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통해 입소문 퍼져… ‘수행 방해ㆍ안전관리 미흡’ 등 경고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대만의 한 버려진 놀이공원서 주석하던 수행승들이 갑자기 밀려든 관광객에 난색을 표했다.
영자 신문 ‘TAIPEI TIMES’는 12월 28일(현지시간) 보도서 “대만 북서부 신주현(新竹縣) 관서군(關西郡) 동산구에 인적이 끊긴 놀이공원이 10여 년 동안 임제종 수도승들의 주석처로 사용된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호기심에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급증했다”며 “수도승들은 안전과 수행환경 방해를 이유로 방문 자제를 요청하며 나섰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이 찍은 해당 놀이공원 전경은 홍콩 디즈니랜드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과 비슷한 생김새를 해 SNS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동산구 공무원 쵸우 팅첸 씨에 따르면 ‘부처님 세상’으로 불린 이 놀이공원은 40여 년 전 ‘동화 세상’이란 이름으로 개장한 놀이공원이다. 공원은 한 때 대만의 대표적 놀이공원 ‘육복촌(六福村, Leofoo Village theme park)’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자랑했지만 10여 년 전 정부의 상수원관리 명령에 강제로 문을 닫았다.
쵸우 관리원은 “폐장 이후부터 10년 넘게 수도승 공동체가 이곳을 수도 서원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수도승 공동체 주석 이후 이곳은 한 군데도 증축이나 개ㆍ보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공주 성을 비롯한 놀이공원 건물은 벽에서 타일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천장서 나무가 자라는 등 궤붕될 위험이 있어 오직 재활용품 보관 장소로만 쓰인다. 그러나 수도승들은 “빌딩 수리나 물이 새는 건물에 회벽을 바를 계획이 전혀 없다. 모든 건물은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놔둘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수도승은 “우리 수행승들은 10여년 넘게 놀이공원을 사찰 대신으로 삼아 은둔수행 해왔다. 조용한 수행환경이 방문객들의 침입 때문에 방해받지 않길 바란다”며 “수행처는 이미 황폐화로 쓰레기장과 다름없다. 정면에서 잘 나온 사진 몇 장만 보고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