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사불자연합회 명상지도자 연수… 부산 동명대서

“간화선, 부정적 자아상 깨는 매개체”
1월 23~25일, 130여 명과 명상교육
행선, 차명상, 위빠사나 등 강좌 다양
교불련, 부탄과 교사 교환 MOU도

▲ ‘청소년 창의 인성교육을 위한 명상지도자연수’에 참가한 130여 교사들은 명상을 통해 교육의 새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취지로 1월 23~25일 부산 동명대 세계선선터에서 명상교육을 가졌다. 사진은 참가교사들이 행선을 하는 모습

1월 25일 부산 동명대 세계선센터에서 2박 3일간명상교육을 마친 교사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무거운 짐을 벗고 날개를 단듯한 그들의 몸과 마음은 진정 가벼워 보였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교사들은 모두가 행복의 비결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창의 인성교육을 위한 명상지도자연수’에 참가한 130여 교사들은 명상을 통해 현교육의 문제점들을 풀어보겠다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월 23~25일 2박 3일 동안 다양한 명상법과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힐링하고 학생들을 지도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월 23일 입재식에서 동명대 세계선센터 선원장 수진 스님은 ‘교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법문했다. 스님은 “먼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러분 현재의 모습이 곧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며 교사 스스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박 3일 동안 이루어진 연수에서는 △설동근 총장 특강 ‘창의 인성교육을 위한 교수법 변화의 필요성’ △내 마음은 차(茶) △몸동작과 호흡으로 몸과 마음 정화 △서화를 통한 명상법 △웃음으로 마음 치유하기△야외 맨발 걷기명상 △숲속 걷기명상 △불교와 간화선 그 연속과 단절 △위빠사나 명상 △범진 스님의 소리명상 △수안 스님의 서화를 통한 명상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특히, 동명대 불교문화학과 박재현 교수가 진행한 ‘불교와 간화선 그 연속과 단절’ 강의는 교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간화선 수행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정도로 강의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과 간화선의 관계, 수행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안내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간화선 방법 등이 교사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박재현 교수는 “학원과 학교에서 학습 훈련을 반복하는 것은 학생의 자아상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 간화선 공안 실참은 학생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자아상을 깰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 간화선을 실참할 때 주의 깊게 학생들을 살피고 조언을 할 수 있었야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2009년부터 먹기 명상, 걷기 명상, 춤 명상 등 다양한 명상들을 접하며 이를 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적용한다는 박현주(49) 교사(광주 대성여고)는 이번 연수를 통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간화선에 대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수많은 명상을 접했지만 간화선은 어렵게만 생각했어요. 이번 연수를 통해 간화선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았어요. 앞으로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간화선을 어떻게 적용할지 연구해보고자 합니다.”
전국교사불자연합회 배한욱 수석부회장의 지도로 진행된 사경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배 부회장은 “부처님 말씀이니 성심 성의껏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교사들은 광명진언, 반야심경,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을 사경지에 맞춰 꼼꼼히 사경해나갔다. 어느새 사경지가 다 채워지자 뿌듯해 하고 감격의 합장인사를 하는 교사들도 눈에 띄었다. 
이재찬(50) 교사(광주 조선대 부속고)는 사경을 하는 동안 ‘내려놓음’을 알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사경을 해보니 급한 마음 혹은 강박증 있는 성격 등 평소의 업식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것도 욕심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또한 위빠사나 강의에서는 바른 기준, 정사유(正思惟)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호흡명상과 걷기 명상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도 연습했다.
조명옥(54)교사(서울 용산중)는 “위빠사나 강의를 듣고 알아차림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어요. 아이들 지도 할 때나 수업 진도를 나갈 때 수업에 관심 없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제가 거칠게 행동하며 수업을 진행 하거나 훈육을 할 수 있겠지만 먼저 나 자신의 분노를 알아차렸습니다. 이번 시간은 알아차림 수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했습니다.”


연수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배정된 이완국 강사의 ‘웃음으로 마음치유’는 참가자들의 피곤함을 떨쳐버리는 시간이 되었다. 두 시간여 동안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웃으며 강의에 집중했다.
제주에서 온 이경선(49) 교사는 “웃음이 권위적인 태도를 버리게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권위를 벗어버리고 미소 지으면 아이들도 마음의 빗장을 풀겠죠.  이렇게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서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웃음치유를 통해 미소의 힘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대부분의 교사는 학교에서 명상을 적용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간 명상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수를 주관한 부산교직원불자연합회 김경희 회장은 “제가 근무하고 있는 장안제일고등학교에 8년 동안 명상 수업을 적용하며 지켜보았어요. 그 시간 동안 학생들의 변화에 많이 놀랐습니다. 명상을 통해 알아차리면 바른 생각을 만들고 그 생각은 바른 행동과 바른 습관을 만들더군요. 많은 선생님들이 명상 수업 이후 학생들에게 이를 적용하면 더욱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후배 교사들을 독려했다.


전국교사불자연합회는 앞으로 불자 교사뿐 아니라 일반 교사들을 위한 명상 적용 프로그램 연수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그 첫 걸음으로 지난 1월 12일에는 부탄 교육부(장관 상가이 잠)와 주한 부탄문화원(원장 출팀놀부)과 함께 부탄 교육부 청사에서 교사 교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전국교사 불자연합회 이경훈 회장은 “전국 불자교사들을 주축으로 먼저 부탄의 행복 비결을 배우고 일반인들을 위한 직무연수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적용 할 것”이라며 “특히 일반 교사들을 위해 교육부에 부탄의 국민행복 교육연수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 선차 명상 수업. ‘내 마음의 차’를 주제로 진행된 수업에서는 차 명상이 정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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