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세계불교] 한국불교에 진출한 국가는?

현재 한국에는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동남아 불교권을 비롯해 명상을 위시로 한 서구불교까지 다양한 불교가 들어와 있는 상태다. 2009년 조계종이 개최한 제1회 외국인승려연수에 모인 스님들의 다양한 가사장삼이 한국 속 세계불교의 현황을 나타낸다.
한국불교가 변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국가의 불교가 급속히 전파되며 글로벌화가 한국 속에서도 빠르게 진행중이다. 한국에는 현재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동남아의 남방불교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중국 등 대승불교, 미국을 비롯한 서구불교까지 다양한 불교가 유입된 상태다. 이제 한국은 다양한 불교가 공존하는 ‘불교의 백화점’으로 불릴 날이 머지않았다. 이번 특집에서는 한국에 해외불교가 유입된 원인과 현황을 살피고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해외불교 수행법 30여 곳서 교육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는 많은 종교와 단체가 있다. 불교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속에서는 세계불교의 여러 면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수행만 보더라도 간화선 중심의 전통적인 한국불교 수행법에, 위빠사나를 비롯한 남방불교의 다양한 수행법이 이미 섞여 보급됐다. 전통 한국불교 수행법 외에 위빠사나를 비롯한 해외불교의 수행법을 교육하는 선원과 단체는 전국 3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일본SGI, 명상과 수행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서구불교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 자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진출한 해외불교 국가는 미얀마 등 동남아 7개국을 비롯해 몽골과 일본, 중국 등 10개국에 달한다. 이들이 국내에 세운 사찰과 시설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1990년대 2곳에 불과하던 법당은 2000년 이후 17곳이 세워지는 등 증가하고 있다. 네팔 용수사, 미얀마 담마두따 선원을 비롯해 전국 20여 곳에서 외국 사찰과 법당이 운영 중에 있다. 이들 시설에서는 미얀마 스리랑카 대만 등지의 외국인 스님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포교활동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한국 스님들이나 불자들이 현지 사찰서 그 나라 불교를 배워와 선원이나 명상센터를 연 사례도 있다. 남방불교 수행법인 위빠사나를 미얀마에서 직접 들여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2000년대 중후반부터 빠르게 늘고있다.

한국불교 영향 증대와 이주민 증가 주원인

국내에 해외불교와 관련된 법당이나 시설이 늘어나는 주 원인은 크게 한국불교 세계화의 영향과 이주민의 급격한 증가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만해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동남아로 불교유학을 떠난 불자들이 남방불교의 여러 수행법을 국내에 소개했다. 본격적인 증가는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빠사나가 크게 유행하며 이와 관련된 센터들이 많이 건립됐다. 특히 해외포교를 목적으로 전국의 불교대학서 영어교육을 하는 미얀마는 인천 부평과 부산 등 전국에 총 5곳의 법당을 세울 정도로 한국에서의 포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얀마와 함께 대규모 유학생이 있는 대만도 1990년대 초부터 한국 포교에 관심을 가져 1998년에는 대만 불광산사 한국지부격인 사찰이 장충동에 법당을 개원하기도 했다.

세계 불교가 한국으로 빠르게 유입된 시기는 2000년대부터라 할 수 있다. 노동자들을 축으로 동남아 이주민들이 급격히 늘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찰과 법당이 건립됐다.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이들 것들은 모두 이주민쉼터 역할을 겸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노동자 계층인 이주민들의 요청으로 세워져 이들 법당은 운영난을 겪고 있다.

조종술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이주민을 위해 세워진 법당은 여러 어려움이 많다. 중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해외사찰 법당을 지원하고 교류할 체계를 갖추는 일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명상 붐 타고 서구불교도 인기

최근에는 서양에 전파된 불교가 마음공부와 수행 등으로 진화돼 오히려 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2010년부터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의 고승들과 저명한 마음명상지도자들을 초청해 국내서 직접 수행법을 지도받는 단체가 많아졌다.

충남 천안 ‘호두마을’, 서울 과천 ‘보리수선원’ 김해 ‘반야라마’ 등 대표적인 위빠사나 수행처를 축으로 사찰에서 명상 지도자들을 초청하고 있다. 특히 한국 무용수 출신으로 출가한 붓다락키따 스님이 선원장으로 있는 보리수선원은 2013년 제1회 국제명상심포지엄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사찰과 단체에서 세계적인 명사들을 초청해 명상과 접목한 포교를 진행 중에 있다. 참불선원은 2014년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 4일간 세계적인 명상 수행승 아잔브람이 직접 지도한 세계명상힐링캠프를 열었는데 여기는 500여 불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에 앞서서는 틱낫한 스님이 5월 1일부터 15일까지 방한해 월정사, 중앙승가대 등지에서 대중강연과 명상수행을 지도하기도 했다.

서구불교의 특징은 명상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서 유행하는 ‘MBSR’ 또는 ‘마음챙김에 바탕한 스트레스 감소’는 한국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데 이는 과학적이고 종교색을 배제시킨 점이 오히려 대중화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이런 해외불교와 한국불교의 활발한 교류는 여러 측면, 특히 포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명상상담의 인경 스님, 자비명상의 마가 스님, 정목 스님 등 한국의 스님들도 명상을 활용한 포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권대식 조계종 국제팀장은 “이주민 포교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포교방법은 모국 사찰, 모국 스님에 의한 포교”라며 “포교 측면 외에도 수행법 교류 등 다양성 확보라는 점에서 해외불교 유입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원이 2014년 4월 11~12일까지 경주 일원에서 개최한 제3회 외국인 스님 연수에는 54명의 스님들이 참여했다.
 

한국서 포교중인 외국인 승려, 약 400여명
진각종, 10여년 전부터 동남아 스님 초청 장학혜택

최근 조계사 인근에서는 외국인 스님들이 자주 눈에 띈다. 벽안의 스님들을 비롯해 외국인 스님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2014년 기준 국내서 활동 중인 외국인 스님은 약 4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이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한국에서 포교활동 중이다. 조계종 사회부 국제팀에 따르면 매년 60명 규모로 초청해 유학승 및 국내 체류 외국인 스님들의 비자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조계종에 출가를 신청한 외국인 스님들은 사미·사마니를 포함해 90여 명 정도다. 이들은 2011년부터 종단차원에서 화계사에 설립한 외국인 스님 대상 행자교육원에서 한글과 불교교리, 습의 등을 교육받는다. 조계종 교육원에 따르면 행자교육 이수 후 승가대학에 재학, 정식 스님이 되는 외국인들은 약 40여 명에 달한다.

한국종단으로 출가한 외국인 스님들은 수행에 매진하는 한편, 템플스테이 진행 및 외국어 홍보자료 번역, 연구사업, 해외포교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한다.

정확한 인원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한국으로 유학오는 스님들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비싼 학비와 생활비 때문이다. 학비는 승가대학이나 대학원 진학시 일부 장학 혜택을 받지만 일정 수입이 없는 스님들로선 생활비 부담이 제일 크다. 이런 현실에서 불교계 종단중 진각종은 10여년 전부터 동남아 스님들을 국비 유학생으로 초청해 교육시킨다. 이들은 종단 교육기관이나 진각종서 설립한 일반대학인 위덕대서 공부를 한다. 생활비도 일부 지원돼 유학승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쓴다.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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