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암을 찾은 것이 벌써 세 번째. 다른 여정 중에 잠시 들른 간월암은 언제나 섬이 되어 멀리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눈앞에 있으나 닿지 않는 그곳은 더 애틋하고 간절한 섬이 되어 나를 돌아서게 만들었다. 때론 바다를 향해 길게 늘어선 소나무에 기대서, 그믐밤 시동을 건 자동차 창문 너머로, 다시 보기 힘든 연인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듯 내 눈을 붙들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는 곳이었다.

그런 간월도, 간월암이 오늘은 길을 열고 육지가 되어 나를 바라본다. 오래 기다렸다고, 이제 만날 때가 되었다고 하는 듯 맑은 하늘 아래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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