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불교 70년

용성 스님
이 중 용성 스님은 한글화에 앞장섰다. 용성 스님은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 됐을 때 성경을 비롯한 타종교의 서적이 모두 한글로 번역된 것을 보고 한글 역경에 앞장섰다. 1921년 4월 역경을 전문으로 하는 삼장역회(三藏譯會)를 조직했다. 삼장역회는 첫 한글판 〈금강경〉을 출간하고 이후 〈심조만유론〉과 〈신역대장경〉, 〈수심정로〉, 〈선문촬요편집의역〉, 〈대방광불화엄경〉 등 수많은 한글경전을 펴냈다. 용성 스님의 수많은 한글 번역본은 현재 법손인 보광 스님이 대각사상연구원에서 총서 발간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운허 스님
젊은시절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운허 스님은 상해 임시정부와 관계가 있었으며 관련 인사들과도 교류가 있었다. 광복 후 운허 스님은 봉선사 스님들을 모아 놓고 이제 해야 할 일은 조국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며 학교 건립의 뜻을 모았다. 1946년 4월 8일 광동학교가 문을 열었고, 스님은 초대 교장에 취임한다.
1950년 전쟁 발발이후 범어사, 해인사 등에게 교학을 강의한 스님은 1057년부터 역경불사에 본격적으로 매진했다. 석주 스님과 법보원에서 1961년 최초 우리말 〈불교사전〉을 편찬했고, 1962년 대장경 번역의 책임을 맡아 한국불교 역경사에 빛날 업적을 남겼다. 스님은 1964년 동국역경원 초대원장, 역경위원장 책임을 맡아 역경불사의 토대를 닦았다.

석주 스님
강원 재학시절부터 우리말 경전의 필요성을 절감한 석주 스님은 1949년 선학원에서 한글선학간행회를 세우고 〈선가귀감〉을 발간데 이어 1961년에는 운허 스님과 의기투합해 법보원을 설립했다. 당시 법보원 운영과 재정은 석주 스님이 책임졌고, 운허스님은 경전한글화를 담당했다. 앞서 운허 스님은 1950년대 들어 강원 교육에 필요한 책들을 비롯해 율장을 한글화 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해오고 있었다. 스님과 운허 스님은 최초 우리말 〈불교사전〉을 펴냈다.
이 책에는 강원 학인들과 불교를 처음 연구하는 이들을 위해 만든 것으로 간단하고 알기 쉽도록 해석됐으며 1만6000여개의 표제어를 담고 있다. 운허 스님과 석주 스님의 원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1980년까지 한글 대장경이 80권 출간됐는데 완간된 대장경이 318권인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수준이다.

탄허 스님
탄허 스님은 전통강원에서 사용하는 초발심자경, 치문 등의 사집, 사교, 대교를 한글로 번역해 강원교육의 한글화에 앞장 섰다. 특히 화엄경과 관련된 방대한 저술을 집대성해 우리말 〈신화엄경합론〉을 출간하는 데에만 17년을 몰두했다. 스님은 사회 통합의 해결책으로 화엄 사상을 강조했다. 또한 70여권에 달하는 방대한 경전을 역경하고 주석함으로써 현대 한국불교교육의 토대를 바로 세웠다. 탄허스님은 조계종 초대 중앙역경원 원장, 동국역경원 초대역장장(譯場長), 동국대학교 대학선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상좌인 혜거 스님이 스님의 원을 잇고 있다.

월운 스님
운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월운 스님은 역경원 개원 때부터 30년간은 번역위원으로, 이후에는 원장으로 해인사 장경각 속 팔만대장경에 담긴 부처의 뜻을 한글로 널리 펴내는 일에 매달려 온 역경사업의 산역사라 할 수 있다. 월운 스님은 제4대 공국역경원장으로 취임해 운허 스님의 원력을 이어 1994년 정부지원을 받아 2001년 한글대장경 318권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라 역경후원회를 조직해 기반을 닦았다. 울운 스님은 이후 고래대장경의 디지털화에도 깊이 관여했다.

지관 스님
대표적인 학승으로 꼽히는 지관 스님은 역시 역경불사에 깊이 관여한 자운 스님(제3대 역경원장)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금석문 번역과 계율 역사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스님은 〈한국사상총서〉 〈표준 금강경〉을 비롯해 1991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설립해 불교문화 사상 전반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기술한 〈가산불교대사림〉과 〈역대고승비문총서〉 등을 편찬했다. 이중 〈가산불교대사림〉은 불교대사전으로 15만개의 항목을 담은 대구모 편찬불사다. 여기에는 불교의 다양한 고전번역과 대장경 편제 전통에 따른 것으로 2019년까지 총 22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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