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말은 단어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곧고 푸른 기상을 상징하는 청마로 대변되는 갑오년을 맞아 모두들 새로운 계획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말띠를 맞은 사부대중들은 2014년 새해 어떤 목표를 세웠을까? 말띠 사부대중 그들의 새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료 급식공간 건립 불사 숙원”

 

부산 혜일암 주지 우신 스님

 

“오늘을 충실히 살면 그것이 곧 행복이죠. 그러면 내일도 글피도 또 내년도 늘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새해 계획이 없어요. 오늘 하루 열심히 잘 사는 게 제 계획이죠. 그러면 삶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삶이 더 풍성해지죠.”

54년 말띠로 올해 환갑을 맞는 우신 스님은 유쾌한 웃음으로 이렇게 새해 계획을 말한다. 12년째 부산 지하철 구서역 인근에서 화요일 수요일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하는 스님은 그날 그날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대접해 드리는 것이 가장 즐겁다.

“어르신들에게 조미료를 넣지 않은 최상의 재료로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해 드려요. 화요일은 식판에 반찬 3개와 국과 밥을 드리고 수요일은 국밥을 드리죠. 모두들 너무 잘 먹고 간다고 최고의 음식이었다고 칭찬하고 가실 때 가장 뿌듯하죠. 어르신들에게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보람입니다.”

스님은 하루하루 즐겁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나이 먹는 것이 슬프고 두렵지 않다고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늙는 걸 두려워하잖아요. 그런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나이 먹는 게 너무 자랑스럽죠. 그렇게 바쁘게 달려오다 보니 환갑을 맞았네요. 저는 환갑 맞은 저를 크게 칭찬하면서 사람들에게 환갑이라고 자랑하고 다닐 정도죠.”

스님의 오랜 소망은 현재 급식을 하고 있는 구서역에 급식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급식 장소가 노천이다 보니 비 오면 어르신들이 급식을 드실 공간이 없어요. 시장님이든 구청장님이든 만나기만 하면 이 부탁을 하는데 행정적인 문제로 급식 공간을 마련할 수 없다고만해요.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잘 해결 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저의 오랜 소망입니다.”

속가의 아버지를 4살 때 여의고 20년 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발원한 스님은 12년을 한결 같이 어르신들을 위해 공양을 올리고 있다. “저는 어르신들에게 급식을 해드리면서 제 수행의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수행만 했으면 이만큼 세상을 배울 수 있었을까 싶어요. 절 밖으로 나가 수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니 수행자로서의 아상을 깨는 계기가 됐죠. 그래서 2014년에도 꾸준히 한결같이 어르신들을 위한 공양을 올리며 부처님 법을 세상에 알려 나가겠습니다.”

“불교 명상상담 책 출간 발원”
 

뫔센??원장 선업 스님

 

마음치유 상담전문가인 선업 스님은 1966년 병오(丙午)년 생이다. 2014년 말띠 해를 맞아 신년을 맞는 소감을 묻자, 스님은 “수행자이면서 공부하는 사람이다 보니, 순간순간을 지금 이곳에서 내가 어떠한 기능을 하며,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한 해였다”고 답했다.

센터 원장으로 활동하는 선업 스님은 불교상담개발원연구위원, 서울가정법원상담위원을 맡으며 행복한 인간관계 증진에 대한 해법을 전하는 인기 진행자이자 사랑 전문상담가로 종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커다란 공감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선업 스님은 2013년 한해를 차(茶)를 매개체로 한 명상상담 활동을 해왔다. 스님은 “마음 불편한 사람들의 속을 풀어주고 마음을 꿰매어 주는 한해를 보냈다. 가정법원상담위원이다 보니 이혼상담, 연애상담 등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며 열심히 활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업 스님은 갑오년 새해에는 전통적인 불교매체를 활용한 명상상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론서를 낼 계획이다.

“차 등 불교전통 매체를 활용한 명상상담을 좀 더 과학적으로 분석해 불교도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스님과의 차담(茶談)이 왜 좋고 왜 필요한지, 이걸 통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와 관련한 작업을 3년 동안 해왔습니다.”

선업 스님은 불자들에게 각자가 주어진 자리에서 기능(機能)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선종(禪宗)에서는 기능에 대한 특별한 뜻이 있습니다. 나의 본질, 즉 불성이 해야 할 능력 발휘를 일컫는데, 나로써 해야 할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새해를 맞은 불자들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낄 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명상법을 제시했다. “손가락 세 개를 이용해 이마, 무릎 등 내 몸 한 부위에 각각 대면서 속으로 생각하세요. 첫 번째는 ‘여기는 어디인가’, 두 번째는 ‘나는 누구인가’, 세 번째는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쉽게 화두를 두는 겁니다. 처음에는 장소를 알아차리고, 다음에는 나를 챙기고, 그 다음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챙기는 겁니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면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 있어도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성년 대학생 위한 수계식 추진”

 

최용춘 교수불자연합회 회장

 

말의 해를 맞는 54년 말띠 최용춘 교수불자연합회 회장은 다가오는 2014년에 대해 소통과 화합을 통해 발전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최 회장은 2013년 많은 일들을 했다. 특히 창립 25주년을 맞은 교수불자연합회 회장으로서 ‘학문과 함께 보살의 길을’ 문집 발간과 함께 대구, 부산, 광주, 청주에서 권역별 간담회 등을 직접 이끌었다.

최 회장은 “권역별 간담회가 하계·동계 교수불자대회보다 의미가 더욱 컸다”며 “특히 성년이 되는 대학생들에게 교수들이 주축이 돼 성년 수계식을 열자는 의견이 나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교수불자대회에도 근래 가장 많은 분들인 12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참여율이 늘고 있지만 전국교수가 약 10만 명임을 감안하면 교수불자의 활동이 참으로 미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자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회원 교수들이 좀 더 단합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교불련에서 불자 대학생들의 신행 활성화를 위해 지도교수들이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권역별 간담회를 전북, 충북, 대구권, 제주권에서 지속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수불자연합회는 2014년 2월 3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부처님 8대 성지를 중심으로 인도성지순례를 진행하며 7월 초에는 순천 송광사에서 하계교수불자대회를 개최한다.

최 회장은 “교수들이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등에 동참해 어린 학생들부터 불자들로 키워 나가야 한다”며 “불교를 믿는 교수들이 적극적인 신행활동을 전개할 때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대학생 불자들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개인적으로는 올해 ‘불교사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소고’ 등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글을 썼는데 이 분야를 심도있게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끝으로 “새 해, 말의해라는 구분보다 모든 대중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보현행원을 실천한다면 날마다 좋은날, 매일 매일 새로운 날일 것”이라며 “새해를 앞두고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해나가는 불자들이 되자”고 말했다.

“새해에는 멘토 스님 만나고 싶어요”

 

영화배우 신이

 

“지난 한 해 불교방송 ‘활력충전 2시4시’를 진행한 것은 너무나 큰 행운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 주셨고 저 또한 큰 용기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고 해야 할까요? 올해도 불자님들을 위해 좋은 방송을 들려 드리고 싶어요.”

78년 말띠 신이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에서 개성만점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슬럼프로 의기소침해 있던 가운데 지난해 5월부터 불교방송 진행을 맡으면서 그녀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동안 스스로 나는 너무 불행하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정적 감정에 빠져 힘들었어요. 하지만 방송을 하면서 애청자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잘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보람도 컸죠. 특히 제 방송을 듣고 행복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의 문자를 받을 때는 정말 방송하는 보람을 느껴요. 또한 늘 영화와 방송 쪽 일만 하던 제게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라디오 진행은 세상을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신년 새해에는 불교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한다. “불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니는 정도였어요. 하지만 불교방송을 진행하면서 스님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또 불교 서적들도 읽으면서 위안도 얻고 감명도 많이 얻었죠. 그래서 새해에는 불교를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발심을 했어요.”

또한 멘토 스님을 만나는 것도 신이 씨의 목표다.

“쑥스러움이 많아 아직까지 스님들을 대하기가 쉽지 않아요. 같이 진행을 맡고 있는 김주철 씨는 스님들에게 쉽게 잘 다가가는데 저는 그러기 쉽지 않아요. 올해는 꼭 제 인생의 멘토 스님을 만나고 싶어요. 스님께 인생상담도 하고 또 차도 마시며 담소도 나누며 제 삶을 좀더 풍부하게 만들어보고 싶어요.”

방송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을 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기쁨을 찾은 배우 신이 씨는 2014년 상반기 ‘가족사진’(감독 정흠문)으로 대중들을 찾아간다. 또한 로맨스 소설 등을 출간하면서 작가로 데뷔하기도 한 신이는 앞으로 방송기획안 등 새로운 글쓰기에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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