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죽림정사서 백용성 스님 탄신 150주년 기념식

▲ 6월 5일 기념법회 이후 스님들을 비롯한 20여 불자들이 3·1운동 당시 용성 스님이 세운 대중교화의 서원을 다시금 재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6000여 대중이 모여 스님의 사상을 선양할 것을 다짐했다.
근대 한국불교의 선각자이자 민족의 큰 스승이었던 백용성 스님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화합의 한마당이 용성 스님 탄생지인 장수 죽림정사에서 펼쳐졌다.

(사)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이사장 법륜)와 백용성조사 유훈실현후원회가 6월 5일 개최한 기념식에서는 용성 스님의 사상을 이어받자는 서원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불자방송인 김병조 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인 밀운 스님을 비롯해 명성, 혜성, 월파, 인환, 정관, 암도, 성파, 원경 스님 등 원로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대각회 이사장 도업 스님을 비롯한 대각회 스님들과 前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 등이 참석했다.

또 한명옥 백용성조사 유훈실현후원회장, 정토회 회원 등 불자들과 김희중 가톨릭 대주교, 박남수 천도교 교령, 원불교 김대선 교무, 김명혁 목사 등 이웃종교 대표자들까지 총 6000여 명이 모였다.

용성 조사 가르침 대중포교로 회향
이날 죽림정사 조실 도문 스님은 기념 법어를 통해 용성 스님의 가르침을 대중포교로 회향하자고 당부했다. 도문 스님은 “용성진종조사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정법안장을 계계승승하기 위해 육신보살로 오신 것”이라며 “오늘 이 회향이 중생회향, 보리회향, 실제 열반회향, 3처 회향을 염원 한다”고 설했다.

법륜 스님도 대회사를 통해 “용성조사 탄생 150주년을 맞아 스님의 정법안장과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하고자 한다”며 불자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은 “용성조사는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로 이 운동의 막후기둥으로서 온 겨레의 사표가 되셨다”며 “조사께서 유훈실현을 부촉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기에 조계종 종도를 위시로해 전 국민이 유훈실현을 계승해 나가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말했다.

▲ 죽림정사 조실 도문 스님은 법상에 올라 용성 스님의 가르침을 대중포교로 회향하자고 강조했다.
교성곡 ‘용성’ 등 다양한 행사 진행
기념법회에 이어 ‘나 용성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라도 다시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기념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퍼포먼스에서는 당시 상황을 재현해 용성 스님 복장을 한 이들과 재가불자들이 함께 우리나라의 독립과 불법홍포를 다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 한명옥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회장을 비롯한 15명에게 공로패가 전달됐다.

또 오후 1시부터는 탄신 150주년 용성음악제가 열려 스님의 음성포교 등 포교원력을 다시금 전했다.

용성 스님은 3·1운동 당시 불교계 대표로 참여했다가 1년 6개월 간의 옥고를 치뤘는데 옥중에서 기독교계의 찬송가와 한글성경을 보고 크게 깨우쳤다. 출소 후 불교계 최초로 ‘찬불가’를 만들어 직접 풍금을 치며 음성법회로 포교를 진작시켰으며 한글 역경 사업도 활발히 펼쳤다.

용성음악제에서는 박범훈 前중앙대 총장의 지휘하에 교성곡 ‘용성’이 중앙 국악관현악단, 국악인 김성녀 씨, 유희성 교수 협연으로 선보였다.

서울에서 온 정상관 씨(65)는 “평소 사찰에서 용성 스님이 번역한 한글 경전을 보며 고마움을 느꼈다”며 “스님의 큰 원력을 여기 모인 이들이 이어받아, 불교가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 이웃종교에서도 가르침 되새겨
이날 행사를 앞두고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장수 죽림정사에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수불 스님은 6월 2일 한국불교문화기념관에서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에 지정기탁 방식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수불 스님은 “종단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지정기탁하게 되었다”며 6월 5일 용성 스님 기념식이 예정된 죽림정사에 용성문도로서 참석할 뜻임을 밝혔다.

또 스님은 “용성 스님은 열반 직전 유훈을 통해 ‘우리나라 불교 전래지의 성역화’. ‘경전 100만권 번역과 배표’, ‘100만명에게 불교의 계를 줄 것’, ‘부처님 주요 성지에 한국사찰을 건립할 것’등 10가지를 당부했다며 이러한 유훈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법회에 앞서 진행된 다례재에서는 스님의 유훈을 잇는 발원문이 낭독됐다.
자승 스님은 “용성 스님이라는 큰 그늘을 피해갈 수 있는 스님들은 없을 것”이라며 수불 스님을 격려했다.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도 이날 행사를 앞두고 “가톨릭 교회도 1962년 전까지 미사 등에 일반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어를 사용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자국어로 예식을 집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렇게 보면 불교의식을 한글로 개편하고 보급한 용성 스님은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이자, 뭇 대중을 위한 참 종교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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