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불교계 10대 뉴스

불교계의 2013년은 다사다난하고 바쁜 한해였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이어진 정전 60주년 행사부터 주요 종단 수장들을 뽑기 위한 선거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힐링 멘토 스님들의 활약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스님들의 범계 행위는 ‘옥의 티’로 남았다.  

▲ 연임에 성공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1월 8일 열린 취임법회에서 삼귀의례를 하고 있다.
1. 조계종 등 주요 종단 수장 교체
올해 불교계의 가장 큰 이슈는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누가 당선될 것인가’였다. 이번 조계종 선거는 총 5명의 스님이 출마해 추대가 아닌 경선 체재로 진행됐지만, 사실상 기호 1번 자승 스님과 기호 2번 보선 스님의 양자 대결이었다. 10월 10일 열린 선거 결과는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자승 스님의 압승이었다.

진각종은 올해 가장 먼저 수장이 교체됐다. 진각종 종의회는 4월 18일 열린 정기종의회에서 제29대 통리원장에 명륜 심인당 주교 회정 정사를 선출했다. 태고종 제25대 총무원장에는 개혁적 인물로 평가받는 前 중앙종회의장 도산 스님이 당선됐다. 7월 18일 열린 선거에서 도산 스님은 전체 유권자 총 146명 중 68표를 획득해 총무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불교 총지종의 종무행정을 이끌어갈 제17대 통리원장에는 법등 정사가 선출됐다. 총지종 중앙종회는 제114회 종회를 4월 26일 서울 역삼동 통리원서 개최하고 법등 정사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2. 잇따른 범계행위 대책은 없나
다시 범계 문제가 터졌다. 조계종이 건립한 공익 연수 시설에서 스님들이 술자리를 열었고 일간지 신문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돼 더욱 문제가 커졌다. 술자리를 가진 스님 중에는 연수원장 초격 스님(중앙종회의원 겸직)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2명이 포함돼 있어 지도층 스님들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중앙종회의원 무애 스님은 서울 조계사 인근 포장마차에서 여성과 술자리를 가져 공개 참회를 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만 불교계 지도층 인사인 중앙종회의원 5명이 범계행위가 물의를 빚고 있어 한국불교가 전반적으로 범계불감증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도 했다.

결국 연수원장은 교체됐으며, 종단과 종회의장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대에 맞는 청규 제정에 대한 필요성도 함께 대두됐다.

3. 정전60주년 평화행사 성료
2013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불교계에서는 불교적 평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 운영위원회’는 9월 27일 ‘한반도 평화대회’를 부산 UN기념공원에서 거행했다.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한 수륙천도재를 비롯해 범종 타종과 승무공연을 선보였다. 9월 3일에는 KBS와 함께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열린음악회를 개최했으며, 6월 범어사에서는 불교의 평화론과 평화운동을 고찰하는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 조계종 한반도평화대회 수석부위원장인 포교원장 지원 스님과 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인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7월 27일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에 한국 민간대표로 참석했다.

▲ 마가 스님이 조계종 포교원이 12월 5일 개최한 ‘국민행복 힐링투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4. 힐링 멘토 스님들 인기 쭉~
2013년에도 법륜 마가 정목 스님이 일으킨 힐링 바람은 여전했다.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큰 반향을 일으킨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100강에는 총 63515명이, 미주와 유럽 총 47개 도시에서 12205명이 스님의 강연을 들었다. 신간 〈인생수업〉은 현재 10주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힐링강좌의 선두주자 마가 스님은 대학, 기업체, 방송국 등에서 80여 차례 강연했고 30000명이 강연을 경청했다. 신간 〈알고보면 괜찮은〉은 출간 2주 만에 3쇄 인쇄에 들어갔다고. 마가 스님은 내년 1월 7일에는 KBS 아침마당 출연을 확정했고 BTN ‘마음꽃이 피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목 스님 역시 힐링 강연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20여회 전국 강연을 진행했고 SBS 힐링캠프, 아이러브인 등에 출연하면서 힐링멘토로 우뚝 섰다. 올 12월에 출간한 신간 〈비울수록 가득하네〉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조계종 포교원도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전국 사찰을 돌며 ‘국민행복 힐링투어’를 진행한다. 첫 행사로 포교원은 조계종 제6교구본사 마곡사와 12월 5일 대전 오페라웨딩홀에서 충남, 대전 권역별 행사를 개최했다.

5. 해외 유명 수행자 잇달아 방한
올 한해에도 해외 유명 수행자들의 방한도 이어졌다. 세계적인 명상가 아잔 브람 스님은 지난 1월에 방한해 8박 9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동국대 집중수행 인터뷰와 함께 안국선원 불광사 봉은사 조계사 구룡사 봉암사 등에서 법문을 펼쳤다.

프랑스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이끌고 있는 틱낫한 스님은 법사단과 함께 5월 한국을 방문, 15일간 월정사, 서울 동국대 실내체육관, 중앙승가대 등에서 ‘힐링, 상생, 행복’을 주제로 집중 명상수행과 대중 강연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영화 감독이자 티베트 불교의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명인 종사르 켄체 린포체와 세계 여성불교의 스승 텐진 팔모 스님은 각각 8월과 11월에 방한했다.

▲ 월정사는 5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4박 5일 간 틱낫한 스님 초청 명상 수행 지도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사진은 4일 진행된 월정사 천년의 숲 걷기 대회 모습.
6. 조계종 법인법 제정 그리고 반발
조계종 법인법이 중앙종회를 거쳐 4월 1일 공포했다. 조계종은 중앙종무기관 또는 종단 스님이 설립하거나 사찰 재산을 출연해 세운 법인을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선학원은 법인법 제정에 반발하고 2002년 종단과 합의 후 개정된 재단의 정관을 이전의 내용으로 환원시켰다. 7월 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중진 분원장 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한 종단과의 결별을 대비하기 위해 교육 수계도량과 기초선원으로 부산 금정사와 지리산 정각사를 각각 지정했다. 여기에 대각회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기도 했다.

법인법 제정에 따라 조계종 관련 법인들은 내년 6월까지 등록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이 같은 반대 여론 때문에 제도 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7. ‘글로벌’ 불교학, 한국이 주도
불교학 연구에 있어 2013년은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해였다. 먼저 금강대가 하버드대와 동양연구서의 최고 권위인 〈하버드대동양학총서〉 중 유식 분야를 공동 출간했다.

하버드대가 외부 대학과 총서를 공동출간 한 것은 출간역사 120년 중 최초의 일이다. 총서에는 총 1429페이지에 유식학 흐름과 함께 유식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독일 함부르크 대 람버트 슈미트하우젠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반 데어 퀘입 교수를 비롯해 일본 와세다 대 요시무라 마코토 교수, 중국 스찬대 빙첸 교수 등 관련 전공학자 34명의 논문이 실렸다. 한국에서는 안성두 서울대 교수, 김성철 금강대 HK교수, 박창환 금강대 교수, 차상엽 금강대 HK교수의 논문이 실렸다.

동국대는 중국 베이징대, 일본 도쿄대, 대만 타이완대와 협약을 맺고 2014년 5월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매년 워크샵·대회·영문단행본을 발간하는 등 불교학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서구로 넘어가있는 불교학 연구의 주도권을 동아시아 명문대들이 힘을 모아 다시 찾아오자는 의미다.

▲ 4월 3일 열린 만해마을 동국대 기증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8. 만해마을, 동국대에 기증
4월 3일에는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강원도 인제의 만해마을을 동국대에 기증했다. 2003년 설립된 만해마을은 문인의 집, 만해기념관, 만해학교, 서원보전, 만해수련원, 청소년수련원 등 건물 6개 동과 종각, ‘님의 침묵 광장’ 등 부대시설로 이뤄져 있다. 토지 면적은 2만1000㎡, 건물 면적은 1만2000㎡로 시가 200억 원 상당이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오현 스님은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1기 졸업생인 만해 스님의 정신을 동국대가 잘 받들어 계승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동국대는 만해마을을 연수원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는 한편 2학기부터 ‘만해학 강좌’를 개설해 운영에 들어갔다.

9. 불교폄훼·종교편향 여전
불교폄훼와 종교편향도 여전했다.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는 합천군 제1회 다라국 문학상에 소설가 표성흠 씨의 〈황강-다라국의 발원〉이 선정된 것이다. 이는 가야가 기독교 국가였고, 불교를 숭상했던 신라 법흥왕의 종교 박해로 가야가 멸망했다는 내용의 소설이 지자체가 주관하는 문학상에 수상작으로 선정돼 물의를 빚었다.

청도반시축제의 찬송가 공연도 지자체 축제의 종교편향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폐막식 프로그램인 추수감사음악회를 청도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하면서 기독교연합합창단이 출연 찬송가를 불러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구시립합창단 역시 정기연주회에서 특정종교를 상징하는 찬송가를 연주해 지탄을 받았으며, 전주시가 추진하는 종교관광활성화계획에서 특정 종교성지화가 추진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 10월 30일~11월 2일 공주 전통불교문화원에서 4일간 진행된 조계종 제 2급, 3급 승가고시.
10. 조계종 승가교육 안착화
조계종 승가교육이 나날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표준교육과정은 안착화의 일로로 가고 있으며, 종단 연수 교육은 내년부터 법계별 교육으로 재편된다. 또한 종단 스님들의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줄 수 있는 해외 연수도 시행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동영상 강좌 역시 현재 14개 강좌가 서비스 되고 있으며, 학인 뿐만 아니라 일반 스님들에게도 무료 공개하고 있다. 동영상 강좌를 청강하는 일반 스님들의 수만 300명에 이르며, 중앙승가대학교, 해인율원 등 단체 가입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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