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회향한마당, 천도의식 속 경건히 봉행

▲ 연등회 회향한마당은 예년과 달리 실종자 귀환을 기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으로 진행됐다. 사진= 박재완 기자
올해 연등회 회향한마당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장으로 마무리됐다.

4월 26일 서울 종로거리에 세월호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천도재가 열렸다. 천도의식은 인묵 스님(조계종 의례위원장)의 집전으로 수륙재보존회 스님들이 영가의 극락왕생을 함께 발원했다.

바라와 요령소리가 들리고 영가를 부르는 창혼 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동해안별신굿 전수조교인 김정희씨의 구슬픈 곡조에 맞춰 국립국악원 지도단원인 박은하씨가 진혼무를 선보였다. 죽은 이를 품으려는 듯 애절한 손길과 움직임이 더해졌다.

▲ 대불련 활동가인 박선연(성신여대3) 양이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박재완 기자
이어 선정 스님은 “고운임아 정든임아 서글서글 웃는 임아”라고 시작하는 화청에서 “눈뜨고는 못보나니 눈감으면 만나려나. 세월호 희생자는 서방정토 왕생극락 하옵시길 빈다”고 말해 대중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성신여대 박선연 양의 발원문도 낭송됐다. 박양은 “그분들이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막혀온다. 그러나 침몰해가는 배속에서 마지막까지 부처님 모습을 보여준 분들의 살실성인을 기억하고 인간다움의 길을 배우겠다”며 “부모들의 가슴에 쌓인 원망과 분노, 억울함과 고통이 모두 씻겨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우리 부모님, 형제, 아이들이 밝은 세상에 태어나길 간절히 빈다”고 참회하며 발원했다.

곳곳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을 감고 합장한 채 세월호 아픔을 함께 한 이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아미타불을 함께 염송했다.

이날 회향식은 진명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빛으로 돌아오소서 등의 음성공양으로 마무리됐다.
▲ 기원의 장에 참석한 불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박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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