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특집 토크쇼 ‘종교인들의 세상이야기’

법현 스님·인명진 목사·홍창진 신부

 

종교계 멘토 3인방이 전하는 지혜의 메시지가 안방극장을 찾았다. tvN이 준비한 특집 토크쇼 ‘종교인들의 세상이야기’는 ‘열린 스님’ 법현 스님, ‘포청천 목사’ 인명진 목사, ‘괴짜 신부’ 홍창진 신부가 출연 종교를 뛰어넘는 공감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패널로 참여한 종교계 멘토 3인방은 평소에도 종교 간의 소통과 화합을 몸소 실천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시대의 멘토들이다. 이번 방송에서는 각기 다른 종교의 대표 얼굴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행복을 이야기했다. 5월 29일 첫 방송은 세월호 사건 이후 흔들리고 있는 대한민국을 ‘기본’부터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MC로는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와 개그우먼 김숙이 참여했다. (이하 호칭 생략)  정리=정혜숙 기자 bwjhs@hyunbul.com 

▲ tvN 특집 토크쇼 ‘종교인들의 세상이야기’에 법현 스님, 인명진 목사, 홍창진 신부가 출연해 우리 사회의 ‘기본’에 대해 얘기했다.

 

MC:종교인들에게 기본이란 어떤 것일까요?

인명진: 예수님께서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습니다. 성경의 핵심적인 가르침은 사람입니다. 저는 기본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죠. (세월호 등)현재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사람 위에 돈, 권력, 출세가 중심이 되어 생긴 문제들입니다.

홍창진: 종교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정의에 대해 외쳐야 하지만 또 그를 어긴 사람들이 와서 죄를 고백하면 토닥거려줘야 합니다. 모순되지만 이 모두가 종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간직해야하고 이 사랑을 지속적으로 놓지 않겠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법현: 불교에서는 종교심의 출발을 두 가지로 봅니다. 첫 번째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고 두 번째가 남에게 부끄러움을 아는 것입니다. 기본이란 결국 부끄러움을 아는 것입니다. 상식과 기초 배려도 꼭 필요합니다. 내가 평안하고 즐겁고 이익을 얻는 것이 상대방의 평온과 이익과 즐거움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자기가 편하기 위해서 남을 배려해야 합니다.

홍창진: 그러고 보니 성경에도 나와 있는 말씀이네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법현: (웃음) 통하는 부분이 있네요. 우리 대부분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는 99% 기본을 지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후에 안 지켜도 되는 맛을 보기 시작하면서 결국 규칙을 어기는 것을 특혜로 생각하게 되죠. 그러니 어른들이 기본을 지킬 때 이 사회는 달라질 것입니다.

 인명진: 종교인들에게 지켜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정신적인 가치를 잘 지도했는지 이것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종교인들이 기본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최근 일어난 사고의 공통점은 정신적 가치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MC: 술 마시는 사회 대한민국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창진: 술 마약 도박 모두가 다 중독입니다. 마음 둘 곳 없는 사회를 대변하는 거죠. 술을 마시면 가정이 피괴 됩니다. 개인적인 노력으로 가정을 위해 봉사해야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는 꿈을 공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과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중독 현상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인명진: 사회의 기본이 가정입니다. 가정이 우리 사회의 기본 단위입니다. 행복은 가정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가정 때문에 우리 사회가 불행으로 가고 있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의 또 다른 폐해가 가족 이기주의입니다. 부모들은 내 새끼가 잘 되어야 한다 이런 이기주의로 자식들을 사회로 내몹니다. 재벌들의 재산세습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MC: 야간 운전시 횡단보도 신호를 지켜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법현: 야간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규칙을 위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때일수록 더더욱 열심히 지켜야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밤늦게 거리에 나왔다면 그만큼 급한 사정이 있을 건데 그런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 사고 날 확룔이 높죠. 그래서 저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C: 만약 야간에 사람이 없어 그냥 지나갔는데 벌금 통지서가 날아왔다면 당연한 일일까요 억울하고 재수 없는 일일까요?

법현: 대부분의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법과 현상을 혼돈하는데서 비롯되는 문제입니다. 과거 교통경찰들은 법에 근거하기보다는 실적을 쌓기 위해 혹은 돈을 로비하기 위해 이렇게 했던 정황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위반은 위반이죠. 저는 경승으로 경찰들에게도 법문을 하는데요, 교통경찰들에게 위반될 만한 장소에서 숨어서 단속하지 말고 앞으로 나서서 계도하라고 말합니다.

MC: 우리는 기본을 모르는 걸까요 알면서도 못 지키는 걸까요?

홍창진: 환경의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큰 도둑놈들은 점잖게 사는데, 이만한 걸 가지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억울하다 생각합니다. 이미 세상이 구정물인데 나 하나 튀긴다고 해서 뭐 어떻게 되겠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나 하나쯤이야 이런 생각이 초래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공평하게 기본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인명진: 더 많은 법을 어기고 훨씬 더 기본을 망각한 사람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교통 규칙 위반했다고 그걸 잡아내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불공정 사회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지속적인 감시와 요구가 공정한 사회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은 안 지켜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뒤집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MC: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리더를 못 만나서 이렇게 된 걸까요?

홍창진: 합심의 핵에는 사회를 이끌어주는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집행을 잘하면 국민이 믿고 맡길 겁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구멍이 나고 허술해지면 사회 지도자들이 나서면 됩니다. 구성원들의 힘을 이끌어내는 믿을만한 사회 리더가 필요합니다.

법현: 거꾸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태풍의 눈이라는 것이 있죠. 태풍의 눈이 힘을 가진 핵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에너지가 없고 진공과 같은 상태입니다. 주변의 에너지들이 빈곳을 향해 메꾸어 가면서 태풍이 발전을 합니다. 우리 사회도 이와 같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깨어있어야 그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를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MC: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리더라는 말씀이네요.

법현: 책임은 위에서부터 져야 되지만 리더를 만드는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시민이 깨어있지 않는 한 리더들은 책임을 인식하지 않을 겁니다.

MC: 우리 사회는 고속성장을 하면서 기본을 제대로 쌓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 이런 참사를 업보처럼 받고 있습니다.

인명진: 이제는 돌아볼 때가 되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내 책임이다’ ‘내가 잘못 살아서 그런 거다’ 책임의식을 가져야 돼요. 그리고 이제는 넘어졌으니까 일어나서 둘러봐야지요. 우리가 어디로 가려고 이러나 이것이 정말 행복이냐 이렇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현: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처럼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말하고 천천히 행동하면 잘못하기 어렵고, 서두르지 않을 때 실패하기 어렵고 성공하기 쉬워집니다. 실천의 길을 분명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그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창진: 우리가 돌아갈 곳은 있나, 가야할 곳은 어딘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됩니다. 우리가 원래 꿈꿨던 것이 무엇이지 우리가 바라고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또 국가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도요. 이 꿈을 명확하게 그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이에 대해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삼류 국가에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슨 보람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노력해서 일류 국가를 이루어야 합니다.

  

멘토 3인방 프로필

법현 스님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이자 한국 불교태고종 열린선원 선원장인 법현 스님은 ‘쉬운 불교’를 모토로 시장 한복판에서 상인과 손님들을 대상으로 마음공부를 가르쳐온 ‘열린 스님’이다. 운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서봉 스님을 계사로 1985년 사미계를, 덕암 스님을 계사로 1991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태고종 총무원 총무부장, 교무부장, 사회부장, 교무부원장 등 종단 중책을 두루 역임했다.

 인명진 목사

촌철살인 언변으로 유명한 인명진 목사는 7·8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며 ‘포청천’으로 불려왔다. 스마트교육재단 이사장, 한나라당 윤리위원회 위원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사랑의 채널 이사, 갈릴리 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홍창진 신부

홍창진 신부는 사회적 약자 중의 약자인 기지촌 여성, 미혼모, 난치병 어린이들을 꾸준히 지원해 온 천주교계의 ‘에너지 맨’이라 불린다. 1989년 사제 서품을 받고 광명본당 주임신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