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전국비구니회관서 사찰음식 특화사찰 지정 기념전 열려

선재 스님 등 전문가 16명 음식 선보여
어린이뮤지컬·유명쉐프 강연 등 호응
박원순 시장 “삶의 지혜 담겨” 감사인사
佛 트로숑 교수 “사찰음식 내요리 기반”

 

법룡사 로비에 마련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사찰음식전시전에서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을 비롯한 스님, 대중들이 선재 스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전시전에는 선재 스님을 비롯한 16명의 스님들이 몸에 좋은 사찰음식을 선보였다.

“이 행사가 사찰음식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아주 유익한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음식이 아주 아름다우면서도 건강을 위한 것이라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일인 Anja Reimann 씨(20대 여성)

“미역검정깨옹심이, 톳두부들깨무침 등 집에서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들이 많았어요. 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집에서조차 짜게먹고 있음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도 분당 원미숙 씨(50대 주부)

고층 아파트 사이의 한 도심 사찰에 마련된 사찰음식전을 둘러본 참가자들의 찬사가 이어진다. 제철음식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삶을 바꾸자는 사찰음식전 ‘음식은 생명’의 자리에서는 500여 시민들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표했다.

1월 17~18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이 있는 법룡사에서는 사찰음식 특화사찰 지정을 기념해 사찰음식 대가들이 일반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사찰음식전을 마련했다. ‘음식은 생명’을 주제로 이틀동안 법룡사에서는 전시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사찰음식 프로그램과 어린이 뮤지컬, 프랑스 유명쉐프 강연 등이 함께 진행됐다.

특히 전시회에는 선재 스님과 사찰음식을 전수받은 16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질병예방을 위한 사찰음식전’을 주제로 건강을 위한 사찰음식을 대중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스님들은 여러가지 질병치유에 효과적인 사찰음식을 내놓았다. 먼저 선재 스님은 겨울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현미무죽, 연근파래무침, 배추버섯밥, 단호박된장국수 등의 하루 밥상을 소개했다. 이어 정원 스님은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사찰음식인 메밀미나리전과 순무김치를 선보였고, 동맥경화에 좋은 단호박견과류 무침과 청국장연극장떡을 중안 스님이 내놓았다. 통풍과 비만에 효과적인 치자두부구이와 곤양구이율무밥을 차려낸 현담 스님과 감기와 기관지 효험이 있다며 배도라지탕과 더덕잣배즙무침을 선보인 법정 스님도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 아토피, 당뇨, 노화예방, 갱년기, 골다공증 등 온갖 성인병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는 사찰음식 모델들이 전시돼 큰 호응을 받았다.

전시전에는 500여 시민들이 찾아 사찰음식의 지혜를 얻어갔다.
이번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부인 강난희 씨와 함께 참여해 전시회를 둘러보고 함께 점심공양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 부부는 전시된 사찰음식들을 일일이 맛보는가하면, 직접 사찰음식을 촬영해 가기도 했다.

박 시장은 연차를 마시며 “이렇게 큰 연꽃을 우려내니 이토록 맛나고 아름다운 연차가 된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박 시장은 “비구니 스님들 덕분에 삶의 지혜를 배워간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부인 강 씨는 법룡사에서 선재 스님이 지도하는 사찰음식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기도 하다.
이날 자리에서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은 사찰음식을 준비한 비구니 스님들을 격려하며 대중들이 음식에 대한 인식을 바꿀 것을 당부했다.

명우 스님은 “사찰음식이 무엇보다도 모든 종교를 떠나서 바로 음식 자체가 우리의 음식에 대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맛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음식 본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음식과 생명을 불교적 가르침으로 승화시킨 어린이뮤지컬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이 진행돼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명우 스님을 비롯해 많은 스님들과 자녀를 동반한 참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뮤지컬에서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등 서유기의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음식에 대한 불교의 시각을 쉽게 풀어냈다. 이와 함께 신나는 율동과 음악으로 조리과정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음식의 소중함을 일깨워 큰 박수를 받았다.

분당에서 온 이하영 씨는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며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어서 함께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뮤지컬이 진행된 후에는 이를 관람한 아이들이 김치떡볶이와 감자야채전 등 선재 스님의 지도 하에 요리된 ‘어린이 사찰음식’을 맛보는 시간도 이어졌다.
사찰음식전을 둘러본 정솔 양(인천 성지초 5학년)은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들이 많았다. 특히 김치떡볶이는 김치를 넣어 색다르고 살찌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평소 사찰음식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사찰음식전을 보며 음식도 생명이며, 내 생명과 연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서는 어린이뮤지컬과 바라춤 공연 등도 펼쳐졌다.
도심 속 사찰의 음식대향연. 아이들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음식이 곧 생명’이라는 가르침을 전하는 자리였다.

한편, 이에 앞서 17일에는 사찰음식의 문화적 가치를 주제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의 강연과 2011년 프랑스 최고의 요리장인으로 선정된 프랑스 에콜 페랑디 대학의 에릭 트로숑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에릭 트로숑 교수는 강연에서 “나의 요리세계의 기반은 한국의 사찰음식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은아 계명대 차문화연구소팀의 다례시연, 행범 스님의 천수바라춤과 나비춤도 선보였다. 
 

17일에는 프랑스 쉐프 트로숑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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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잘 먹는 것도 수행”
선재사찰음식연구원장 선재 스님

선재 스님〈사진〉은 이날 사찰음식을 잘 먹는 것도 하나의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 경전에 말씀하셨습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하고 절실한 음식의 중요성을 대중들이 느껴야 합니다. 우리가 잘 사는 것만큼 잘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스님은 사찰음식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찰음식을 접하고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님은 “수행에 도움이 되는 사찰음식은 채식과 소식을 통해 불교의 생명존중과 자비를 실천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몸의 질병도 예방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이번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의 특화사찰 지정에 대해 도심에 자리한 법룡사의 위치로 인해 사찰음식 대중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님은 “많은 시민들이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념전을 통해 스님들이 음식을 통해서도 포교할 수 있음을 느꼈다. 참여한 스님들도 모두 사찰음식에 긍지를 갖는다고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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