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인쇄박물관 10월 13일 직지 국제콘퍼런스서 주장

도미니크 바르조 파리 소르본느대 교수
프랑스 “한국 역량부족” 논리 비판
유럽 위주 기술진보론 경계 목소리
“신라시대부터 활자인쇄 실험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백운화상 초록 불조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을 한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프랑스 내에서 제기됐다.

10월 13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 직지(JIKJI)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프랑스 도미니크 바르조 파리 소르본대 교수는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직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은 직지를 잘 보존할 수 있는 확실한 역량을 갖췄다. (직지가) 본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바르조 교수는 “20세기 초 프랑스 외교관이 구입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들여온 직지 반환을 놓고 벌어고 있는 논쟁에서 프랑스가 고문서의 보존 측면에서 자국의 우월적 역량을 강조해 반환에 반대하지만, 국제법상 이 논란의 결론은 확실해 보인다”며 거듭 반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바르조 교수는 이어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구텐베르크 활자가 최초라고 확신했으나 1377년 금속활자를 사용한 책이 한국에서 최초로 인쇄된 점에서 이런 확신도 무너졌다”며 “기술적 진보에서 유럽이 아시아국가보다 앞선다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조 교수는 이어 “고려시대보다 더 앞선 신라시대부터 활자를 이용한 실험이 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속활자의 제조와 이를 이용한 인쇄 실험이 한국에서 이미 1100년 경 진행된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비에 드로뇽 스트라스부르 고등미술장식학교 교수도 “서양 초기 활판 인쇄술은 개인의 독창적인 발명품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의 영향을 통해 점차 완성된 산물”이라고 분석,직지가 세계 인쇄술 발전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중인 <직지>.
남윤성 前 청주MBC 편성국장도 “기초자치단체인 청주가 열정적으로 추진해 온 직지 세계화 사업을 이제 중앙정부 차원의 ‘금속활자 발명국 코리아’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첫 단계로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전환해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前 국장은 “금속활자 발명국인 코리아와 직지의 세계사적 의미에 대해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한국의 초·중·고 교과서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며 “직지를 인류 문화사적 의미에서 위상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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