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신 ①

우리의 몸뚱어리는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없고
앉는 것도, 눕는 것도 없다
법신자리는 죽는 것 아니다
이 도리만 알면
헛것인 이 인생을 굴리는데
참말로 자신이 생긴다

이 대목이 뭣이냐 하면 여래, 여래님, 부처님, 좀 더 나아가서 우리. 인간이란 자체가 뭣이냐 부처란 자체가 뭣이냐 여래님이란 자체가 뭣이냐 이겁니다. 무엇을 여래라 하느냐 방편적으로 말씀한 건데, 여래는 만약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앉는 것도 없고 눕는 것도 없다 이 대목이거든요. 실로 알고 보면 우리의 몸뚱어리도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앉는 것도 없고 눕는 것도 없는 거라요.

왜 그렇노? 내가 이 몸이 집에서 설법 들으러 오고 또 설법을 들으면 가고 이런 건데 왜 없느냐 이런 말이 되겠는데, 가고 왔다는 것은 물 위에 뜬 거품 한가지로 갔다 왔다 이래 하는 것이지 실로 거품인 그 물 자체, 그 자체는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다 이 말입니다. 요 대목까지 우리가 이걸 납득을 하려면 상당한 설법 시간이 있어야 되요. 그래야 그 때는 과학적으로 이론적으로 참말로 그렇다 이런 생각이 되는데 중간에 갑자기 들어놓으면 꼭 거짓말 같다 말이죠. 허황된 말만 같아. 뻔히 가고 오고 하는데 왜 없느냐 이것이거든.

그러니까 제일 첫째 우리가 알아야 될 것은 우리의 몸뚱어리는 실로 있어도 이것이 무정물이다. 무정물인 동시에 자꾸 변하는 거다 이거부터 머리에 들어오고 그 다음에 가서는 진짜 나. 눈이라는 기관을 통해서 보는 그놈, 귀라는 기관을 통해서 듣는 그놈, 입이라는 기관을 통해서 말하는 그놈, 말을 시키는 그놈, 이거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다 이걸 알아야 되요.

실은 그것인데 그걸 다 여러분들이 모를 따름입니다. 전부 모를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이 몸을 끄집고 다니는 그 자리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어. 그러나 이 헛것은 물거품처럼 헛것을 나투어서 사람의 몸이다 사람의 몸뚱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부처님 말씀에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앉는 것도 없고 눕는 것도 없다. 이렇게 말씀한 것이 이해가 안 가요. 또 부처님은 설혹 그렇다 하기로니 우리는 더욱 이해가 안가. 내가 아침에 여기서 저기까지 갔는데 부엌에도 가고 사랑에도 가고 마당에도 나가고 이리 했는데 왜 가고 오는 것이 없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그 말이 이해가 통 안 됩니다. 우리는 이 자리는 뭣을 뜻하는 거냐 하면 사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적으로 말하는 겁니다. 이적으로. 그런데 이적인 그 자리는 우리의 법신, 이거는 색신인데 우리의 법신 그 자리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다 말이지. 큰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라. 그러하니 이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눈이라는 기관을 빌려서 보기는 해. 귀라는 기관을 통해서 듣기는 해. 입이라는 기관을 통해서 말하기는 한다 할지라도 이거 전부 다 거짓놀음이거든요. 그걸 갖다 확실히 딱 알아버리면은 이것이 납득이 딱 가는 겁니다.

그러하니 부처님께서 간단하게 이렇게 말씀을 해 놓은 건데 이거 벌써 며칠입니까? 사흘인가 나흘째인가 들어가고 있거든요. 간단하게 말해서 뚝딱하고 집어 넘겨버렸으면 그만이겠는데 그것이 아니란 말이죠. 그래서 이리 잔소리를 하는 건데 그러면 결국 말이죠. 우리가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어. 앉는 것도 없고 눕는 것도 없어. 그 자리를 우리는 캐내려는 거여. 그러면 그 자리가 다른 데 있느냐 하면 다른 데 또 있는 것도 아니네. 바로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어. 그러하니 가는 것이 없으니 죽는 것도 없어. 오는 것이 없으니 나는 것이 없어. 여러분이 지금 났기 때문에 색신이란 걸, 어머니의 뱃속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런 색신을 가지고 있는데 어머니가 낳아도 난 것이 아니라는 이런 결론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통 지혜가 날카로운 사람들은 아 그렇구나. 나도 나는 듯한 것이고 가도 가는 듯한 것이로구나. 다시 말해서 죽는 걸 간다 이래 본다면은 죽는 듯한 것이지 참말로 죽음이 아니구나. 왜 그러냐. 나는 듯한 것은 색신, 이것은 인연에 따라서 이 색신을 나투었다 뿐이지 참말로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데 나긴 뭘 나요? 날 것이 어디 있나요? 그런데 이 대목이 대단히 어려워요. 물론 또 여러분들 슬기가 날카로운 분들은 아 그렇구나 이걸 깨닫지만 어머니 뱃속에서 났어. 그래서 나이도 먹어. 늙어 가. 이런데 난 것이 없다 하니 말이지 도대체 말이 되느냐 이렇게 하면 또 근사하게 맞거든요. 맞지만은 사실은 나도 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몸뚱이를 굴리는, 여러분의 몸뚱이를 쓰는 그 자리, 날 건 어디 있으며 안 날 건 어디 있나요? 가만히 생각을 해 보세요. 그 슬기자리. 이거 좀 어려운 대목이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만약 그 헛것이 나서 꽃이 피듯이, 헛것이 나서 헛물거품이 나서 일로절로 돌아다니다가 물거품이 사그라지는 거와 마찬가지로 실로 여러분의 몸뚱이가 세상에 났다고 가정할지라도 무엇이 났다 말입니까? 그것이 전부 실답지 않은 헛몸이 난 거라. 그러면 여러분이 늙어서 죽는다 합시다.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라. 그건 헛것이 사그라지는 것이지. 참말로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그 법신자리가 죽는 것은 아니거든요.

참말로 여러분들이 이것만 알면은, 이 도리만 알면 인생을 굴리는데, 헛것인 이 인생을 굴리는데 참말로 자신이 생깁니다. 자신도 생기고 재미도 있고 이래요. 늙으면 늙은 대로 재미가 있고 젊으면 젊은 대로 재미가 있고 남자는 남자대로 재미가 있고. 전부 헛것이거든요. 여자는 여자대로 재미가 있어.

그러나 그만 헛거, 이거를 갖다가, 변하고 가는 거 헛거, 이거를 내라 이래 해버리면은 아이고 나는 늙는다 아이고 나는 남자 몸이로구나 아이고 나는 여자 몸이로구나 나는 어떻고 어떻고 어떻고 이 야단이 나. 하하하. 그러나 참말로 사람이란 건 어머니 뱃속에서 뚝 떨어져도 나도 나는 것이 아니다. 그 법신자리는 날 것이 없어. 그러나 색신을 갖다가 거품처럼 나투었어. 이 도리를 알아. 죽을 때도 내가 헛거 무정물인 이거, 우리의 몸뚱어리는 무정물이거든요. 그러하니 무정물인 이것이 없어졌다 할 뿐이지 죽는 것이 아니구나. 그러면 내란 참말로 내,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참말로 내, 이것은 말이지 그만 허공중에 우뚝하니 그대로 있구나 이걸 여러분들이 알아보세요. 어째 재미가 안 나겠는가. 참말로 재미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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