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현대불교
상단여백
HOME 연재 FACT CHECK Q&A
민주적이나 완벽할 순 없는 未完의 선거[Fact Check]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간선 병폐 대안인가
   
 

오는 10월 열리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앞서 종단 안팎에서 직선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직선제는 현행 간선제의 병폐에 따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대중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낸다. 직선제는 과연 간선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현행제도와 문제점, 직선제 논의 과정, 현재 논의되는 직선제, 직선제의 장단점 등을 두루 살펴봤다.

Q1. 현행 선거제에 따른 병폐는
현행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인단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24개 교구본사별로 교구종회를 통해 선출한 10명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간선제는 선거의 편의성이 높아 효율적이지만 선거인단이 적어 대중의 뜻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선거인단이 많지 않다보니 총무원장선거를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본사주지선거에서도 금품선거 의혹은 늘 꼬리표처럼 붙었다. 그럼에도 선거법 위반사례로 적발된 일은 극히 드물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역시 지난해 3월 불광사서 열린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서 선거인단에 대한 금권선거와 과도한 선거열기 등을 현행 선거제도의 폐단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 계파 또는 문중파벌 등에 따른 논공행상을 거치며 승가화합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로 인해 선거인단 확대, 직선제의 필요성은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Q2. 종단 직선제 추진, 어디까지 왔나
제34대 집행부는 2014년 선거인단을 중앙종회의원과 법계 대덕·혜덕(승랍 20년) 이상 스님으로 확대하는 ‘종헌 및 선거법 개정안’을 중앙종회에 발의했지만 ‘졸속’이라는 비판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100인 대중공사서 총무원장 직선제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고, 중앙종회가 직선제특위를 구성하면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앙종회는 지난해 10월 전문리서치기관에 의뢰해 법계 중덕·정덕(승랍 10년) 이상 스님 1000명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80.5%가 직선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직선제 실시를 담은 종헌개정안을 성안했지만 중앙종회 본회의서 이월됐고, 직선제특위 위원들이 사퇴하는 등 표류 중이다. 이에 특위 위원장을 새로 선출하고 회의를 진행했지만 원점 재검토라는 잠정적 결론을 비롯해 최근에는 회의 성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동력을 잃은 상태다.

Q3. 최근 논의되는 직선제는
직선제 도입은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실현을 위한 대중공사(직선대중공사)’와 전국선원수좌회가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직선제는 ‘승랍 10년 이상 비구와 비구니’ 모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직선대중공사 측에 따르면 직선제는 투표구를 중앙선관위가 지정한 장소 및 각 교구본사 종무소에 둬 권역별 투표 또는 본사별로 포살하는 날 투표한다. 투표는 1인 1표가 원칙이지만 입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에 한해 1인 2표로 진행된다.

후보자격은 현재 본사주지자격과 같은 승랍 25년 이상 비구로 간소화했다. 단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선거권자 300인 이상의 추천을 받도록 하고, ‘후보자 검증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각 후보 검증에 나선다.

또한 중앙선관위는 방송매체 협조를 얻어 각 후보자가 참가하는 종책토론회를 1회 이상 개최해야 한다. 이외에도 총무원장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에 대한 중복 추천이나 중복 투표에 관여한 선거권자, 행위자, 이를 권유한 자는 제적의 징계에 처한다.

   
 

Q4. 직선제로 문제 해결될까
이 같은 직선제가 도입되면 유권자는 약 8500명으로 늘어난다. 현행 선거인단의 26배에 달하는 규모이기에 직선제 찬성 측은 금권선거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중의 손으로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기 때문에 대중이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선출된 지도자 또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대중을 위해 일하게 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비구니스님들도 선거에 평등하게 참여해 승가 내 성평등 인식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이런 직선제에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단합이 잘 되는 비구니스님들이 ‘캐스팅보트’를 쥔다거나 규모가 큰 교구 및 문중서 지속적으로 총무원장이 선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허정 스님(前불학연구소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숫자가 많은 곳이 유리한 건 정당하다. 또 금권선거만 아니라면 문중끼리 단합하는 것도 잘못된 게 아니다”며 “인구가 적은 강원도나 제주도 출신 사람들이 대통령 되기 어렵다고 직선제 하지 말자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1인 2표제를 하면 공약과 사람을 보고 소신에 따라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직선제는 구체적인 실행안이나 필요한 재정규모 파악, 복잡한 행정절차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B스님은 “일반기업들은 작은 사업 하나를 승인받기 위해 구체적 실천방법과 소요재정, 변수 등을 최대한 꼼꼼하게 정리한다”며 “직선제에 찬성하지만 이런 과정도 없이 주요사안을 통과시키라는 건 억지에 가깝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Q5. 율장에 부합하는가
현행 간선제는 율장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도변화를 촉구하는 대중은 최대한 율장에 부합되는 선거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선제는 어떨까.

허정 스님은 “종헌종법이 실질적인 율장 노릇을 하고 있고, 종단 구성원이 한곳에 모여 갈마를 하기도 어렵다. 또 소임자 후보가 한 사람으로 통일되기도 어렵다”면서 “율장에는 이러한 사정 때문에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 즉 직선제는 후보가 다수일 때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율장에서 보면 백이갈마(白二?磨)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는 “전원출석과 만장일치라는 갈마의 원칙에는 화합과 여법이라는 승가 운영의 기본이념이 담겨 있다. 다수의 의견에 절대적 가치를 두는 직선제는 여법이라는 기준과도, 화합이라는 가치와도 거리가 멀다”며 “직선제가 민주주의적인 제도라며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민주주의와 갈마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반된 견해에 선거가 아닌 추대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반대로 현실성을 문제 삼아 직선제가 그나마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건 제도가 아닌 사람, 승가 내 인식이 문제라는 점이다. 더불어 어떤 방식이 됐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와 위법적 행위에 대한 엄단의 필요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윤호섭 기자  sonic027@naver.com

<저작권자 © 현대불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호섭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