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험ㆍ자비나눔…성도재일의 변화 눈길

강북사암련의 자비의쌀 전달 모습.
강북사암련, 자비의쌀 전달
대전청림회, 락밴드 공연 개최
조계사, 성철 스님 주제 특강

불교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성도재일,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이날을 기념하는 불교계 행사가 자비나눔과 문화체험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기도정진을 넘어 사회 양극화 심화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보듬고, 또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알리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자비나눔 활성화는 강북구사암연합회(회장 수암)가 11년간 지켜 온 원칙이다. 강북구에 위치한 사찰들이 개별 사찰 활동보다 함께 힘을 모아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동은 성도재일 연합법회에서 잘 드러난다. 1월 4일 서울 도선사 호국참회원에서 열린 제8회 성도재일연합대법회에서는 철야정진 기도 입재 뿐만이 아니라 ‘자비의쌀’ 전달 및 봉사단체 후원 등이 진행됐다. 성도재일을 앞두고 강북구 지역의 각 사찰 신도들은 십시일반 마음을 모은다. 350가구에 전달되는 쌀만 7000여 kg에 달한다. 강북구청에 전달 후 강북 13개 동사무소에 트럭으로 쌀을 배송하는 모습은 지역의 볼거리로 알려지기도 했다.

강북구사암련 회장 수암 스님은 “부처님께서 깨달은 그 원력이 바로 자비실천”이라며 “지역사찰들이 합심해 활동하니 일반시민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성도재일에는 대구불교사원주지연합회(회장 강정규)가 1월 5일 성도재일 법회서 서문시장 화재 피해상인 돕기 자비실천 모금행사를 열었다.

대전비구니청림회(회장 효경, 이하 청림회)가 1986년부터 열고 있는 성도재일 문화예술제는 성도재일의 문화행사의 대표적인 사례다. 청림회는 1월 5일 대전 청림회문화회관에서 문화예술제를 봉행했다. 이번 예술제는 국민멘토 정목 스님이 사회자로 나섰으며, 테너 김승택, 락밴드 이밝음, 국악인 강경민, 청림회합창단 등이 참여해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예술제에는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과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 권선택 대전시장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광주불교연합회(회장 연광)가 1월 3일 광주KT대강당에서 개최한 성도재일법회는 연화유치원생들의 부채춤과 사물공연이 진행돼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뮤지컬 보현행원송을 성도재일에 선보인 평택 명법사(주지 순형)는 올해 공연과 함께 신행수기 발표도 함께 진행했다.

강북구사암련이 개최한 성도재일법회에서 합동 합창단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성도재일의 부처님 깨달음을 강연으로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서울 조계사의 경우 1월 4일 성철 스님의 상좌이자 백련불교문화재단 원택 스님을 초청해 성도재일 특강을 개최하기도 했다. 불자들은 스님의 강연을 듣고 참회문 쓰기와 촛불명상 등을 진행한 뒤 지혜의 등달기 등을 진행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불교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철야정진 외에도 다양한 강연과 문화행사는 일반 대중들이 성도재일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평가했다.

한편, 근현대 불교계는 성도재일을 맞아 다양한 문화공연 등을 진행했다. ‘동아일보’ 등 당시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1926년 1월 26일 울산불교포교당이 성도절 기념 소년소녀단 가극공연과 제등행렬을 개최했으며, 1928년부터 서울 각황사(현재 조계사)에서 음악과 가극, 동요를 공연하고 빈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줬다고 전해진다.

청림회의 문화예술제(사진 오른쪽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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