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유관에서 고뇌하는 싯다르타

사문유관에서 고뇌하는 싯다르타

석가국은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 우연히 만난 수행자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는 싯다르타. 그는 수행자의 모습에서 늙음과 병듬, 죽음 그리고 우리의 삶속에서의 갖가지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를 느낀다.

지난 줄거리

싯다르타는 코살라국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와 함께 데바닷다 가족은 싯다르타를 수행자로 만들기 위해 왕이 되기 전 백성을 살피는 여행을 제안하고, 싯다르타는 숫도다나왕의 반대를 꺽고 여행길에 오른다. 싯다르타는 여행 중 불가촉천민을 만나 이들의 힘든 삶을 느끼고, 브라만에게 바쳐지는 제물과 그로 인한 고통, 그리고 강에서 장례를 치르는 이들을 보며 죽음에 대해 고뇌하기 시작한다. 마야부인의 제사를 지내며 마하파자파티가 친모임이 아님을 알게된 싯다르타는 보무 또한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다시금 번뇌에 빠진다.

우연히 만난 수행자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는 싯다르타. 그는 수행자의 모습에서 늙음과 병듬, 죽음, 그리고 우리의 삶속에서의 갖가지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를 느낀다.

 

▲ 싯다르타는 바라문과 마하파자파티의 우려 속에 아들을 만나고 ‘라훌’이라 이름한다.

싯다르타는 어느날 왕실에서 브라만에게 축복을 비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23회 초기의 브라만과의 대화는 기성 브라만교에 대한 싯다르타의 문제의식이 그대로 담겨있다.

“행복할 때나 생일이 있던 부마경선이 있던 언제나 브라만에게 상금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야 어느 누구도 우리의 행복에 저주를 내릴 수 없게 된단다.”

“브라만은 신의 대리인이며, 브라만의 축복은 인간의 삶에서 뚫을 수 없는 갑옷과 같은 것입니다.”

숫도다나왕과 브라만의 대답에 싯다르타는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면 다친 그대의 발은 어찌된 것이요? 본인의 운명을 축복하는 것은 잊은 것이요? 축복을 통해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브라만이 어떻게 자기 몸을 다치겠습니까?”

싯다르타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행동에 대가를 치른다’는 브라만의 답에 “우리의 행동이 삶의 결정적 요인이 되기 때문에 축복 또한 가짜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숫도다나 왕이 브라만에게 주려고 한 재물을 받아낸 싯다르타는 궁밖의 어려운 천민들에게 그 재물을 나눠준다. 여기서 한 천민이 싯다르타에게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이런 적선이 아니라 왕실의 수탈을 막아주는 것”이란 말을 듣게 된다. 재물을 나눠주면 백성들이 행복할 줄 알았으나 근본적인 고통이 사라지지 않음을 알고 싯다르타는 다시 생각이 깊어진다. 싯다르타는 이은 유행에서 우연히 수행자를 만난다. 여기서 싯다르타는 깊은 인상을 받는다. 수행자의 자유자재한 삶에서 였다.

 

▲ 싯다르타는 코살라국의 기습으로 인한 카필라바스투 전투로 마가다국과의 동맹을 맺자마자 돌아온다. 전투의 참극을 보고 절규하는 싯다르타.

“부자도 보고 빈자도 봤다. 권력욕에 눈먼 전사도, 지성적인 브라만도. 그런데 이건 어떤 사람이지?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는가?”

싯다르타의 고뇌와 함께 궁내의 정치적 상황은 급변한다. 데바닷다와 이웃나라와의 정략결혼에 데바닷다는 야소다라를 사랑한다며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코살라국은 석가족 연합의 전쟁배상금 요구에 다시금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이 임박하자 석가족 내부에서도 싯다르타의 자애심으로 승기를 놓쳤다는 내분이 격화된다. 이에 싯다르타는 코살라국과 전쟁을 피하면서 가다국과의 동맹으로 평화를 유지하자고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타포단과 싯다르타의 언쟁이 벌어지고 결국 그 영향으로 데바닷타의 정략결혼이 무산된다. 망갈라는 숫도다나왕을 찾아 싯다르타를 편애해 생긴 일이라고 따지며 석가족 내부에서도 갈등이 본격화된다.

 

야소다라의 출산일이 다가오자 마하파자파티는 불길한 예언을 피해 출산축하연을 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바로 아들을 만나게 되면 싯다르타가 죽음에 이른다는 예언 때문이었다.

반면 싯다르타는 천민마을에서 수행자를 만나 순수함을 인정받고, 또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싯다르타는 아이의 이름을 ‘라훌’이라고 한다. 모든 장애를 넘어 슬픔을 이기는 사람이란 뜻이다.

 

▲ 야소다라의 보살핌에도 무엇인가를 결심하는 싯다르타.

마가다국은 석가국과의 회담에 응했다. 마가다국으로 떠나기 전 싯다르타는 재물을 바치는 의식에 참여할 뻔 했으나 소를 놓아준다. 마가다국으로 떠난 싯다르타는 반굴과의 싸움을 피해 힘든 길을 돌아 빔비사라왕을 만난다. 마가다국과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카필라바스투는 이미 코살라국과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전쟁이 일어난 카필라바스투에 돌아온 싯다르타는 자신의 신분과 이상과의 괴리감으로 고통받는다.

카필라바스투 전투로 인해 석가국의 숫도다나 왕은 큰 상처를 입게 되고, 싯다르타가 석가국의 궁정을 도 맡게 된다. 다시금 전쟁을 통해 코살라국에 보복을 하자는 석가족 대신들에게 싯다르타는 “전쟁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인간이 만든 제도와 차별로 인해 고통받는 대중들을 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왕실의 책임자가 된 싯다르타는 석가족이 건설하고 있던 신도시를 직접 보기 위해 향한다. 여기서 신도시 주민들은 싯다르타를 원망하고 절규를 보낸다. 전쟁과 신도시의 고통을 보고 출가의 결심을 한 싯다르타는 아소다라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통의 한계를 경험했다. 가난과 질병, 늙음, 부자와 빈자의 관계로 인한 고통을 경험했소. 죽음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으며, 부자든 빈자든, 어떤 계급도 죽음은 피할 수 없소.”

 

리뷰 - 법현 스님이 본 드라마 ‘붓다’

신분과 직업 알면 재미 두배

드라마붓다가 점점 더 극적인 재미를 높여가고 있다. 청년기에 결혼하고 아이 라훌(라)을 낳으며 집안은 안정되어가는 반면에 국제정치의 상황이 복잡하게 맞물려 가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국내정치의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싯다르타의 태자 자리와 야소다라라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까지 제 차지로 하고 싶어 안달인 데바닷타와 그의 아버지, 또 멋모르는 싯다르타의 장인이자 야소다라의 아버지 등이 돌고 돌아가는 갈등구조의 톱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웃 코살라의 새 왕인 프라세나짓의 야욕이 빚는 결과로서 당사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흥미진진한 게임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인도의 오랜 전통이며 지금까지 내려오는 어마어마한 신분 제도상 늘 제2인자들이지만 정치를 주름잡는 크샤트리아들이다. 이는 어디에서나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3국, 통일신라시대나 고려 그리고 일본의 전국시대부터의 상황 등이 그렇다. 나라의 대표권은 천왕이나 국왕이 가지고, 실질적인 정치나 행정권은 무사들이 갖는 제도형태이다.

인도인과 드라마 붓다에 나오는 사람들의 직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그들의 계급제도를 알아야 한다. 유일신교처럼 창조주인 브라흐만을 믿는 신앙에서 생겨난 것인데 크게 브라흐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넷으로 나뉜다.

브라흐만 계급은 사제 계급으로 브라흐만의 입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신들에게 제사 지내고 예언과 주술행위, 희생제 등을 통해 그들의 신성성을 유지해 나가면서도 현실적인 권력제도의 벽은넘지 못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크샤트리아계급은 왕족, 무사계급으로 브라흐만의 배꼽에서 태어났다. 바이샤는 농공상인으로 브라흐만의 무릎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수드라는 천민 노예계급으로 브라흐만의 발바닥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수드라는 더 여러 높낮이로 갈라져서 보통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간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에 자신들의 발자국이나 냄새가 남으면 안 된다고 새 깃털로 문대며 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이 웃지 못할 계급제도가 얼마나 굳세게 지켜졌는지 근래에도 암베드카르(B. R. Ambedkar, 1891~1956)라는 걸출한 인물이 나와 신분제도 개혁을 외치고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이끌고 힌두교에서 불교로 개종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그 계급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여러 가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재미를 돋운다. 시녀 로시카는 이쁘고, 슬기롭고, 상냥하다. 주인공 싯다르타와 야소다라의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존재로서 사랑을 받는다. 마부 찬나는 그야말로 마부가 아니라 싯다르타의 수족과 같은 사람으로 나온다. 카스트제도 상으로는 있을 수 없는데 드라마로는 참 재미있게 극본을 썼고 연기도 잘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나 최하층 천민계급인 이발사 우빨리가 불교 경전이나 역사적으로는 가장 극적인 인물일 것이다. 왕자들과 함께 출가하면서 오히려 왕자들의 배려를 받아 먼저 계를 받게 함으로써 법랍이 높아 사형이 되게 하는 장면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리고 나중에 계율 잘 지키기로 으뜸인 제자가 되었다. 드라마에서는 최고의 국제미녀 암바빨리가 싯다르타와 야소다라의 혼인에 나타나 무용공연을 하고 선물 대신에 단독 대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와 시선을 빼앗는다. 싯다르타는 그러마고 흔쾌히 대답하여 시청자는 물론 야소다라를 한순간 당혹하게 만든다.

물론, 사랑하는 야소다라와 일심동체이니 그녀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말로 책임도 피하고 사랑도 나타내는 것으로 그렸지만 말이다. 아! 불자들의 관심사인 싯다르타의 출가가 가까이 오고 있다. 그것은 데바닷타의 가족들에게는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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