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종 안양사 주지 마츠시마 스님 ‘독특 이력’ 눈길

 

일본 정토종 안양사(安養寺)의 주지 마츠시마 세이로(松島靖朗) 스님이 ‘사찰간식클럽’을 통해 아이들에게 나눠줄 공양물을 준비하고 있다.

절서 태어났지만 스님 되기 싫어
IT계 취업 후 벤처기업 사업가로
어느 날 평범함 삶에 회의감 생겨
고향 돌아와 출가… 불연’ 활동

2013년 오사카 母子 아사’ 사건 후
빈곤층 아동에 공양 나누기 시작

[현대불교=주성원 객원기자] 사찰간식클럽이란 협력단체를 만들어 빈곤아동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펼치는 스님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주인공은 일본 정토종 안양사(安養寺)의 주지인 마츠시마 세이로(松島靖朗스님이다.

마츠시마 스님의 활동은 빈곤퇴치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일본의 저명한 사회활동가이자 호세이(法政)대학 교수인 유아사 마코토(47) 씨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구랍 27일 유아사 교수의 블로그 기사로 소개된 마츠시마 스님은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절에서 태어난 마츠시마 스님은 애초에 스님이 되길 원치 않았다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마츠시마 스님은 절의 주지였던 조부가 돌아가신 해뒤를 잇길 바랐던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IT회사에 취업했다이후 벤처기업 사업가로 거듭나는 등 안정적인 사회인으로 정착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츠시마 스님은 어느 날 평범한 삶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됐다. IT 세계의 특성상 주변에는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을 지닌 인재들로 가득했다그러한 환경 속에서 마츠시마 스님은 평범함이 아닌 나 자신만의 독특함과 독자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고그때 비로소 그토록 싫었던 승려로서의 삶이 다른 형태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13년 동안의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스님이 된 마츠시마 스님은 IT 업계에서의 경험을 살려 곧바로 사찰과 사람과의 인연을 잇는 활동 불연(佛緣)’을 시작했다그러면서 함께 시작한 것이 사찰간식클럽’ 활동이었다.

사찰간식클럽은 지원 단체를 통해 결손가정 등 빈곤층 아동들에게 공양음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하는 모임이다.

마츠시마 스님이 이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2013년 5월 24일 오사카시(大阪市)에서 일어난 모자아사사건을 알게된 후다오사카시에 있는 어느 주택에서 엄마와 아이가 시체로 발견된 이 사건은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싶었다는 내용의 메모가 남겨진 것으로 보아 궁핍한 생활로 인해 아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집에는 냉장고가 없고전기와 가스도 끊겼을 뿐만 아니라 동전 하나도 발견되지 않아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런 비참한 사건을 접하게 된 스님은 주변 사찰의 도움과 민간 지원단체의 협력을 받아 사찰간식클럽을 결성하게 됐다.

부처님은 그 누구도 버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도중 마츠시마 스님은 이 부분에 힘주어 말했다스님은 사찰간식클럽’ 활동이 본래 사찰 모습 되찾기 운동의 일환이었다고 전하며불교의 전파와 자비 실천이란 승려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범한지 3년째인 사찰간식클럽은 현재 후원 단체만 150여개를 넘어섰고, 500여 사찰이 협력하고 있다

점차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사찰간식클럽은 단체를 통해서가 아닌 빈곤 가정이 물자를 직접 요청하는 긴급연락도 늘어가고 있다이는 여러 단체에서 아직 파악하지 못한 빈곤 가정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문제에 대해 마츠시마 스님은 행정력을 보다 강화해 한 사람이라도 더 도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통계에 의하면 아이들 6명 중 1명이 빈곤상태에 있는 반면연간 600만 톤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스님은 사찰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일깨울 수만 있다면 사찰간식클럽’ 이상의 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일본에는 75,000여 사찰이 있고 이 거대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어린이 빈곤 문제는 물론 지역 사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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