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비단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상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휴식’과 ‘욜로’ 열풍과 맞물려 명상 열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불교 내에서는 불교가 빠진 명상은 허상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팩트체크에서는 ‘명상’에 대한 전반적인 의문점을 해소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명상이란?

명상은 ‘자신과 대상에 대한 관찰과 이해, 자각과 집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명상의 바탕이 되는 자각은 ‘깨어 있음’으로 표현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하는 행위나 말, 내 머리와 몸,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생각, 느낌 등을 관찰하고 아는 것을 말한다.

실제 우리 대부분은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놓치고 살아간다. 명상은 우리가 매일 이 순간에 머물게 해 수많은 감정에 휩싸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명상 붐은 왜 일어 났나?

명상 붐은 2000년대 초반 일어난 ‘힐링’ 열풍과 맥을 함께 한다. 명상이 삶과 사회 생활양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서구사회에서부터다. 다양한 사회 저명인사들이 명상을 통해 능력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며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가’ ‘국선도’ 등 몸과 결합한 프로그램, ‘마음치유’ ‘코칭’ ‘마인드 케어’ 등 심리치료와 자기계발을 합한 프로그램, 아로마 테라피나 음악 및 미술을 결합한 치료프로그램, 음식과 결합한 프로그램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것은 명상 열풍의 단면을 보여준다.

 

불교 명상의 현주소는?

불교명상의 경우 1970년대 인도 요가수행을 시작으로 1980년대 초월명상 등으로 소개됐지만 1980년대 간화선의 대중화가 시작되며 한국불교의 명상법 연구가 본격화됐다. 1990년대에는 위빠사나 수행의 보급이 가속화되며 위기에 처한다.

위빠사나 확산으로 간화선과의 논쟁이 폭발했고, 이와 함께 간화선 대중화의 필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2000년대 간화선은 명상으로 발전했고, 많은 현대적 적용과 함께 명상 붐을 이끌고 있다.

 

불교 명상은 신비체험인가?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은 신비체험이 아니다. 하지만 불교 명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동기나 사연은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명상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고 명상을 시작한다. 주변의 사람들이 명상으로 마음이 편해지거나 불면증이 사라졌다는 효과를 보고 그 효과를 보기 위해 명상을 접한다. 여기서는 문제가 있다. 바로 그 효과를 본인이 정한 기간에 느끼지 못하면 명상 수행이 중단되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명상수행으로 인한 우월감을 느끼길 원한다. 타인의 명상 수행 이력에 관심을 보이고, 본인보다 기간이 긴 사람에게는 경의를, 짧은 이에게는 우월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혹은 명상을 신비체험화해 밝은 빛을 보았다든가,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 속에 있는 느낌을 느꼈다든가, 몸의 뚜렷한 변화를 보았다든가 하는 등을 듣고 이런 경험을 하고 싶은 목표를 둔다.

여기서도 이러한 신비체험이 성취가 되며 이런 성취를 이루지 못하면 실망하거나 명상을 그만두게 된다.

명상은 스스로의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인생을 크게 바꾸는 것은 나 자신을, 마음을 바꾸는 것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이다.

 

불교 명상의 심신치유 효과는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이 지니는 다양한 효과에 기대를 표하는 이들이 있다. 한마디로 명상은 일정부분 효과가 있다.

1980년대 이후 명상이 질병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적 결과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명상 수련 방법 중 하나인 사마타 수련은 마음을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것으로 마음과 몸의 안정에 이르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한다.

명상의 이완반응으로 뇌파가 알파파와 세타파를 보이며, 뇌활동이 전반적으로 이완되며 안정화되지만 주의집중과 유쾌한 정서활동을 관장하는 뇌부위는 오히려 각성된다는 것이다.

신경과학자인 데이비슨 박사는 우울이나 불안이 심한 환자에게는 마음챙김 명상을 시키면 부정적 정서가 긍정적 정서로 바뀌는지를 실험했고, 이 증거를 만들었다. 2011년에는 독일 신경과학자들이 명상을 통해 뇌부위 기능이 개선돼 몸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치유됨을 입증했다.

이밖에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토니야 제이콥 박사팀의 연구결과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는 인간 수명을 담당하는 텔로미어의 단축을 저지시킴을 드러냈다. 이 결과 명상이 텔로미어의 단축을 저지시키는 텔로메라제 효소의 활성을 30% 가량을 높인다고 결론지었다.

심리치료에는 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장현갑 교수는 <한국심리학회지>에 기고한 ‘한국형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프로그램 개발’에서 10여 년간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 불안과 우울 공황 등 심리적 증세가 개선됐고, 일반 성인들도 강박감과 적개심 등 부정적 정서가 줄어 들었다고 밝혔다.

동국대 한의학연구소와 불교문화연구원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불교와 사상의학 연구팀은 2016년 ‘심신치유를 위한 불교와 사상의학의 만남’ 세미나에서도 그 효과를 밝힌 바 있다.

 

불교 명상 어디에서 배울 수 있나?

대표적인 불교계 명상단체는 한국명상지도자협회를 들 수 있다. 회원 단체로는 금강선원(혜거 스님), 동사섭 행복마을(용타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교육원(인경 스님), 하트스마일명상연구회(미산 스님), 자비선명상원(지운 스님), 행불선원(월호 스님), 상담이 있는 명상 가피명상(적경 스님), 자비명상(마가 스님), 참불선원(각산 스님), 은유와 마음연구소(명법 스님), 통담아카데미아(선업 스님), 명상수행학교 행복수업(혜봉 오상목), 명상의집 ‘자애’(김재성), 성철선사상연구원(박희승), 한국MBSR연구소(안희영), 위빠사나붓다선원(김열권), 보리수선원(붓다락키따 스님), 나루명상센터(혜량 스님) 등이 활동하고 있다.

명상 강좌는 협회 홈페이지(www.kamto. net)에서 각 단체별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조계종 포교원 산하 불교상담개발원(원장 가섭)도 불교명상지도자 과정을 운영 중이다. 불교명상지도자 과정은 포교원 인가 ‘불교명상지도사’로 다양한 불교 명성 이론과 수행법을 익히고 이를 포교현장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요한 점은 명상과 상담을 가미한 교육과정으로 이뤄져있다는 점이다. 강좌는 불교상담원 홈페이지(www.kbcd.org)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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