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북콘서트 현장

정목 스님이 진행한 진오 스님(오른쪽 두번째)의 북콘서트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사연이 소개돼 감동을 선사했다.
원학 스님

“다선은 주변 돌아보는 계기”
초의 스님 <동다송> 저술 의미 ‘회향’
‘다선일미’는 생명존중의 또 다른 표현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 모두의 공업

진오 스님

“어려운 이웃 위해 계속 뛸 것”
사람 마음 모으는데서 모금 시작
1km 당 100원씩 총 2200km 뛰어
세월호 희생자 위해 108km 달려

 

원학 스님은 18일 북콘서트에서 초의선사가 <동다송>을 펴낸 의미는 ‘나눔과 회향’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진왼쪽은 김문주 아나운서
“생명존중·삶의 여유를 되돌아 보자”
원학 스님, 〈동다여…〉 북콘서트서 강조

“200년 전 초의 스님은 동다송에서 ‘다성이 불성이다’는 말로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심성에 주목했습니다. 종교를 떠나 당대 유학자 등 지식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초의 스님의 사상을 되돌아보며 세월호의 아픔을 딛고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학 스님(봉은사 주지)은 5월 18일 서울 조계사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저서 〈향기로운 동다여 깨달음의 환희라네〉 출간기념 북콘서트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원학 스님의 〈향기로운 동다여 깨달음의 환희라네〉는 우리나라 차 문화를 대표하는 저서인 초의선사의 ‘동다송’에 수행자로서 스님의 해설을 담은 책이다. 전문아나운서 김문주 씨와 함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400여 대중이 운집해 스님의 말을 경청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 원학 스님은 선수행의 의미와 책 속의 이야기 등을 청중들과 나누고 직접 친필 사인회를 진행했다.

먼저 원학 스님은 “200년 전 초의 스님께서 말하고자 하신 차가 곧 수행이라고 하는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정신을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자 번역 해설했다”고 집필의도를 전했다.

스님은 “집필과정에서 초의선사의 차인의 모습 뿐만 아니라 수행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모두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기쁨은 ‘나눔’인데 초의 선사는 차를 통해 느낀 깨달음을 대중에게 회향하기 위해서 동다송을 지었으며 저 또한 공부한 바를 회향하기 위해 이번 책을 내게 됐다”고 회향차원에서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됐음을 설명했다.

스님은 오늘날 초의 선사의 다선일미 정신을 되살려야 하는 이유로 종교의 벽을 넘은 소통과 생명존중 등의 가치를 들었다.

스님은 “초의 스님은 평범한 수행자였지만 숭유억불의 시대, 당대 유학자들과 교우를 나누었다. 다선일미 사상은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어 당대 지식인들에게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그것은 사람의 심성을 탐구하고 우리 삶을 향기롭게하는 ‘차의 힘’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오늘날 세월호 참사는 사회병폐를 만든 우리 모두의 공업”이라며 “진정한 환희는 멀리 있지 않다. 서로를 돌아보고, 여유를 갖고, 심성을 맑게하며, 자연을 아끼는 삶을 사는 것이 그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콘서트는 참석한 대중들이 스님에게 차와 초의선사 등에 대해 묻는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온 김명숙 씨는 “평소 잘 알지 못하던 초의선사와 차의세계에 대해 알게된 계기였다”며 “초의선사가 강조한 것이 결국 나눔과 회향이라는 점에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의 북콘서트에는 불교합창단의 공연도 있었다.

 

진오 스님과 정목 스님이 진행한 북콘서트
“이웃 돌보기 위해 지구 끝까지 뛸 것”
진오 스님, 〈혼자만 깨우치면…〉서 다짐

‘달리는 스님’으로 알려진 진오 스님(대둔사 주지)은 “가진 것도 없고 제대로 염불도 할 줄 몰랐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었기에, 마라톤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지구 끝까지 뛰겠다”고 밝혀 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진오 스님이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북콘서트에서 밝힌 각오다.

불교계 명진행자 정목 스님과 함께 대화 형식으로 콘서트를 진행한 스님은 “모금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배운 것이 ‘모금은 돈을 모으는 게 아닌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라는 점”이라며 “단순히 돈을 모으려고 프로그램을 들었던 나에게 이런 가르침은 크게 다가왔다. 이후 진심으로 달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슈를 만들고 기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었으며 ‘스님’이 이런 일을 하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며 도움을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진오 스님이 마라톤을 하게 된 첫 계기는 무엇일까. 스님은 2010년 머리 한쪽을 잘라낸 베트남 청년 토안을 만나며 부터라고 밝혔다.

토안은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고 머리 한쪽을 잘라냈다. 하지만 보상금은 700만원이 전부였다.

스님은 “한국에서 어렵게 살다가 반쪽 가까이 되는 뇌를 잘라낸 토안을 보면서 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님은 토안을 위해 울트라 마라톤에 나섰다. 그 거리는 108km. 1km 당 100~200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결국 스님은 1000만원을 모아 토안을 도왔다. 이후 스님은 이주노동자, 다문화여성, 통일(탈북)아이들, 일본 쓰나미 수재민, 베트남 해우소 설치 등의 공익사업을 위해 계속 달렸다. 해외에서도 마라톤을 진행했다. 스님이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2200km에 달한다. 이날 스님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108km를 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할 수 있었던 어린 생명 300여 명이 피어보지도 못한채 저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것을 보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달리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이자 참회였습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목 스님은 스님의 말을 받아 “진오 스님은 고통을 나누고자 정진하는 관세음보살”이라며 사랑을 전하는 달리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오 스님은 콘서트에서 “앞으로는 혼자 달리기가 아닌 함께 달리는 릴레이 달리기를 할 계획”이라며 “릴레이로 마음을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함께 생각하고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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