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불교방송 제1회 범어사 다르마 콘서트 현장

창사 25주년 BBS, 전국순회 콘서트 개최
멘토 스님-일반인 간 소통·고민해결의 장
전국에서 1천여명 찾아 지혜 얻어가
12월까지 대구·울산 등 전국 순회 예정

▲ 2월 21일 BBS 불교방송이 주최한 범어사 ‘다르마 콘서트’에서 월호 스님(왼쪽), 원영 스님(가운데), 목종 스님(오른쪽)이 청중들에게 법을 전하고 있다.

뜨거운 환호가 범어사 설법전을 가득 채웠다. 월호 스님, 원영 스님, 목종 스님의 등장에 청중들은 미처 합장한 손을 풀 새도 없이 박수로 스님들을 반겼다. 세 명의 스님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불자들은 월호, 원영, 목종 스님을 두고 스타 스님이라고 일컬었다. 인기가 많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방송을 통해 부처님 법을 전하고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과 지표를 일러줬다는 의미를 담아 별(star)이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어두운 밤길 하늘에 떠 있는 별이 좌표를 일러주듯 어리석은 중생의 무명을 밝혀준 멘토 스님들의 등장에 불자들이 환호하고 있었다.

2월 21일 BBS 불교방송(사장 이채원)은 창사 25주년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 ‘다르마 콘서트’의 첫 시작을 범어사에서 올렸다.

1부 범어사 주지이자 불교부산방송 사장 수불 스님의 법문에 이어 2부에서는 불교방송 진행자인 월호 스님(리셋! 밝고 둥글게), 원영 스님(아침 풍경), 목종 스님(부산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이 함께 연단에 올라 즉문즉답으로 법을 전했다. 다르마 콘서트는 스님과 불자간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상호 거리감을 좁히고 사람들이 지닌 일상 속 고민을 불법의 지혜로 극복해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열렸다. 격의없이 스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이날 콘서트에는 사부대중 1천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남자친구 어머니가 불교를 버리라고 해요
콘서트의 시작을 연 수불 스님은 법문에서 ‘인과’를 강조했다. 스님은 “인과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오는 과보를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빚이 있어도 예금을 많이 해두면 쉽게 갚을 수 있는 것처럼 복을 많이 지어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초를 맞아 좋은 인연을 맺고 불법을 믿어 깨달음을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청중들을 축원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2부 다르마 콘서트가 시작됐다. 미움, 계율, 가족 간 종교 갈등, 제사,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고민, 신장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자식에 대한 걱정 등 청중들 사이에서는 기다렸다는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미움이 생기면 어떻게 마음을 돌이켜야 하는가?”란 질문에 목종 스님은 “미움마저도 무상하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고 답했다. 목종 스님은 “나 자신의 실체도, 대상에 대한 실체란 것도 없기에 미움이란 감정 역시 잠시 왔다 사라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무상함의 원리를 반복해서 일깨워 미워하는 마음을 돌이켜야 한다”며 “나 자신과 미워하는 대상, 내 주변인들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미움처럼 행복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에 투자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불자로서 번번이 맞닥뜨리게 되는 일상 속 오계(五戒) 실천의 어려움에 대한 고민도 들렸다. 한 참가자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육식과 술을 금할 수 없는 난감함을 표하자 원영 스님은 자신의 근기에 맞는 계율을 융통성있게 적용할 것을 권했다. 원영 스님은 “고기와 술을 조금씩 먹어보면서 스스로 제어가 가능한지 자신을 살펴보고, 만약 가능하다면 자신에게 조금의 여유를 줘도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단호히 음식을 끊고 계율을 지켜야 한다”며 이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습관 만들기를 권유했다.
“백일만 끊으세요. 절에 가면 백일기도 하잖아요. 백일은 습관을 바꾸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꾸준히 하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습관은 바뀌기 마련이에요.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도 백일만 실천하면 달라질 것입니다”.

원영 스님은 사회인으로서 갈등을 겪는 이들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직장에 계신 분 중 소중하지 않은 존재들은 한명도 없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귀하게 크다 보니 나 자신이 중요한 줄은 아는데 남은 귀한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먼저 나란 존재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김영은(24)씨는 “시작하기 전에 받은 질문지에 질문을 적을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적지 않았는데 평소에 고민하던 것을 누군가 질문한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사회생활에 대해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 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며 “원영 스님의 조언에 마음이 개운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족 간 종교갈등을 겪고 있는 이의 고민도 나왔다.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타종교를 강요해 곤란을 겪고 있다는 한 여성에게 월호 스님은 “수행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면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며 딸의 결혼 상대가 이교도라고 걱정하는 한 사람에게 부처님이 당신의 딸은 수다원과에 이른 사람이니 어디를 가든 걱정이 없을 것이다고 말씀하셨던 일화를 들려줬다. 월호 스님은 “중요한 건 본인이 수다원과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수다원과에 이르면 어떤 종교나 사람을 만나든 문제가 없다. 본인이 정진해서 수다원과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참여 불자들이 멘토 스님들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휴식차 온 절…지혜는 덤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한 멘토 스님들의 조언에 참가자들 역시 오길 잘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족과 함께 참석한 정갑숙(53)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목종 스님의 행복해지는 법을 꼽으며 “행복은 주는 만큼 온다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행복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됐다. 지금까지는 받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해왔는데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길이 베푸는 데서 시작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스님 말씀대로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부터 시작해 만나는 모든 생명과 무생물에까지 자비심을 가지고 베풀 수 있도록 보살행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윤명선(40)씨 역시 “범어사에 온 건 이번이 3번째에 지나지 않지만 우연히 이런 알찬 법문을 듣게 돼 기쁘다”며 “휴식차 한 번씩 절에 들르는게 다였지만 오늘을 계기로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BBS 불교방송은 부산에서 첫 번째 다르마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월 지역 사찰을 순회하며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3월에는 대구에서 콘서트가 열리며 울산, 청주, 춘천 등 전국 순회가 계획돼 있다.

▲ 이날 행사에는 사부대중 1천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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