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

고영섭 지음|운주사 펴냄|2만 5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한국불교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사상가로도 손색없는 원효 대사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또한 그가 펼쳐낸 거대한 사상의 핵심은 무엇이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시사할까? 원효 스님 탄신 1,400년을 맞아 그동안 원효 연구에 천착한 저자가 그의 생애와 사상을 총체적으로 조명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제목은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이다.

원효 스님은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이 한번쯤 들어 봤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승려중 한 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원효 대사는 다소 피상적이며, 그것도 〈삼국유사〉 등의 사서에 보이는 일화 위주의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그가 왜 당시 세계제국인 당나라에서까지 보살로서 높이 평가받았는지, 또한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인 사상가이자 성인으로 주목받는지에 대한 이유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원효 대사가 이처럼 위대한 사상가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런 의문에 답하고자 평생 원효를 연구한 저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원효 생애와 사상을 총체적으로 탐색한 본격적인 원효 연구서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 1장 〈생애와 저술〉서는 원효의 ‘생애와 역정’에 대해 서술하고 그가 지은 ‘저술의 서지학적 검토’를 했다. 그의 저술은 약 103부 208(214)여 권에 이르지만 현존하는 것은 겨우 20(22)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 원효의 저술 필사본과 산일문들이 더 확인되고 있어 그의 현존 저술분 확장과 정본화 작업이 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 2장 〈화회논법의 탐구 지형〉에서는 원효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십문화쟁론〉 연구가 종래에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를 살피고, ‘원효 불학의 고유성’을 한국불교의 전통 확립과 관련해 기술했으며, 나아가 그의 학문태도이자 연구법인 화쟁과 회통 논법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규명했다. 제 3장 〈일심과 본각의 성격과 특징〉서는 원효 대사의 마음철학의 가장 주 개념인 ‘일심의 신해성’(대승기신론소)과 ‘본각의 결정성’(금강삼매경론)의 개념과 그것이 지닌 의미와 가치에 대해 논구했으며, 아울러 〈대승기신론〉이 제시한 진망화합심(여래장)과 〈화엄경〉이 제시한 일심(진심)이 어떻게 같고 다르며 그것이 남북통일의 관점서 어떻게 원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연찬했다. 또한 제 4장 〈일심과 경 사상 및 염불관과 염불선〉서는 한국 불교와 유교의 대표적인 두 사상가의 핵심 개념인 ‘원효의 일심과 퇴계의 경 사상’의 상통성과 상이점을 규명했으며, 불교 정토 수행의 대표적 두 수행자의 핵심 개념인 ‘원효의 염불관과 청화의 염불선’의 같은 점과 다른 점에 대해 탐구했다. 그래서 이들 논구를 통해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의 지형도를 그려내고 방법론을 규명하고자 했다.

부록에는 약 두 갑자(1901~2016년) 동안의 〈원효 관련 논저 목록〉을 붙여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원효 대사가 지은 저작뿐만 아니라 국내외서 이뤄진 원효 대사 연구 저서와 주석, 일반논문, 석사논문, 박사논문 등을 총망라하고자 했다. 원효 대사는 ‘하나의 마음’을 ‘두 개의 교문(一心二門)’으로 해명하는 논서인 〈대승기신론〉를 기초로 ‘일심 철학’을 구축했다. 그것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추구한 본성인 ‘하나를 향한 그리움’이자 ‘고향을 가는 기다림’이며 ‘일심의 근원인 붓다로 돌아감’이라는 메시지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분황 원효의 삶과 사상을 통해 우리에게 참된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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