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인구 감소, 바른 신앙 없기 때문

불자 인구 감소, 바른 신앙 없기 때문
心本主義 기반한 생활불교로 변화해야

지난해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불교인구가 10년 전에 비해 300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 불교계의 반응은 조사 방식 등에 의문부호를 던지며 개운치 않는 반응을 보여 왔다.

통계청 발표대로 10년에 300만의 불교인구가 줄어든 것이라면 일 년에 30만 명씩 줄어든 셈이다. 내가 머무는 익산시의 인구가 30만 명을 넘고 인근의 군산 인구가 30만 명에 턱걸이하는 수준인데 한 해에 한 지역의 전체 인구가 불교 쪽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현상이다. 만일, 이런 하향곡선으로 이어지는 불교인구가 감소를 멈추지 않는다면 불교계의 미래는 어둠의 그림자를 더욱 진하게 남길 터이다. 통계청의 통계 잘못만을 지적하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자성(自省)의 대비책이 강구 돼야 할 것이다.

우선은 한국 불교의 현 주소를 조명해 과감한 풍토개선과 바른 신앙에 대한 개혁의 실천의지를 되살려야 한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여 행복과 자유를 누리는데 그 생명력이 있다 하겠다. 그렇다면 마땅히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중심으로 신앙의 생활화가 으뜸 덕목이 되어야 한다. 경전의 중심사상인 중도(中道)에 대한 바른 인식과 연기법칙(緣起法則)의 바른 이해로 삶의 현장에서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되는 생활 불교의 기틀을 튼튼히 다져가야 한다.

불교는 구원을 약속하는 메시아(Messiah) 중심의 신본주의(神本主義)의 타력신앙(他力信仰)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심본주의(心本主義), 깨달음의 종교이며 자력신앙(自力信仰)으로 행복과 자유를 누리는 오늘의 종교임을 알려가야 한다.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여섯 가지 바른 길인 보시(布施)와 지계(持戒), 인욕(忍辱)과 정진(精進), 선정(禪定)과 지혜(智慧)의 실천 덕목의 의미를 일깨워 줘야한다.

해탈자의 열린 세계를 누릴 수 있는 정견(正見), 정사(正思),정어(正語), 정업(正業),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의 영원한 진리, 팔정도(八正道)를 펼쳐 오늘의 참 주인공이 되도록 논리와 표현을 갖춰 설법해야 한다. 불교는 전생이나 내생을 위한 종교가 아니다. 현생(現生)의 종교이다. 지나간 어제와 다가올 내일의 종교도 아니다. 오늘의 종교이다.

동·서·남·북은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나를 중심으로 사방, 팔방이 열리는 것이다. 임제선사의 말씀처럼 나는 어느 곳에 있어도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오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오늘의 주인공인 나에겐 변두리도 모서리도 없는 것이다. 나의 발길 닿는 곳이 세상의 중심으로 이르는 곳마다 정토세계(淨土世界)인 것이다. 나는 언제나 아웃사이더가 아닌 인사이더의 주인공으로 부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열린 내 자신이 부처인 것이다. 불교의 연기법칙에서는 원인 없는 결과, 돌연변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네 탓이 아닌 나의 잘못이며 곰곰이 살펴보면 움직이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감사와 고마움, 미안함이 삶의 풍요를 더욱 아름답게 키워 나갈 터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해 생(生)·주(住)·이(離)·멸(滅)하고 성(成)·주(住)·괴(壞)·공(空)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를 창조한다는 브라흐만(Brahman)을 인정할 수 없고 영원불변한다는 아트만(Atman)의 존재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육도윤회 또한 사람은 누구나 삶의 현장에서 지킬도 되고 하이드도 될 수 있듯 살아서 축생도 되고 배고픈 아귀도 되며 타는 목마름의 지옥도, 행복 충만한 극락도 번갈아 가며 겪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현생에서 윤회를 거듭하는 존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교신앙은 사닥다리에 오르듯 시야를 넓히는 종교이다. 생각이 바뀌어야 운명이 바뀌고 마음이 열려야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다.

학문수행과 심성수행(心性修行)을 게을리 하지 말 일이다. 그런데도 한국 불교의 현 주소는 경전중심, 설법중심보다 목탁중심의 의식불교(儀式佛敎)로 치닫는 게 문제이다. 무당의 짓거리와 승려의 행위가 혼동되는 일이 없도록 사찰경제를 앞세운 신앙의 흥정놀음이 사라져야 불교의 미래는 밝을 터이다.

나는 언제나 세상의 중심에서 선 오늘의 참 주인공으로 발길 닿는 곳이 정토(淨土)일 수 있게 불자(佛子)들이 긍지를 느낄 수 있게 바른 불교, 바른 신앙이 꽃으로 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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