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비움여행 [여여 如如 템플스테이]

성냄과 욕심, 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여행.
한국불교의 선맥을 이어온 예산 수덕사와 남해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가 고단한 ‘나’를 받아준다.
 

선, 명상 통해 나를 내려놓는다
한국불교의 선맥이 살아 숨쉬는  예산 수덕사

북으로는 가야산, 서로는 오서산, 동남간으로는 용봉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덕숭산은 호서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덕숭산의 정기를 받은 수덕사는 경허, 만공, 혜월, 수월, 보월 등 한국불교의 선맥을 이은 선사들이 다녀간 선지종찰이다.

수덕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예불은 특별하다. 700년 된 대웅전에서 촛불만 올리는 예불의식의 경건함과 장엄함 속에 서있으면 평소 경험할 수 없었던 ‘나’와 마주하게 된다. 108개의 염주에 마음을 담으며 108배를 하고 나면 낮춤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생명의 ‘치유’인 숲을 걸으면 비움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채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함께 템플스테이 패밀리 브랜드 ‘아생여당’의 ‘여여’ 템플스테이인 ‘비움’ 역시 그 맥을 같이 한다. 수덕사의 비움 템플스테이는 1박2일~3박4일(누구나) 일정의 ‘일 없는 일’과 1박2일(중고생 이상) 일정의 ‘길 없는 길’로 나뉜다. 

‘일 없는 일’은 숲길 걷기, 108염주 꿰며 마음 비우기, 스님과의 차담 순으로 진행되며, ‘길없는 길’은 집중수행, 선지식과의 만남, 경허, 만공 선사 발자취순례 순으로 진행된다.    

선맥의 도량인 수덕사의 템플스테이는 선의 ‘체험’을 통한 ‘비움’의 시간이고, 기회이다. ‘나’를 비운다는 것은 내 안의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 고요한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쫓기고 욕망에 사로잡혀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나’를 잠시 멈추고, 그 마음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비우고 내려놓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르고 여여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선과 명상이 며칠 동안의 노력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의 기운이 가득한 선지도량에 머무는 것만으로 참가자들은 마음에 새 옷을 입고 몸은 고단함에서 나올 수 있다.

물속에 들어가면 물에 젖듯이 도량의 기운에 젖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허, 만공, 혜월, 수월, 보월, 모습 없이 우리 불교의 마당을 여전히 걷고 있는 선지식의 숨결 속에서 원초의 ‘나’로 돌아가 보는 것이며, 단순히 머무는(템플스테이) 것이 아니라 선을 통해 비움을 체험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이래 불교의 수행자들은 선 수행을 통해 해탈의 길을 걸었다. 선의 어원은 ‘고요한 사유’, ‘종교적 명상’, ‘직관’을 뜻하는 범어 ‘드야나(dhyana)'로서, 음역하여 선나(禪那)라 했고 줄여서 선이라 했다. 드야나는 원래 인도에서 정신통일을 통해 마음을 제어하는 수행의 방법이었다.

불교에서는 선정이라 하여 부처님께서도 선정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셨다고 한다. ‘정’은 마음의 고요함을 의미한다. 범어 ‘삼마디(samadhi)’를 음역하여 삼매(三昧)라고도 한다. 참선은 ‘선정에 참입한다’라는 뜻으로 곧 ‘본마음’, ‘참나’를 밝히는 수행이다.
http://www.sudeoksa.com, 041-330-7789

<알아두면 좋은 정보>
#수덕사 내에는 문화공간이 많다. (미술관, 박물관, 수덕여관, 전통찻집과 원두커피점)
#주변지역 명소:
  고건축박물관, 추사고택, 충의사(윤봉길 의사 기념관), 남연군묘(가야사터),  만해 생가, 고암 이응로 화백 생가&미술관, 덕산온천지구, 예당저수지, 간월암, 안면도 해수욕장 등이 한 시간 내 거리에 위치하여 보다 풍성한 여행길을 만들어 준다.
#내포문화숲길(원효깨달음의 길, 백제부흥군길, 내포천주교순례의 길, 역사인물동학길)과 백제의 미소길 등의 트레일과 용봉산, 가야산, 수암산, 덕숭산 등 산행코스도 이용하실 수 있다.


땅 끝에 서서 ‘나’를 본다
남해의 아름다운 절 해남 미황사

전남 땅끝 마을 해남 달마산 기슭에는 단청도 없이 빛깔 고운 대웅보전이 저녁마다 붉은 노을 젖는 절이 있다. 미황사다.

고단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도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현실이다. 해결해야 할 일들과 이뤄야 하는 것들 속에서 우리는 늘 고단할 수밖에 없다. 늘 붙들고 있어야 하는 ‘나’ 때문에 몸과 마음은 원초의 ‘나’를 만날 수 없다. 잠시라도 묶인 끈을 풀고 그 힘든 일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면 우리 땅의 가장 끝으로 가볼 일이다. 비움을 위한 미황사의 여여 템플스테이 ‘참사람의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긴 여행을 마치면 “더 이상의 길은 없으니 여기서 쉬세요”라고 말하듯 미황사가 중생을 맞이한다.

철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변화무쌍한 바닷바람과 ‘땅 끝’이 주는 알 수 없는 위안과 위로가 있는 도량에서 펼쳐지는 템플스테이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길 끝에서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통해 ‘비움’의 절실함을 들게 되고, 그 비움을 통해 다시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미황사 ‘나를 위한 여여템플스테이’는 1박2일(누구나) 일정의 ‘고요한 소리’와 7박8일(20~65세) 일정의 ‘참사람의 향기’가 있다. 매일 시작되는 ‘고요한 소리’는 예불, 공양, 운력, 스님과의 차담 순으로 진행된다.

매월 셋 째 주마다 시작되는 ‘참사람의 향기’는 참선 집중수행, 묵언, 좌선, 법문, 예불, 다도 운력, 참선요가 순으로 진행되는데, 수행문답 외에는 7박8일 동안 묵언을 하며 매일 6시간 동안 참선 수행을 한다.

또한 구참자를 위한 ‘참사람의 향기’, ‘해넘이해맞이’, ‘동백꽃 맞이’, ‘부처님오신날’ 등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고통과 갈등이 어디서 비롯되고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고통과 갈등을 어떻게 비우고 자유로워지는지를 미황사 템플스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매일매일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는 1박 2일의 프로그램과 매월 셋째 주 7박 8일 동안 진행되는 집중수행프로그램이 있다. 매일 아침과 저녁, 가만히 앉아 마음을 살필 수 있는 미황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평화롭고 자유로운 비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http://www.mihwansa.com, 061-533-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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