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법사 동림어린이법회 자모회

▲ 48명으로 구성된 동림 어린이 법회 자모회는 홍법사청소년교육연구소, 법회팀, 문화관 팀, 세향공덕회 등 각 활동을 통해 어린이 교육 및 포교 후원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기도와 수행으로 가정 포교에 앞장서고 있으며 어버이날 효잔치 공양, 대중공양, 성애원 방문 봉사, 아프리카 구호 활동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눔 봉사를 진행 중이다.

2003년 어린이법회 구성 후 결성
어머니들, 문화활동에 교사로 나서
합창단 지도 등 다양한 활동 전개

기도모임 ‘세향공덕회’ 조직해
수행도반으로 1000일 기도 탁마
고아원 청소ㆍ목욕 봉사 ‘회향’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침이 곧 최고의 배움이 된다는 말이다. 이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도 해당된다. 자녀들을 가르치는 부모들은 끊임없이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배움의 도반으로서 함께 뭉치기도 한다.

홍법사 어린이법회는 아이들을 위한 자리 뿐만이 아니라 어머니들의 배움의 장이기도 하다. 현재 불교계는 포교활동 중 어린이 포교를 가장 큰 과제로 꼽는다. 하지만 홍법사는 예외다.

홍법사에는 매주 새로운 아이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단순한 법회 뿐만이 아니라 재가안거에도 동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법사 어린이들의 활동 이면에는 자모회 어머니들이 있다. 5월 23일 홍법사 어린이 하안거 입재를 위한 설명회에서 자모회 어머니들을 만났다.

아이엄마서 수행자 도반으로

2015년 조계종부산연합회에서 진행한 재가안거에서는 아이들의 안거동참이 화제가 됐다. 바로 홍법사 동림 어린이법회 소속 어린이들이 주인공이었다. 그 이면에는 어머니들의 열성이 있었다.

23일 홍법사 대적광전에서는 어머니들이 모여 절하는 법을 새롭게 배우고 있었다. 각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사찰예절을 먼저 가르쳐 주기 위한 어머니 대상 교육강좌였다.

“부처님 명호를 부르며 절을 하고 몸을 바르게 세우며 마음 모아 ‘지심귀명례’라고 하시면 됩니다.”
김경숙 홍법사청소년교육연구소 소장의 설명에 어머니들의 눈빛이 빛났다. 홍법사 어린이 하안거에서 어린이들은 90일간 매일 108배를 진행한다. 어머니들은 마치 자신이 108배를 하는 듯 처음부터 설명을 꼼꼼히 들으며 지도할 내용을 기록했다.

“아이들이 108배를 하는 동안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칭찬’입니다. ‘나보다 잘하는구나’, ‘정말 대단하구나’고 아이들을 칭찬한 적이 있으신지요?”

“자녀가 이번 생에는 몸을 빌려 여러분들의 자녀로 왔을 진 몰라도 여러분들의 스승이였을수도 있고 부모였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자녀, 내 아이란 생각을 버리고 자녀와 함께 수행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곧 여러분의 수행이 될 것입니다.”

이날 모인 어머니들에 대한 김경숙 소장의 설명은 단호했다. 아이들이 108배를 어렵다고 여기는 것은 부모의 생각이며 부모의 한계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부모의 한계가 곧 아이들의 한계로 결정짓게 된다는 말이었다. 김 소장은 자녀들과 함께 수행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설명을 듣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홍법사 동림 어린이 법회 자모회가 생일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대중공양을 마련한 모습

동림 어린이 회의 숨은 기둥으로

홍법사 동림 어린이 법회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홍법사는 2002년 천막법당에서 시작됐다. 법당 건물조차 없었지만 다음해부터 바로 동림 어린이 법회가 결성 됐다. 홍법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수업도 주5일제 시행에 맞춰 시작했다. 현재 이 문화수업에서는 영어, 발레, 플룻, 댄스, 기타 연주, 합창, 우크렐레, 사물놀이 등을 가르친다.

또한 매주 일요일 진행되는 정기법회에서는 어린이에게 맞는 다양한 활동이 마련된다. 기본적인 예불문과 천수경까지 불교교양과 함께 영어법회 등도 열린다. 야외수업을 통한 자연 관찰 등도 진행된다.

김경숙 소장은 “요즘 어머님들은 모두 고학력이다”며 “매주 일요일 마다 진행되는 법회와 문화관 수업의 주축이 모두 어머니들이다. 이 모든 활동에 어머니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맡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스스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대부분이 만족해 하셔요.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구요. 외부강사비가 안들기에 모두 무료로 운영해 사찰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법회를 담당하고 있는 이미건 대표교사는 현재 법회 교사가 모두 어머니들이라고 했다. 어머니들의 열성은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이어진다.

“주중 수업으로 자잘한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주말이라 놀러 가고 싶을 때도 있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보람된 것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만큼 매주 새로운 아이들이 찾고 있고 또한 나갔던 아이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걸 볼 때입니다.”

아이들은 반야심경과 한글천수경을 척척 외울 정도다. 어머니들이 자칫 지겨워 질 수 있는 법회시간을 적응 할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다. 또 영어로 여는 법회를 통해 국제포교사들이 주최하는 ‘헬로 범종을 울려라’ 어린이영어퀴즈대회를 미리 대비하며 영어 실력은 덤으로 얻는다.

이미건 교사는 “아이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기본적인 예불을 잊지 않고 그 아이들의 근기에 맞게 진행하며 고학년들은 불교 영어를 통해 더욱 꼼꼼히 불교를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건 교사는 법회를 통해 불자로 갖춰야 할 지식과 기초적인 내용은 반드시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현재 홍법사 자모회는 전문화되어 활동 중이다. 동림 어린이를 위한 총괄 기관으로 홍법사청소년교육연구소가 있으며 법회팀, 문화관팀, 그리고 자모회 모임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이 모든 활동 구성원들은 모두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이다.

홍법사 동림어린이회 합창단이 참여한 청소년 연꽃 노래 잔치에서 도움을 준 자모회. 크고 작은 행사를 비롯해 어린이 법회를 후원하고 있다.

공덕으로 도반이 되어

자모회 어머니들은 서로 도반이 되어 격려하며 각자의 삶의 주춧돌이 되어 주었다. 자신들의 수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어머니들은 수행모임인 홍법 세향공덕회를 3년 전 조성했다. 그리고 매일 수행일기를 공유하는 등 신행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세향’은 ‘세상을 향기롭게’를 줄인 말이다. 짧고 명쾌한 이름인 그 가운데는 공덕을 통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어가는 자모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 의지는 동림 어린이 법회를 최고의 어린이 회로 만들뿐 아니라 자신들이 마음을 수행하는 장으로 만들었다.

김유미 홍법사청소년교육연구소 총무는 “처음에 절에 나올 때는 사찰 예절도 모르겠고 법당에 들어가면 그냥 서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배우고 싶었고 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년 전 처음 세향공덕회를 창립하던 당시 동참자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지금은 총 인원이 48명으로 홍법사 대부분의 자모들이 참석하고 있다.

현재 세향공덕회는 3년 전부터 100일 기도를 실시하며 각 가정에서 매일 같이 기도로 하루를 연다. 그렇게 진행한 100일 기도가 10회를 맞아 올해 1000일이 되어가고 있다. 각 가정에서 하는 세향공덕회의 수행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수행으로 확대돼 가정에 뿌리 깊은 수행 문화를 정착 시키고 있다.

“처음에는 불교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음이 맞는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 21일 동안 반야심경을 외고 공부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끝나고 나서 100일 기도를 해보자 해서 저희가 할 수 있을까하고 반신반의 했지만 그 100일 기도가 이제 10회 되어 가죠. 저도 지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과를 기도와 함께 하는데 저 혼자 였으면 불가능 했을 것 같아요. 지켜보며 격려하고 서로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것이 1000일 가까이 이끌어 준거 같습니다.”

김 총무는 함께 이끌어 주는 도반이 있어 기도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전경희 자모회 회장은 “매일 마다 밴드를 통해 자신들의 수행 일기를 올린다. 서로가 보며 격려한다. 매일 마다 도반들이 천수경을 독송하고 다라니를 읽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안 받을 수 있겠나”고 말했다.

자모회 세향 공덕회에서 만든 밴드에는 날짜와 함께 천수경 1독, 다리니 10독, 사경 쓰기, 절하기 등 다양한 수행 내용이 올라온다.

자모회 회원들은 수행을 통해 얻은 불자 가정은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인성 교육에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 중2병, 중1병 이런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저희 아이들도 이제 중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이에요. 사춘기가 오면서 절에 가자고 하면 그리 쉽게 따라나서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토요일은 쉴 수 있도록 보상도 해주고 모든 스케쥴을 정리해 일요일은 절에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가르쳤더니 그래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분들에게 아이들이 배려심이 깊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인성 교육은 저절로 된 것 같습니다.”

전경희 자모회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녀가 다니고 있는데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이다. 학교에서 왕따인 아이가 있는데 저희 딸이 그 아이에게 유일하게 말을 걸고 챙겨준다고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거나 들으면 제가 하고 있는 역할이 정말 소중하다 생각되고 보람이 차다”고 말했다.
제등행렬에 참여한 자모회 회원들

수행은 나눔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자모회의 이런 활동은 자신의 자녀를 넘어 다른 아이들로 확대되고 나눔 봉사로 이어지고 있다.

전경희 자모회 회장은 “말 그대로 뒷바라지다”며 “자녀들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모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한 가족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 회장은 “절에는 수 많은 행사들이 있다. 법회팀, 문화관 팀 등 많은 자모들이 노력을 봉사를 하는 가운데 저희 자모들은 든든한 기둥 처럼 모든 활동에 빠지지 않는다”며 그간의 활동을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림 어린이 법회 합창단이 초청받아 참여하는 행사만 해도 매월 1회에 달한다. 자모회 어머니들 대부분이 맞벌이로 바쁘지만 봉사에 빠지는 일이 없다.

김유미 총무는 “사실 아이들 활동은 곧 저희들 활동이기도 하다. 2월에는 졸업 정기 공연, 4월에 연꽃합창대회, 5월 봉축 문화 공연, 7월에는 캠프 봉사 그리고 가을에는 개산대재 등 돌아서면 사실 행사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이어 “절 안에서의 활동 말고도 초청 받아 하는 것 까지 아이들이 하는 걸 세면 엄청 많다. 아이들 간식부터 옷 입히기 까지 굵직한 행사에 모든 자모들이 힘을 모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자모회 회원들은 아이들 생일 파티, 매월 점심 대중 공양 봉사, 가정의 달 맞이 효 잔치, 봉축 불사금 조성 판매 봉사, 문화관 공연 스탭, 방송 음량 보조 까지 곳곳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유미 총무는 “이번 가정의 달에는 노 보살님과 스님을 모시고 가든 파티를 열었다. 모두 손수 지은 음식이였고 선물과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면서 저희도 감격을 했다. 고생했던 마음보다는 다음에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나 행복했었다”고 말했다.

자모회 회원들은 100일 기도 회향 후 고아원인 성애원을 방문해 청소 및 목욕 등 나눔 자비행을 펼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기 등 대외구호 활동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유미 총무는 “자모회 회원이 되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함께 하니 자연스럽게 동참하고 배우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심산 스님의 배려와 김경숙 소장님의 기획과 지도력은 지금의 우리를 있게 만든 것이라 생각된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마치 어머니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목숨으로 감싸듯 모든 생명을 향해 가없는 자애를 키워나가라’
<자애경>의 한 구절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이미 자비다. 이미 부처님의 마음이다. 그 한 없는 자비의 물결이 온 우주를 덮길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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