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하안거 해제 법어
전국 100개 선원 2,202명 스님 안거 마쳐
불기 2650년 하안거 해제를 앞두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8월 17일 법어를 통해 대중들의 끊임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이날 진제 스님은 화두가 없는 이들에게 ‘부모미생전’ 화두를 내리고 해제 후에도 장좌불와 화두참구에 들 것을 강조했다.
스님은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 인가?’ 이 화두를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가나오나 일체처일체시 (一切處一切時)에 챙기고 의심하기를 하루에도 천번 만번 해야 할 것이라”며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며 본성(本性)이 드러나고 한걸음도 옮기지 않고 모든 부처님과 모든 도인들과 더불어 동등한 지혜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정리한 불기 2560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전국 100개 선원(총림 8곳, 비구선원 59곳, 비구니선원 33곳)에서 총 2202명의 대중이 방부를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해제법문 전문이다.
상당하시어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識得拄杖子하면 今日解制어니와 어느덧 여름 석 달 안거(安居)가 지나고 해제일이 도래하였음이라. 금일이 해제일이라 할지라도, 화두(話頭)를 타파(打破)하지 못했다면 각자가 석 달 동안 얼마만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챙기고 의심했는지, 얼마만큼 일념이 지속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반성해야 함이로다. 모든 대중은 해제일에 상관치 말고 다시금 발심(發心)하여 오로지 생사해탈(生死解脫)의 이 일을 해결하는데 일편단심으로 정진(精進)에 정진을 거듭할지어다. 임제 선사와 덕산 선사를 알고자 할진댄, 각자의 화두를 성성(惺惺)히 챙겨서 일념이 지속되는 과정이 와야 천불만조사와 더불어 동참하리니, 모든 대중은 혼신의 정력으로 정진에 힘쓸지어다. 석일(昔日)에 덕산(德山) 선사께서 회상(會上)을 열어 대중을 지도하고 계실 때, 참으로 훌륭한 두 분의 눈 밝은 제자를 두었다. 한분은 암두(岩頭) 선사인데 참선하여 깨달은 바도 없이 그대로 생이지지(生而知之)요, 또 한 분은 훗날 천오백 대중을 거느리신 설봉(雪峰) 선사였다. 암두 스님이 그 말을 전해 듣고는,“동산 노인이 좋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을 하는 구나. 내가 그 당시에 한 손은 들고, 한 손은 내렸었노라.”하였습니다. 이 법문이야말로 도인(道人) 문중에서 법의 안목(眼目)을 가리는 골자이다. 이러한 法門도 알기가 매우 어려움이라. 하루는 덕산 선사께서 공양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 발우(鉢盂)를 들고 공양간으로 걸어가셨다. 공양주인 설봉 스님이 이 모습을 보고 여쭙기를, “방장 스님, 종도 치지 않고 북도 울리지 않았는데 발우를 가지고 어디로 가십니까?” 그 광경을 설봉 스님이 사형(師兄)되는 암두 스님에게 말하니, 덕산 선사께서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돌아간 뜻이 무엇이며, 암두 스님은 어째서 덕산 선사가 말후구 진리를 알지 못했다 했는지 알아야 함이로다. 법문을 다 마치시고 법상에서 내려오니, 암두 스님이 덕산 선사의 손을 잡고,“정말 반갑고 즐겁습니다. 스님의 법은 천하 도인이라도 당할 자가없습니다. 그러나 3년밖에 세상에 머물지 못합니다.” 대중은 암두 스님이 덕산 선사의 귀에 대고 은밀히 속삭인 대문을 알겠는가? ‘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이 공안은 백천공안(百千公案) 가운데 가장 알기가 어려운 법문인지라, 천하 선지식도 바로 보기가 어려워서 이 법문에 대해서 평을 한 이가 거의 없음이로다. 그러면 금일 모든 대중은 아시겠습니까? [한참을 계시다 대중이 말이 없음에 스스로 이르시기를] 마구답살천하인(馬駒踏殺天下人)하니 한 망아지가 천하 사람을 밟아 죽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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