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세상보기-송재운 동국대 명예교수

송 재 운

동국대 명예교수,

실버타임즈 편집국장

집권 후반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 방법으로 ‘남북평화통일’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통일론은 역대 대통령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화두로서 동북아 국제관계에 던지는 파장도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박대통령의 북한 핵과 통일에 대한 이러한 새 해법은 지난 9월 2일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표면화 되었다. 박대통령은 남북화해와 협력시대를 열면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 등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찌보면 절박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과 자리를 마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박대통령과 시주석의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더욱 끌었다.

두 정상은 회담을 끝내고 언론보도문을 통하여 북한에는 도발을 경고 하고, 미국에는 대화를 촉구하며, 일본에는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또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에서 대일 역사문제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 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두 나라간 환난지교(患難之交)의 역사를 언급했고, 이에 시 주석은 “역사적으로 양국 국민은 식민 침략에 항쟁했다”고 화답해 일제(日帝)에 대한 두 나라의 저항의 역사를 상기 시켰다.

동시에 두 정상은 오는 10월 말, 11월 초를 포함한 서로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3국 정상회담을 열자는데 합의 했다. 마침내 한·중·일 3국의 협력의 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3자 정상회의는 꽉 막힌 한·일 양국의 외교적 물꼬도 터서 양국 정상회담 까지도 끌어 낼 수 있을 가능성도 갖게 했다.

이번 회담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한-중 두 나라 정상이 한반도의 통일 문제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의한 것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에는 9.19공동성명의 준수, 미국에는 6자회담의 촉구, 일본에는 한중일 3자회담 제의를 해 동북아 국가 외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새 남북통일론은 2박 3일의 중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내 기자 간담회서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언론에 따르면 박대통령은 간담회 서두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와 관련해 사실은 북핵 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 긴장상태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느냐 할 때, 그 귀결점은 평화통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북한 핵 해결을 위한 ‘평화통일’론은 확실히 새로운 것이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로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과 남북의 평화통일을 하나의 이슈’로 묶어 만든 것은 절묘한 방안이며, 암시하는 바가 의미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한-미-중-일-남-북 등 6자가 핵문제 따로, 통일문제 따로 이렇게 분리하여 생각하고 정책을 세우는 것이 고정화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도 향후부터는 박 대통령의 이러한 독트린이 6자회담에서나 UN 등 국제회의에서 하나의 아젠다로 등장 할 수도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북핵과 남북통일은 남 북 당사자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 전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군사적으로 또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난관이 첩첩산중인 것도 사실이다.

한·중 정상이 제안한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일정 이전에 9월 말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있고 , 이어서 10월 16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 우리로선 다행한 일이다.

이렇게 연속 되는 미·중,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북핵을 합친 ‘평화통일’ 제의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고, 잇따라 한중일 3자회담과 예상되는 한·일 회담에서도 동일한 문제들이 다루어 질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당사자의 하나인 북한을 제외한 여러 나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새로운 도전 “북한 핵은 평화통일로 끝”이라는 새 화두를 어떻게 풀어 가는지 잘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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