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모·성평등연대 잇달아 입장 발표

지난 4월 28일 선학원 이사장 A스님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정식기소됨에 따라 교계 단체 곳곳에서 이사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은 5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나무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학원 이사장 스님 성추행 기소확정 재판회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선미모는 “선학원 이사장이라는 신분으로 성추행 재판을 받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밝힌 뒤 “이제는 정말 더 이상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이사장과 이사, 일체 공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선미모는 선학원 내 진상조사위원회의 미진한 활동을 지적하며 “이사회는 기사보도가 나올 때까지 성추행 피소사건을 은폐 묵인하다가, 사건이 보도되자 ‘거대한 불순세력의 음해에 의한 모함’이라고 궁색하기 그지없는 음모론을 들먹이며 비리를 감싸는데 급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계 안팎 지탄 여론이 확산되자 그제야 이사회를 소집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A스님이 제출한 사직서를 보류하겠다고 결의했다. 상식적인 이사회라면 사직서를 즉각 수리했을 것이고, 만약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면 직무대행자를 선임했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외면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미모는 또 “애초부터 진상조사위는 5명 중 3명이 공사찰 주지로 구성된 면피용 기구였을 뿐,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본연의 직무를 유기하고, 부도덕하며 무능력한 이사회는 현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총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미모는 이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에 전국분원장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선미모는 “재단 구성원들로 하여금 규정을 숙지케 하고, 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선학원 발전을 위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수차례 걸쳐 공문으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규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전국분원장회의도 수년째 개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평등불교연대도 16일 “선학원 이사회는 유명무실한 진상조사위를 해체하고, A스님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성평등연대는 “검찰에서 기소가 확정됐다는 것은 곧 범죄 혐의가 인정됐다는 뜻이다. 사법부는 본 사건에 대해 엄정한 판결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학원은 당장 사직서를 수리해야 한다. 또한 불미스러운 일이 진행되도록 방치해 선학원 명예를 실추시킨 이사회 역시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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