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금강암, 5월 3일 부처님오신날 절대평등 발원

제8회 금강암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이 열린 5월 3일 금강암에는 이웃종교인들이 방문해 부처님오신날을 함께 축하했다.

부처님 평등사상 실천하고자

이웃종교 구분 없이 함께 봉축

장학생 60명에 5000만원 전달

기독교종합대 학생 포함돼 눈길

 

부처님오신날인 5월 3일 전국적인 봉축 행사가 열린 가운데 부산 범어사 암자인 금강암에서는 특별한 무차공양이 열렸다.

금강암(회주 정만)은 제8회 금강암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대학생 10명(각 200만원), 고등학생 10명(각 100만원), 중학생 40명(각 50만원) 총 60명에게 총 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금강암 신도들이 보시한 봉축 헌등비 2,000만원과 각 신도회 및 천호식품 후원으로 마련됐다. 그동안 금강암이 전달한 장학기금은 1회 2,200만원과 2회 3,000만원을 제외하고 매년 5000만원을 전달해 총 3억5,2000만원이다.

장학금 전달식 모습. 이날 금강암은 대학생 10명(각 200만원), 고등학생 10명(각 100만원), 중학생 40명(각 50만원) 총 60명에게 총 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금강암은 장학생 선발 기준으로 특별한 원칙을 세웠다. 바로 ‘무차(無遮)’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구분 없이 오직 인연 따라 차별 없이 장학생을 선정했다.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금정중 장학생에게 어떻게 장학금을 받았냐고 물었더니 웃으며 대답한다. “제가 학교에 일찍 가요.”

특히 이번 장학생 중에서는 이웃종교 종립 대학교 학생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고신대학교 학생으로, 고신대는 목사의 추천을 받아야만 입학이 가능한 기독교종합대학교다. 이처럼 종교 구분 없이 장학생을 선발한 이유에 대해 금강암 회주 정만 스님은 부처님의 평등사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주 정만 스님은 8년 동안 장학금을 전달하며 차별없는 세상을 발원하고 모두가 주인공임을 불자들에게 강조했다.

“평소 신도들에게 강조하며 가르치고 당부하는 것이 ‘절대 평등’입니다. 모두가 부처이며 주인공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이 평등의 가르침을 알려면 차별 없이 모두에게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합니다.”

또 정만 스님은 이러한 장학금 전달이 은사 벽파 스님의 유업을 잇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제 은사 스님이신 벽파 스님은 생전에 금강암에 계셨을 때 사회복지법인 보현도량과 장학재단을 설립하셨을 정도로 복지의 선구자셨습니다. 제자인 저희들이 그 유업을 이어가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아울러 종교라는 것은 중재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재력이 있는 신도들이 시주를 하면 그 정재를 어려운 이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해야죠. 앞으로도 저의 수행이라 여기고 실천할 계획입니다.”

정만 스님은 금강암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은 성범(聖凡), 도속(道俗), 귀천(貴賤), 상하(上下) 일체 구분 없이 모두가 주인공인 날이라고 했다.

금강암 회주 정만 스님을 뵙기 위해 찾아온 수녀님과 신부님이 차담을 나누는 모습

이 말처럼 부처님오신날 정만 스님의 방에는 수녀와 신부가 방문했다. 15년 된 인연이라는 설명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편안한 차담이 오고갔다. 수녀들은 노래를 부르며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이 뿐 아니라 이날 금강암 마당에서는 등산복을 입고 지나가다 들린 사람, 외국인 노동자, 부산대에서 찾아온 사물놀이 공연팀까지 신도가 아닌 사람들도 편안하게 도량에 앉아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5월 3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산대 풍물패 동아리가 범어사 금강암을 방문해 공연을 펼지고 축하했다. 이날 부산대 학생들은 불자는 아니지만 금강암에서 신명나게 연주 할 수 있어 기쁘고 자리를 마련해 주신 스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스님은 “누구나 부처님께 올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곧 부처님 도량이자 차별 없는 세상의 시작”이라고 웃어보였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인사하는 스님과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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