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땅에 부처의 씨앗을

관허 보명 지음|맑은소리 맑은나라 펴냄|1만 3천원

경주 보광사 주지 보명 스님에게 인도는 가피의 땅이다. 지혜와 행복이 충만한 삶을 선물한 부처님 가르침이 잉태한 자비의 도량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도 성지 어느곳을 가나 스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온 것은 거리의 아이들이다. 차마가 오고 가며 먼지를 풀풀 날리는 도로가에서 노트 한 권을 펼쳐 놓고 공부하는 아이들, 맨발에 단정치 못한 차림으로 순례객들에게 자비를 구하는 아이들, 스님은 그들의 커다란 눈동자가 내내 잊히지 않았다.

그렇게 수차례 인도성지 순례를 다녀올 동안 감사와 환희심으로 가득찬 스님의 마음에 꿈많은 인도 청년 신뚜가 씨앗 하나를 심었다. 그것은 단 한칸의 교실이라도 아이들이 공부를 공부답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스님의 불사 계획이 알려지자 후원 인연이 곳곳서 답지 했다.

이번 책 〈부처님의 땅에 부처의 씨앗을〉에는 보명 스님의 회고록이자 인도 〈파담파니 관세음학교〉 불사의 기록을 담았다. 부처님 성도지인 보드가야대탑에서 약 10㎞가량 떨어진 불가촉천민들의 생활터전에 학교 용지를 매입해 우물을 파고 건물을 세웠으며, 2014년 11월 '파담파니 관세음학교'를 준공했다. 천진불 교육도량으로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이윽고 인도 정부가 인정하는 ‘파담파니 교육 및 사회재단’으로 성장했다.

책은 불교 성지를 무대로 부처님 발자취를 따라가며 〈파담파니 관세음학교〉의 불사 과정과 그 속에서 만난 인연담을 감동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는 ‘나’와 ‘삶’과 ‘마음’을 노래한 스물 두 편의 시를 수록해 긴 호흡으로 술회한 인도 이야기를 휴식으로 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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