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시민 기자’ 루온 스님 조명

루온 스님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캄보디아의 정치적 사건ㆍ인권 상황 등을 전하는 ‘시민 기자’로 활동 중이다. 사진출처=뉴욕타임즈

캄보디아 지방선거가 열린 6월 4일(현지시간). 수도인 프놈펜의 광장에서는 스마트폰을 들고 어디론가 선거 상황을 중계하는 스님이 눈에 띄었다. 스님은 스마트폰을 들고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팔로워들에게 지방공무원 선거 상황을 전했다. 주인공은 바로 루온 소바스 스님(37). 스님은 “민주주의에서 사람들은 나라의 주권을 갖고 투표의 의무를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면서 일반 시민들 뿐 아니라 스님들에게도 주권 의식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즈는 6월 4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캄보디아의 정치적 사건ㆍ인권 상황 등을 전하는 ‘시민 기자’로 활동 중인 루온 스님 소식을 보도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루온 스님을 포함한 몇몇 스님들과 시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의 독단적 권력을 견제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캄보디아 언론 구조에서 비롯된다. 캄보디아는 여당인 인민당이 모든 방송국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직접 운영한다.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 등은 수년간 방송국 운영 허가권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는 사실상 여당에 의해 언론이 통제돼 온 것으로 알려진다.

루온 스님은 “페이스북은 (캄보디아의)커뮤니케이션 및 정치 상황을 바꿨다. 왜냐하면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정치인들이 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전에는 TV에서 좋은 것만 보여줬다. 사람들은 정치 부패, 폭력, 토지남용, 산림 벌채 등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론 상황을 탈피하고자 스님들과 시민들이 택한 방법이 바로 소셜미디어다. 소바스 스님 등은 캄보디아 정치 상황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정부가 TV를 통해 전송하는 콘텐츠 외에 사건들을 직접 발로 뛰어 취재,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한 정치 비평가가 암살당했을 때 이들의 활동은 더욱 빛났다. 또다른 시민 기자 분텐흐(Buntenh) 스님은 살인자의 행적을 추적해 경찰과 언론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보도했다.

이들의 활약은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도 이어졌다. 루온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은 라이브방송을 통해 투표 절차, 유권자 인터뷰 등 소개하며 시민들에게 투표를 권장했다. 루온 스님은 투표소 현장을 중계하는 도중 경찰관에 의해 제지돼 퇴출되는 상황도 벌어졌으나, 시민들은 ‘좋아요’란 공감 표시를 통해 스님의 활동을 지지했다.

한편 이번 캄보디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의 선전이 돋보였다. 6월 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볼 수 있는 1,646개 코뮌(Commune)의 평의회 대표와 의원들을 뽑는 선거 결과, 제1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CNRP)이 약 500개 코뮌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40여개 코뮌에서 승리하는데 그친 바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약 8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진 것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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