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푸안 사찰 주지 시 밍신 스님
훈훈한 외모, SNS 포교로 인기
스님 보기 위해 방문한 신도들로
사찰, 때 아닌 문전성시 이뤄
젊은층, 쉽게 불교 알려줘 ‘열광’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중국의 한 사찰이 한 비구 스님 덕분에 때 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훈훈한 외모와 활발한 SNS 포교로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국의 온라인 매체 ‘Sixth Tone’은 최근 중국서 ‘가장 잘 생긴 스님’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 밍신(Shi Mingxin) 스님을 3월 2일 소개했다. 시 밍신 스님은 187cm의 큰 키와 넓은 어깨, 깊은 눈매, 부처님을 닮은 긴 귓불로 중국 동부 저장성(Zhejiang)에 위치한 조용한 사찰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Sixth Tone’은 “시 밍신 주지 스님을 따르는 팬들이 엄청나다”며 “이들은 SNS상에서 스님을 추종하는 것 뿐 아니라, 스님을 직접 보기 위해 스님이 주석하는 푸안(Pu'an) 사찰까지 먼 거리를 마다않고 방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안 사찰 외에도 다른 지역 사찰 한 곳의 주지도 겸하고 있는 시 밍신 스님의 신도는 50만 명을 육박한다. 최근 중국서 불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스님의 인기는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수행자가 외모로 인기를 끄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 하지만 시 밍신 스님은 “동기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부처님을 많이 찾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찰을 방문합니다. 저를 알고 싶어서겠죠. 이유야 어떻든 사람들이 사찰을 방문하는 자체가 신행생활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요. 불자들이 저를 보기위해 사찰을 찾아도 부처님께 삼배의 예를 올리는 것은 빼놓지 않죠.”
시 밍신 스님은 26세 때까지 불교에 큰 관심이 없었다. 지방정부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도 비디오 게임을 즐겨하고, 일본 만화 ‘원피스’에 열광하는 청춘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찬불가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교적 보수가 좋고 안정적인 직업이었지만, 항상 제 삶에 대한 어떤 것을 찾는데 갈증이 있었습니다. 내 불행을 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죠. 인간으로서 비극이었어요. 그런데 찬불가가 주는 메시지가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직후 시 밍신 스님은 출가를 원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큰 산이었다. 중국 사회서 승가의 명성이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유일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출가하기 위해 다른 도시의 한 사찰로 도망쳤지만 부모님이 찾아와 스님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일도 있었다.
“부모님 때문에 잠시 출가의 뜻을 접어야만 했어요. 하지만 3년 후 베이징에 위치한 불교학술원에 다니며 다시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불교를 공부하는 수준이었지만,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출가를 통해 고통을 버리고 행복을 얻고 싶다’는 발원은 점점 강해졌습니다.”
마침내 출가한 시 밍신 스님이 가장 먼저 세운 원(願)은 불교에 대한 나쁜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자신의 부모님이 출가를 극도로 반대한 이유 중 하나기도 했던 팽배한 불교에 대한 불신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 방법으로 시 밍신 스님은 SNS를 택했다. 스님들이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하단 편견을 깨트리기 위함이었다. 스님은 경전구를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하지만, NBA 농구 영상이나 일본 영화 등을 올려 젊은층과 소통하기도 한다.
스님의 ‘웨이보(Weibo)’ 팔로워 위안 시아퀸(Yuan Xiaoqinㆍ29) 씨는 “시 밍신 스님은 기존 스님들에 대한 편견을 깨트렸다. 모든 승려가 독선적이고 지루한 줄 알았지만 스님은 젊은층과 소통하며 불교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스님의 이러한 포교법에 대해 기존 중국 불교 지도층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스님은 개의치 않는다.
“제가 스님이 되려고 할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님과 얘기하기 위해선 먼 길을 지나 절에 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전 사람들이 더 쉽게 스님들과 소통하고 불교를 접하길 원했습니다. 인터넷과 SNS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좋은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