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신 ⑥

경계에서 놀아나는

파순이가 사도

보살은 경계를

그대로 굴리거나

거기에 들어앉지 않는다

 

천당 지옥 무너지니

고국산천에 월일색이로다

어떤 분별도 생기지 않고

하나의 그림이 한가지다

 

이 소식처에서 삼악도가 뒤집히니 지옥이 와지끈 부서지고 생사업이 무너지니

 그러니까 벌써 이 자리에 가면 죽었다 살았다 이거 헛거라는 말 알았거든. 그러니까 생사업이 무너졌어.

생사업이 무너지니 천당이 우지끈 넘어지는 풍광이다.

 지옥이 와지끈 무너지니 천당이 우지끈 무너져. 참 좋죠? 천당과 지옥을 내 마음대로 쓸 줄 알아야 되지 남이 만들어 놓은 천당에 가서 거지짓 할라고?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어디에서 부질없이 꿈틀거리느냐. 이리 할까 저리 할까 망설이다가 흑일 하에 날뛰는 백귀에게 사로잡히면 헤어나지 못하니 쫓기는 길은 바로 불구덩이가 아니면 흙구덩이니라.

그러니까 이 도리를 모르면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결단을 하라. 분별에 있지 않다. 여래 땅에 이르는 길은 집(재가)에 있고 집을 뛰쳐남(출가)에 있지 않으니 그 법도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앎과 모름에 있지 않으니 그 지견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늙음과 젊음에 있지 않으니 그 상모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남자와 여자에 있지 않으니 그 성별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미함과 깨침에 있지 않으니 그 지혜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바름과 삿됨에 있지 않으니 그 도리에 차별이 없는 까닭이요, 착함과 악함에 있지 않으니 그 행위에 차별이 없는 까닭으로서 오로지 쫓아서 온 바도 없고 또한 가는 바도 없느니라 호의 젯트기에 있을 따름이다. 이 당처인지라, 가지 가지마다가 거문고 줄이요 잎 잎마다가 피리 소리더니 어즈버야, 이 천억 화신인 석가모니불의 가풍이로다.

사실로 우리가 이만 하면 됐지 이 이상 더 바랄 거 뭐 있습니까? 이 이상 또 바래요? 이 이상 더 바라면은 욕심이 너무 많아. 바랄 것도 없고. 그러하니 다만 우리는 뭐냐 할 것 같으면 공연히 자기 부처를 자기 스스로가 구속하고 있을 따름이여. 왜 구속을 해요? 왜 경계에 닿질려서 놀아나느냐 그 말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사도는 무엇이냐. 파순이가 사도예요. 경계를 좋아해. 경계를 그리 좋아해. 변하는 경계. 그래서 거기 놀아나. 그것이 파순이거든요. 보살은 무엇이냐. 경계를 그대로 굴리더라도 거기에 들어앉질 안 해. 이것이 보살이에요. 이것이 부처에요. 그러면 여러분들은 경계를 그대로 굴려. 꽂도 굴려 자식도 굴려. 가정도 굴려. 굴리긴 굴릴지언정 전부 그거 꼭두놀이거든요. 그러하니 꼭두놀이가 하나의 묘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묘용인 줄 알고 그대로 잘 굴릴지언정 거기에 쏙 빠져서 이것이 전부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는 안돼요. 이러한 대목이 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고 불법은 어렵다 이것인데, 어려우나 쉬우나 간에 어떻든지 그대로 안 할 수도 없다 말이죠. 하니까 여러분들 잘 알아서. 오늘도 안 되겠습니다. 하니까 이건 오늘 끝냅시다. 전부 일일이 이유를 다 들었잖아요. 이러한 까닭이다 저러한 까닭이다. 마침 이렇게 다 해 놨거든요. 하나라도 틀린 것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금시 말한 것.

이 소식에서 법중대왕이 나오신다.

 여러분들이 이 소식에 실감이 나. 그러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몸뚱이 이대로서 여러분이 법중대왕이 되는 겁니다. 이거 거짓말 아닙니다.

천당 지옥 무너지니 고국산천에 월일색이로다.

천당 지옥이 턱 무너졌어. 무너져놓으니 되돌아서 고국산천에 월일색이다. 달이 환한데 이거는 내 달이다 이거는 니 달이다 이거는 어떻고 어떻고 거기 무슨 분별이 있습디까? 하나의 그림이나 한가지라. 월일색이라. 하나의 그림이나 한가지다 그 말입니다.

서른둘의 위의라서 깨끗하온 행인것을

뉘라알리 여래땅에 바로드는 소식임을

만약오늘 저언덕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어느때를 다시맞아 사람몸을 지으려노

실로 우리는 이 몸 받은 것이, 우리가 현재 사람의 몸 받았으니 후세에도 사람의 몸 받는다. 물론 받을 수도 있죠. 하늘에 몸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좀 어렵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하니 어떻든지 여러분들, 이 사람의 몸 받은 이 기회에 정신 차려야 됩니다. 물론 여러분들 정신 안 차린 건 아니지만 우리가 같은 도반으로서 서로 얘기하는 건데 참말로 정신 차려야 됩니다. 여기서 얘기를 들으면 어떻든지 집에 돌아가시거든 그만 파고 들어가는 방향으로 이렇게 나가야 됩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