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록스님 with 산사순례 프로젝트

향록 지음|도반 펴냄|1만 8천원
송학사, 8년동안 96곳 사찰 순례
수행자 기행문, 법문 가득 특징

진주 송학사 108 산사 순례단 자비회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반야용선을 타고 출가한다. ‘108 산사 순례단 자비회’ 진주 송학사서 향록 스님이 이끄는 순례단 이름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버스 3대로 100여명이 움직이며 전국 사찰을 순례한 지가 8년 째다. 현재까지 순례한 사찰만 해도 96곳에 이른다. 순례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참여한 사람은 무려 10여명이나 된다. 향록 스님 순례단은 여러면에서 유명하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 그 규모면이나 오랜 세월 한결같은 그 여여함, 그리고 모두가 흐트러짐 없이 기도에 열중하는 경건함 등등. 96곳서의 흔적들이 쌓여서 불교계에서는 누구나 참여하고 싶어 하는 순례단이 됐다.

향록 스님은 산사 순례가 현대에 매우 효과적인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순례의 기다림으로부터, 순례지를 향하고 돌아올 때까지 다녀온 순례를 기억하면서, 오롯이 부처님을 생각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 집중력만 따져 보더라도 가벼이 생각하는 수행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향록 스님은 순례를 여법하게 진행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100여명이 움직이면서도 1분도 어김없이 움직이고, 항상 수행과 예불에 초점을 맞추며, 먹고 마시는 것도 여법하게 스스로 해결하고, 다른 잡스러운 활동들을 배제함으로써 오직 부처님만을 생각하는 순례 본연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96번의 순례를 하니, 함께 하는 100여 대중은 얼마나 큰 수행이 되었을까. 그것은 순례에 함께 참여하면 바로 알 수 있다. 100여명이 한마음으로 올리는 예불 소리를 들어보면, 이미 모든 분들이 보살의 경계에 들어서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한 분 한 분 기도하는 모습을 보아도, 한 분 한 분과 이야기를 해 보아도 모두가 행복하고, 환희심 가득하며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 같다. 향록 스님은 그 모습들이 아름답고, 함께 순례하며 환희심으로 수행에 동참하는 대중에게 감사해서 책을 내려고 결심 했다고 한다. 책을 통해서 순례를 회상하며 부처님과 가까워지는 또 한 번의 수행이 될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96회의 순례에 함께한 이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소원을 이루기도, 병을 이겨내기도 ,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는 등 부처님 가피를 받은 예들이 많이 나타나서 이야깃거리가 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순례를 함께하며 많이 행복해 함을 서로가 느끼게 됐다.
스님의 기행문이 일반인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 수행자의 눈으로 보는 모든 순례는 부처님 법문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사이에는 기도하는 사람들로 또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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