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진도 ‘세월호’ 여객선 전북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전라북도 부처님 오신날 연등제가 도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봉행됐다.

 전라북도 부처님 오신 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성우스님. 금산사 주지)는 4월 26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사부대중 2,0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와 부처님 오신 날’ 연등제를 봉행했다.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과 성우스님, 도광스님(태고종 전북종무원장), 회명스님(천태종 만월사 주지), 지섭스님(보문종 지섭스님) 등 전북지역의 각 종단 스님들과 김백호 전북신도회장을 비롯한 각급 신행단체장과 김완주 전북도지사등 기관장 등이 동참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부처님 오신날의 깊은 뜻을 경건하게 되새겼다.

 연등제에 앞서 각 부스에 설치된 불교문화 체험에 이어 지난 4월 19일 덕진공원에서 개최된 어린이 큰잔치 백일장과 사생대회 입상자에 대한 시상식도 개최됐다.

 

연등제 참석대중들은 최근 진도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전북영산작법 보존회 스님들의 집전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영산작법과 추도문 낭독, 아미타경 독경, 희생자들에 묵념, 실종자들의 무사생환 기원순으로 진행됐다.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은 봉축법어에서 현대사회는 사회갈등은 대립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원효스님의 원융불교, 회통불교의 화쟁사상을 바탕으로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고 고통의 근원은 자신의 마음속에 상相을 세우는 망상과 집착에서 비롯됨을 깨달아야 한다”고 설했다.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은 “세월호 참사는 공생공존의 진리에 역행하는 인간의 무지와 탐욕에서 비롯됐다” 며 “나와 이웃을 슬픔과 불행으로 몰고가는 무지와 탐욕의 중생심에서 벗어나 희망의 등, 평화의 등, 행복의 등을 밝히자”고 말했다.

 

법요식을 마친 사부대중은 검은 상복에 하얀 백등을 선두로 전주시 중심도로를 행진하며 세월호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겼다.

 이날 연등제에는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빠져있는 국민정서를 감안해 일체의 장엄들을 준비하지 않고 극락왕생이라 적힌 흰색등과 실종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붉은 등만으로 제등행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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