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도 육신도 싹 내버려요

여기다 마음을 두지 말아요

몸에 촉각에 신경쓰지 마세요

빛깔도 소리도 없는 이 자리를

오늘밤 내로 찾아내 보세요

하나 알면 전부 알아버려요

 

철야정진법문 ⑤

그러면 지금 여러분 이렇게 앉아 있죠? 내가 지금 여러분들 보고 하는 줄 압니까? 여러분, 여러분의 육체는 아무 자체 지혜가 없어. 그러나 나는 여러분의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를 향해서 내가 하는 말입니다. 나는 여러분 다 알고 있어요. 여러분은 나를 모를 겁니다. 물론 아는 분들이 계시지. 나는 환히 알고 있어. 뚫어지게 알고 있어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 그러나 여러분의 그 몸뚱어리 이거. 이거는 자체의 지혜가 없는 헛거, 허망물이에요. 내가 허망물을 향해서 말하는 것 아닙니다.

그러하니 여러분들 오늘 저녁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잠을 자지 마세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이 고생을 한다 말이여. 고생도 좋고 뭣도 좋아요. 이걸 하나 알기 위해서 하는데, 도대체 이걸 시켜서 하긴 해요. 왜 그러냐 할 테면 이건 내 관리물이거든요. 관리물을 시켜서 참선도 하고 이래 하는 건데 오늘 저녁에는 내가,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참말로 내라는 걸 갖다 여러분들 느껴야 됩니다. 여러분들 이것만 느껴버리면은 내일부터 다 올라가도 좋습니다. 그러하니 나중에 차차 얘기하기로 하고 좌우간 어떻든지 문제는 이걸 아는 것은 눈이 보는 것 아니다. 내가 지금 이거 붙잡았는데 이거 손이 붙잡은 것 아니에요. 손은 몰라요. 자체 지혜가 없는데 어떻게 이걸 붙잡은 줄 알 거요? 내한테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있는 것이거든요. 있기 때문에 손으로 하여금 이걸 붙잡아서 이리 이리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걸 손이 잡았다 해도 돼. 틀린 건 아니에요.

이건 불교에 들어가는데 제일 첫째 관문입니다. 이걸 몰라서는 안 됩니다. 공부, 천하 없는 석가세존 이상 공부해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한테는 뭣이 있나, 진짜 나는 내 잘 나나 못 나나... 이거 육신은 인연에 따라서 착한 일을 많이 하면은 선처에 나. 악한 일을 많이 하면 악처에 나. 축생 같은 것 이런 것, 악처에 나. 그러니까 그런 건 별 문제로 하고. 어떻든지 여러분, 사람의 몸을 받아서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가 이걸로 하여금 작용을 하고 있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간단한 거예요. 견성하기 쉽다는 말 이 때문에 하는 겁니다. 여러분 그래도 대학 다 다녀. 다 지식인이여. 아, 이 말 쯤이야 어째 못 알아듣겠나요? 그리고 이 말이 과학적으로 맞느냐 안 맞느냐 이거부터 검토하세요. 만약 과학적으로 안 맞다면은 내 말 거부해 버리세요. 과학적으로 딱 맞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우주 공간이라는 건 우리가 과학적으로 작용을 하는 하나의 광장에 지나지 않은 겁니다.

그러하니 오늘 저녁에 여러분들 땀 좀 흘리세요. 땀 나는 줄 아는 그 자리가 어떤 자립니까? 그 자리,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립니다. 그러나 이걸 극복해서 나간다면 땀이 나다가도 거기서 서늘서늘한 바람이 납니다. 그러하니 우리는 제일 첫째, 처음부터 이리 합시다. 여러분들 공부 많이 한 줄 내가 아는데 지금까지 하던 것 싹 내버려요. 싹 내버려. 좀 더 나갈 것 같으면 육신 이것도 내버리세요. 내버린다는 말은 무슨 말이냐 하면 여기다 마음을 갖다 두지 말라 이겁니다. 아이고 이거 내 손이 어떻고 아이고 먼지가 묻고, 이런 것 소용없는 겁니다.

좌우간 나는 내의 관리물인 이 육신을 끌고 왔는데, 온 김에 말이죠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니까 이거 규명해야 되겠다. 귀가 듣는 것이 아니라니 이거 규명해야 되겠다. 혓바닥이 맛을 보는 것 아니라니 이것 규명해야 되겠다 하고 이러고 나가야 될 겁니다. 사실로 이거 중대한 문제 아닙니까? 이거 웃고 치울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하니 여러분들 이 기회에 오늘 밤에, 물론 앞으로 오륙일 있지만 말이지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든지 여러분들이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 찾아내세요. 한 가지 부탁은 여러분들 너무 춤을 많이 출까 싶어서 그런데, 이걸 알게 되면 춤을 추게 됩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춤을 너무 많이 추지 말고 조금만 추도록 이리 하세요. 춤추다가 자부는(조는) 사람 밟으면 곤란한 일이니까. 하하하. 그러하니 이렇게 추기 쉬운 겁니다. 이거 어렵습니까 여러분들. 그런데 이거 미한 사람에게는 참 어려운 거예요. 어려운 거예요. 이 생각을 하다가도 맞다 말이여. 거부를 안 해. 여러분 지금도 내 말 거부 안 할 겁니다. 그러나 딱 하게 고개 돌리면 이거 내다 내 머리다 팔이다 손이다 발이다 이렇게 생각하거든. 물론 팔이에요. 그런데 이걸 시켜서 뭘 하는데, 탁탁 작용을 하는데 탐착을 해버려.

그러하니 오늘 내 이 정도로 얘기를 해 두겠습니다. 좌우간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 그리고 이거 처음에 벽오동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일심송 이리 죽 있는데 이거 전부 안 되겠습니다. 중요한 걸 갖다 가려가면서 이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하고 중요치 않은 것이 없지만은 가려가면서 이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우간 여러분들 이 기회에 말이죠 하루에 하나만 아세요. 열 나(개)나 백 나나 할 것 없이 하나 알면 전부 알아버립니다. 우주 공간에 걸 전부 알아버려요. 그러기 때문에 하나만 아세요 하는 건데, 우주 공간이고 뭣이고 그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가 지금 허공중에 둥둥 떠 있다는 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만 눈이 보는 것 아니다 귀가 듣는 것 아니다 혓바닥이 맛보는 것 아니다 그런 식으로 하면은, 눈으로 보는 것이 뭣이며 귀로 듣는 것이 뭣이며 혓바닥으로 맛을 보는 것이 뭣이며 의심이 날 것 아니겠습니까? 그 땐 의심을 가져요. 그런데 의심할 것이 없어요. 하는 놈이 있거든. 하는 놈이 있는 건데 세상 사람들 다 말하지 않았어요? 마음이라고. 마음이라 해도 좋고, 말이 많습니다. 이름들 많아요.

나는 여러분의 얼굴들 보고 하는 것 아니라 그 말이여. 여러분의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를 걷어잡고 하는 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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