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치랄롱꼰 국왕, 2월 7일 프라마하 무니웡 승려 임명

 

▲ 2월 7일 태국 최고 불교지도자인 제20대 승왕으로 임명된 방콕 라자보핏 사원 주지 쏨뎃 프라마하 무니웡(89) 승려. 사진출처=pattayamail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최근까지 각종 비리로 얼룩지며 지탄의 대상이 되어 온 태국불교계에 새 승왕(僧王)이 탄생하며, 청정승풍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hannel NewsAsis’ 2월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태국 최고 불교지도자인 제20대 승왕으로 방콕 라자보핏 사원 주지 쏨뎃 프라마하 무니웡(Somdet Phra Maha Muniwongㆍ89)이 임명됐다. 이는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추천한 5명의 승왕 후보 중 국왕 마하 와치랄롱꼰(Maha Vajiralongkorn)이 승인한 것이다. 이로써 무니웡은 약 30만 태국 승려들의 수장이 됐다.

테라바다 불교 고승으로 존경 받아
승왕대행 고가 차량 보유 논란 등
비리 속 4년간 공석이던 승왕 올라
“태국불교 혁신 계기될 것” 기대

이날 프라윳 총리는 기자들에게 “국왕의 의사에 따라 그간 공석이었던 승왕 자리에 무니웡 승려가 올랐다”며 “정치 결탁 및 부패 혐의로 얼룩졌던 태국 불교계 상황을 탈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불교인구가 93%에 달하는 태국 불교계는 최근 4년 간 승왕의 공석 상태서 극심한 내홍을 겪어왔다. 원래 승왕은 승가최고위원회서 지명해왔지만, 승가최고위원회서 지명한 후보자들이 번번이 비리에 연루되며 지난해 12월 국가입법회의서 국왕이 임명하는 것으로 개정된 것.

특히 지난해 2월 승가최고위원회는 승왕 후보로 솜 뎃 프라마하 랏차망가라찬을 제안했다. 하지만 랏차망가라찬이 2013년부터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벤츠 등 고가의 차량을 여러 대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후 경찰은 수사에 착수, 자질 논란이 빚어지며 태국 군부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군부는 승가최고위원회 대신 국왕에게 승왕 임명권을 부여했다.

또한 태국 최고 사원인 담마까야 주지 프라 담마차요를 비롯한 승려들의 잇따른 불법 행위도 군부가 승가최고위원회에 주어진 승왕 임명권을 철회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랏차망가라찬과 두터운 친분관계로 알려진 프라 담마차요는 지난해 6월 한화 약 470억의 돈세탁 혐의가 드러나 태국 법무부는 담마까야 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올해 1월 태국 당국은 범법을 저지른 파계승을 단속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 밝히며 태국 불교 혁신에 나선 바 있다.

한편 무니웡 승려가 새 승왕으로 임명된 데 대해 승가최고위원회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당국 관계자 및 전문가들만이 향후 태국 불교계의 혁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 칸 유잉 시암정보국 상무이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서 “무니웡 새 승왕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태국 불교계를 이끌어나갈 것”이라 밝혔으며, 한 정치분석가는 ‘Channel NewsAsis’를 통해 “‘담마까야파’로 대표됐던 태국불교계가 타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를 전한 바 있다.

새 승왕 쏨뎃 프라마하 무니웡은 1927년 6월 26일 방콕 서쪽의 랏차부리서 출생, 방콕 마하 마쿳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인도 마나라스 힌두대학서 역사ㆍ고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테라바다 불교의 고승으로 호주 등 해외서 포교를 펼치며 태국 불교계에 큰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승왕 즉위식은 전통에 따라 2월 12일 국왕 주재로 방콕 에메랄드 사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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