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타 스님의 행복노트

용타 스님 지음|행복마을 펴냄|1만 5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이 책은 동사섭 프로그램을 60강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며 하는 일을 간단하게 둘로 나누면 마음속의 일과 마음 밖의 일이 있다. 그 둘 중 동사섭은 마음속의 것을 다룬다. 저자가 지도하고 있는 동사섭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속살이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치밀하게 다뤘다. 이 책은 동사섭 프로그램을 논리적인 순서에 따라 소개해 동사섭 수련의 교과서나 복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동사섭 프로그램 60강으로 세분화
논리적 순서에 따라 동사섭 소개
수련이나 복습 도구로 사용 가능
동사섭, 마음속 행복 추구 다뤄

저자인 용타 스님〈사진〉은 책 속에서 “올해로 37년 된 동사섭 프로그램은 줄곧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그 지향점은 초지일관 우리 모두의 행복, 그것 하나였다. 행복은 동사섭의 목적이기 전에 인류의 목적이다. 지구의 70억 사람들은 오늘도 행복해지기 위해 아침부터 바쁘게 지낸다. 행복해지려고 마음속으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마음 바깥에서는 생각한 그것을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하는 일을 간단히 둘로 나누면 마음속의 일과 마음 밖의 일이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동사섭은 마음속의 것을 다룬다. 눈에 드러나기로는 마음 밖의 일이 월등하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마음 밖의 일에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러나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모두 마음의 투영이다. 영화 필름이 먼저 제작되고 나서 영화가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밖으로 드러나기 전에 마음속 작업이 선행된다. 즉 선행되는 속살이가 부실하다면 밖살이가 충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사섭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속살이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치밀하게 다루어 왔다. 이 책은 동사섭의 속살림법을 세분화시켜 안내하고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수행의 길을 걸어오면서 거듭 확인한 것은 혼과 몸으로 경험해가는 우리의 인생, 우리의 삶이야말로 예술을 뛰어넘는 예술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들은 섬세한 붓질로 탄생되는 그림 한 장, 수많은 악기가 어우러지는 음악 한 소절에 감동하지만, 그 어떤 색채보다도, 그 어떤 화음보다도 미묘하고 섬세한 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우리 마음은 입술 위에 슬며시 번지는 미소 하나로, 혀끝에 스치는 단어 하나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다. 끝없이 추락하기도 하고 끝없이 고양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들 마음이다. 천진무구한 갓난이의 마음이 극악무도한 흉악범의 마음으로 추락한다. 그런가 하면 동서남북도 모르던 갓난이의 마음이 궁극의 지혜와 지고한 사랑을 지닌 부처님과 예수님의 마음으로 열려가기도 한다. 그렇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것이 우리의 의식이며 우리의 마음이다.

무궁무진한 변화를 겪는 우리들 마음을 궁극의 경지로 성숙시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바른 가치관에 대한 이해와 그 이해의 반복적 학습이다. 바른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깨달음(先悟)이라고 한다면, 그 이해의 반복적 학습을 닦음(後修)라고 하겠다. 바른 가치관에 대한 이해는 한 순간에 일어나지만, 그것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닦음이 필요하다. 우리들은 김연아 선수의 기막힌 스케이팅에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빙판 위의 그 모습이 되기 위해 김연아 선수는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스포츠서 하나의 기예를 익히는 데에도 그러한데, 우리의 인생을 완성해 가는 데는 얼만큼의 정성이 필요할까?

우리들은 지금껏 엄청 애쓰며 살아왔다. 다만, 성장하려고 애쓴 것이 아니라 추락하려고 애써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눈만 뜨면 그 즉시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렸어 하면서 분별하고 차별했으며, 자질구레한 이익을 두고 이기심을 갈고 닦는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미 이루고, 이미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갈구하면서 쉴 새 없이 불만 수업을 쌓아 왔다. 말하자면 행복을 학습하면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줄기차게 불행을 학습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불행에 익숙해져서 불행이 쉬워지고 불행한 것이 인생이려니 여기면서 행복학습을 성가시거나 별스런 것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입으로는 행복하기를 원한다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행복의 인(因)을 심은 것이 아니라 불행의 인을 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행복학습을 시작하고 행복의 인(因)을 심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세상에도 완고한 것이 사람의 마음 같지만 우리의 마음처럼 소프트한 것도 없다. 짐승들은 타락하거나 성장하거나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얼마든지 변화하고 성숙한다. 인생길서 만난 한 마디의 가르침이나 한 줄의 글, 한 번의 경험 또는 한 사람과의 만남으로도 우리들의 인생은 섬세하고 획기적으로 변화된다. 참으로 신비하고 신비한 것이 우리들 마음이다. 이 책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다정하고 친근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저자로서는 더 바랄 것 없이 기쁠 것”이라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이 책은 동사섭 프로그램을 논리적인 순서에 따라 소개했다. 그러나 60개 강의가 각기 완결적인 형태로 돼 있기 때문에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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