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제(염화미소법)와 직선제를 골자로 한 2가지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 종헌개정안이 208회 중앙종회 임시회서 새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각각의 개정안을 다루던 특위는 해체됐다. 이로써 추첨제는 206회에 이어 3차례, 직선제는 207회에 이어 2차례 이월이다. 결국 어느 개정안이든 오는 10월 열리는 총무원장 선거에는 적용키 어려워졌다.

이월 사유는 상충되는 두 개정안이 종회에 상정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다. 통합적인 논의를 통해 어떤 제도를 바탕으로 개정안을 성안할 것인지 고심하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은 지난 종회 때도 똑같이 제기됐다.

당시 두 특위가 내용을 조율해 다시 종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정작 추첨제를 다루는 혁신특위는 그간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고, 직선특위는 회의가 성원되지 않는 등 동력이 떨어졌다. 성원이 됐을 때도 ‘원점재검토’라는 원론적인 의견만 오고갔다.

중앙종회는 별다른 고민 없이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정을 위한 공을 새 특위에 넘겼다.

종회가 과연 이 공을 다룰 의지가 있는지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같은 얘기만 반복한다면 새로운 특위가 열정을 갖고 논의한다 해도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조계종의 각종 선거제도는 오랫동안 금권선거·야합정치 등의 오명을 받아왔다. 더러움을 씻어내고자 최근 총무원장 선출제도와 관련한 대안을 모색하곤 있지만 그저 시간만 흐르는 모양새다. 중앙종회가 내년 만료되는 임기를 핑계로 가장 중요한 현안을 다루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것은 종도들의 무너진 신뢰와 비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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