 분노(嗔)가 되며 어리석음으로 헤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스님이 찾은 해답은 ‘놓아버림’이였다. 그것은 욕망의 갈애를 끊고 선정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되었다. 혜안 스님의 저서 〈마음 다루기 수업〉은 놓아버림을 통해 얻은 자유와 가벼움으로 삶을 관조해 얻은 성찰을 편안히 담은 책이다. 명상 초급 입문자가 가볍게 읽고 접근해도 좋을 만큼 쉽지만, 또한 수십 년 공부한 불교 수행자가 읽어도 찾아낼 숨은 보물이 가득하다. 〈마음 다루기 수업〉은 말 그대로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편안히 일러주는 지침서다. 혜안 스님은 책머리에 마음의 행복을 위한 방법을 낯선 길이라고 표현했다.

“항상 뭔가를 원하고 갈구하는 익숙한 방식으로 마음을 써서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이 진정으로 평화롭고 행복해지려면 익숙하지 않은 낯선 길을 걸어야 합니다. 낯선 길은 놓아버림, 마음의 멈춤, 만족의 길입니다. 이것이 곧 명상의 길이지요. 여기서 진정한 지혜가 생깁니다”

반조, 마음을 비추다|아잔차 지음|혜안 스님 옮김|싱긋 펴냄|3만1천원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마음 길들이기’는 마음을 가볍게 비춰 볼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2부 ‘명상을 만나다’에서는 명상을 쉬운 언어로 담아 안내하는 조언들로 가득하다. 3부 ‘명상 수업’은 혜안 스님이 직접 강의한 ‘불교명상 입문’ 강의를 바탕으로 일상서 실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명상법을 다룬다. 호흡명상, 자애명상, 걷기 명상의 기본 방법을 알려준다.

한편, 혜안 스님은 저서 〈마음 다루기 수업〉과 함께 위대한 스승 아잔 차 스님의 법문집 〈Food for the heart〉를 〈반조, 마음을 비추다〉로 재 번역해 출간했다. 〈Food for the heart〉는 〈아잔차의 마음〉이란 제목으로 번역 됐으나 절판됐다.

태국 불교의 큰 스승인 아잔 차 스님은 파퐁 사원에 머물며 전 세계 곳곳서 찾아온 수많은 이들에게 가르침을 펼쳤다. 그의 생생하고 진솔한 가르침은 큰 울림을 주었고, 그의 제자들은 세계 각지에 수백 개의 분원을 세워 불교와 불교 명상을 전한다. 미국의 명상 지도자 잭 콘필드는 그를 내가 만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평했다.

아잔 차 스님은 늘 미리 준비하지 않고 즉석에서 법문 했고, 생동감과 유머가 넘치는 그의 법문은 그곳에 자리한 많은 이들이 기록 녹음해 보존되고 전파됐다. 아잔 차 스님의 이런 법문들을 모아 스님이 입멸한 지 10주년 되던 해에 〈Food for the heart〉를 출간했고, 〈반조, 마음을 비추다〉는 이 책을 번역해 펴낸 것이다. 태국과 스리랑카, 미얀마서 수행했으며, 아잔 차 스님의 제자인 아잔 브람 스님의 호주 보디냐나 사원서 정진한 혜안 스님의 정선된 번역으로 〈반조, 마음을 비추다〉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옮긴이 혜안 스님은?

고교 시절부터 불교 명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대학에 입학해서 불교 동아리 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통도사 청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통도사, 범어사서 불교 경전을 수학한 후 국내의 선원과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호주 등의 사찰 및 수행처서 정진했다. 명상의 스승으로 삼게 된 아잔 브람 스님과의 인연으로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서 수행했다. 그 후 창원 신불사의 주지로 일반인들에게 명상을 강의하기도 했다. 현재 선원에서 정진중이다. 저서로 〈마음 다루기 수업〉, 역서로 아잔 브람 스님의 명상지침서인 〈놓아버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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