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귀(新話頭) ④

새말귀 운전에 비유해보면

손이 핸들을 잡는 것은

지혜가 하는 일

손은 심부름에 지나지 않아

‘운전 잘 해야겠다’는 마음

빛깔도 소리도 없는 마음자리

 

어째서 새말귀를 갖다가 만들었느냐? 말귀라 하는 건 선, 화두, 화두가 바로 말귀거든. 말 화자하고 머리 두자 하고 바로 말귀여. 그대로 번역을 하자면 말귀라고 번역을 해야 되거든. 새말귀, 신화두라. 이런 뜻에서 했는데 이 말귀, 화두, 이걸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우리는 가질 수가 있어. 제일 머리에 떠오른 것이 운전수들은 화두 가져서는 안 되거든. 이 화두법이 말이지 생긴 지가 한 천년 됐는가 이래요, 그 전에는 없었어. 어느 것 하나 말귀가 아닌 것이 없지만은 요새처럼 화두니 뭣이니 그 개념이 달라졌다 말이지. 이전과는 달라졌어. 부처님 당시와는 달라. 그만치 달라졌어. 개념이 달라졌다 그 말이거든.

그러면 운전수는 안 된다 말이여. 그거 참 큰일났다 말이여. 그러면 법이 아니라 말이여. 그러면 불법 치워야 돼.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고. 직업에 따라서. 또 사람은 직업이 있어야 된다 말이지. 밥 먹을 때 밥 먹을 줄 알아야 이거 직업이라. 잘 때 잘 줄 알아야 되거든. 이거 직업이라 비유해도 괜찮거든. 변소 갈 때 변소 갈 줄 알아야 된다 말이지. 그런데 운전수는 안 된다 말이여. 왜 그러느냐. 벌써 문제가 다르거든. 그러하니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불법, 이거 화두법 없애버려야 된다 말이여.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고, 물론 자기의 성의에 있어서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가 하나의 사람으로서 본다 할 테면 이건 안 됐다 말이여. 운전수도 할 수 있는 말귀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 화두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 이래서 새말귀를 만든 거여. 만들었는데 이걸 갖다가 새말귀라 신화두라. 신화두라 해야 납득이 가. 새말귀라 하면 납득 안 가는 줄도 내 알아.

지금 이거 만든 지가 한 십년 되는데 지금 사람들은 납득 안 갈 거여. 화두, 이거 말마디, 여기 꽉 찌달려가 있거든. 화두라 해야 알아. 말귀라면 이상해. 그것도 내 알아. 그러면 왜 만들었느냐 말이여.

이거는 오십년이나 백 년 후의 사람들을 위해서 내 만들어 놓은 거여. 불법을 믿는 불자라 하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거라야 된다 말이지. 말귀를 만들어냈는데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 있다 말이여. 있어. 없는 것이 아니거든.

이거 여러분들 단단히 알아야 돼요. 이것만 여러분들이 알면 얘기가 좀 수월해. 우선 사람이 이걸 가지는데 사람 자체를 확실히 알아야 돼요. 확실히 모르고 화두를 가져봤자 소용이 없어. 그건 대오를 못하는 법이여. 인간이란 어떻다 육신이 어떻다 어째서 육신이 생겼다. 어디서 왔다. 어떠한 작용을 한다는 거. 안이비설신의, 이거 전부 하나의 기관이거든. 이런 기관을 둬서 일을 하고 모든 걸 다 한다 말이여. 이걸 확실히 알아야 되거든. 이걸 확실히 아는 것이 불법이여. 다른 거 아무 것도 아니여.

그러면 우선 이 육신을 확실히 알라 할 테면 육신, 이거 자체성 없는 거 알아야 돼. 성품 없어. 이거, 성품 없는 것이거든. 성품이 없으면 어떻게 되느냐. 본래 이거를 거느리는 슬기가 있어. 지혜가 있어. 철과 슬기가 있어. 철과 슬기가 들어서 손은 손대로 눈은 눈대로 귀는 귀대로 그래서 마음대로 쓰는 거여.

가만히 생각하면 과학적으로 그래 의학적으로도 그렇고. 그러면 철과 슬기는 어떤 거냐.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어. 없어. 그런데 눈은 눈대로 활동을 하고 귀는 귀대로 활동을 하고 입은 입대로 활동을 해. 발은 발대로 활동을 해. 하는 것 전부 뭐냐 할 테면 이 자체의 슬기가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거든. 자체는 몰라. 만약 불난 데로 뛰어든다 할 테면 이것도 뛰어들어. 자체 그것이 없으니까. 아이고 겁나서 안 된다 싶으면 이거 안 가거든. 순전히 하나의 사용기관에 지나지 못한 거여. 이걸 확실히 알아버리면 얼마라도 할 말이 있어.

그래서 이제 새말귀를 만들어 놓은 것은, 제일 첫째 운전하는 사람을 비유한다면, 핸들을 가져. 핸들을 가진다 할 테면 이 손이 가지거든. 손이 가진다 할지라도 손은 자체성이 없어. 심부름꾼이라. 핸들을 가져야 되겠다 해야 가지는 것이거든. 그리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는 건 누가 그리 하느냐? 지혜가 그리 아는 거여. 그래서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지혜가 아는 것이거든.

손은 공연히 심부름에 지나지 못해. 만약 그렇다면 지혜의 놀음놀이지 손의 놀음놀이가 아니거든. 그러하기 때문에 나는 핸들을 잡고 운전을 잘 해야 되겠다 해서 운전을 하고 간다 할 테면, 나는 핸들을 잡고 운전을 잘 해야 되겠다 이것은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마음자리거든. 마음자리라. 그렇게 마음을 먹어 놓으면 이거 잡아도 그만이라. 이건 자체성 없는 그 자리니까. 그리 하면 벌써 화두거든. 이거 말귀라.

나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이 손을 시켜서 손으로 하여금 운전을 한다. 그러니까 사고 안 나도록 내 운전을 잘 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가져. 늘 “나는, 내라는 것은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인데, 이 자체성이 없는 손으로 하여금 핸들을 돌리면서 사고 없이 가야 되겠다” 이러면 벌써 핸들을 딱 잡으면 손이 잡는 거 아니거든. 그러나 손이 잡지 않은 것도 아니라. 벌써 핸들을 딱 잡았다 하면 벌써 마음자리.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그 자리가 시켜서 이래 딱 잡는 것이거든.

또 밤에 잘 때는, 육신이 이 기관은 오늘 종일 이리 저리 다니다가 이 시간엔 일을 안 한다 마음자리에서 일을 시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그래서 내 선을 한다. 얼마라도 선이 되거든. 나중에는 내가 시켰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시켰어. 이거 마음 나툼이라. 그래서 이제 손을 썼어. 다리도 썼어. 모든 걸 다 써. 그런데 밤 되면 쓰지 않거든. 쓰지 않고 그대로 방하착 해버린다 말이지. 해서 편안하게 오늘 선을 해도 좋고 뭣을 해도 좋고 이런데 그러기 때문에 요 도리를 알아버리면 여러분들 참말로 견성하는 거 문제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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