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끊다

스티븐 해로드 뷰너 지음|박준식 옮김|따비 펴냄|1만 5800원
모든 종교서 단식은 명상의 일환
단식도 영혼, 감정, 몸의 준비 필요

새해에 가장 먼저 결심을 하는 것은 바로 ‘다이어트’이다. 그래서 새해벽두에는 헬스클럽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식단조절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 ‘몸’즉 신체는 무엇일까? 한때는 잘 먹어 뚱뚱한 몸이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유기농 식품을 먹고 피트니스를 통해 다져진 근육질로 바뀌었을 뿐, 현대인의 몸은 늘 부나 자기관리 능력 등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음식 또한 몸을 만들기 위해 먹는, 혹은 끊어야 하는 물질일 뿐이었다. 유례없이 음식이 풍요로워진 현대에 이르러, 시중에 나온 단식 관련 책이 건강,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당연하다. 〈음식을 끊다 ― 단식, 자신을 찾는 여행〉은 몸과 음식에 대한 이런 인식 변화를 위해 기획됐다.

이 책의 원제는 〈The Transformational Power of Fasting〉로, ‘큰 변화를 일으키는’ 단식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큰 변화’는 영적, 감정적, 신체적 변화의 총체를 뜻한다. 오랜 기간 힐링 분야에 종사한 저자 스티븐 해로드 뷰너는 단식을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본다. 그는 단식이 건강과 다이어트의 수단으로만 인식되는 것은 우리가 이 세계를 좀 더 민감하게 느끼고 경험하는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힘을 잃어버리기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종교 전통서 단식은 신과 접촉하거나 내면세계와 대면하는 명상의 일환이다. 이 책의 옮긴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는 단식을 남용하지 말 것 또한 당부한다. 누군가 단식이 좋다고 떠들어댄다 하더라도, 단식을 할지 결정하는 것 또한 자신의 몸이다. 단식에 앞서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단식 할 이유가 자신에게서 충분히 넘칠 때 단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한 편의 시처럼 현대인의 아픔을 직시하고 그 대안으로 단식을 제시한 이 책은, 한편으로는 “여느 여행처럼 단식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영혼, 감정, 몸의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더 잘 알고 있을수록,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고, 거기서 얻는 것도 더 많아진다.”라며, 단식을 어떻게 준비하고 마무리 하는지 꼼꼼히 짚어 주는 가이드북의 역할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1. 자신이 단식할 준비가 됐는지 판단하라. 2. 자신이 하려는 일에 어떤 종류의 단식이 가장 도움이 되는지 결정하라. 3. 단식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라. 4. 얼마나 오래 단식할지 결정하라. 5. 단식에 협조적인 환경을 마련하라. 6. 단식 전 2~10주 동안 새로운 식단을 섭취해 자신의 몸이 단식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라. 7. 스스로 단식을 할 경우, 단식 동안 마실 좋은 물을 준비하라. 주스 단식의 경우에는 좋은 물과 더불어, 주스를 짜기에 적합한 좋은 과일과 채소도 준비하라.

위와 같은 준비 과정의 7단계를 비롯해 단식의 영적, 감정적, 신체적 목표를 정하고, 시간을 마련한 뒤 단식의 과정과 마무리 단계는 다음과 같다.

12. 단식 동안 일지를 써라. 13. 각 과정에 집중하면서 단식을 진행하라. 14. 사랑과 자각으로 단식을 끝내라. 특히, 단식을 끝내는 음식으로 올바른 음식을 선택하라. 15. 단식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당신을 사랑하고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라. 16. 단식에서 얻은 교훈들을 일상생활에 통합하라.

또한, 실제적으로 단식할 도움이 되도록, 부록으로 ‘10주간의 저지방 정화 식단’ 및 ‘단식용 주스’를 정리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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