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포교 현황은?

사찰에서 염주를 꿰고 있는 불자어르신의 모습.
고령화속도 OECD 최상위
교계, 포교사업에 노인분야 없어
일선사찰 노인 법회 전무
117개 불교대학 중 노인대학 1곳

복지투자액 3대종교 비슷
수탁운영 복지시설 종교활동 금지
나이들수록 불교 선호 현상
전법에 유리…포교전략 세워야


21세기 세계적 과제 중 하나는 인구의 고령화다. 지구상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2050년이면 20억 명으로 증가해 세계 인구의 21%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교계에도 신도층에서 확연히 고령화가 진행중 이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미흡하다.

빠른 사회 고령화, 하지만 대비는…

세계는 이제 빠르게 고령화 사회에 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고령화 대응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5월 21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성한 ‘인구 고령화 경제적 영향 분석 및 고령화 대응지수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OECD 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22개 회원국의 2007~2009년 3개년의 평균 고령화 대응지수 비교 결과 우리나라는 27.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령화 대응지수는 소득, 건강, 고용, 사회적 지원, 지속가능성 등 5개 영역의 각 10개 세부 기준에 가중치를 둬 합산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아일랜드, 덴마크, 네덜란드가 모범국가 1∼3위에 올랐다. 일본은 21위로 한국보다 한 단계 높지만 역시 최하위권이었다.

이는 불교계의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노년층을 전문적인 포교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미 사찰에서 진행하는 행사 참가자 대부분이 노년층이기 때문이다. 조계종 포교원의 연령별 포교사업을 보아도 영유아·어린이·청소년·대학생 및 청년 등 불교가 이웃종교에 비해 열악한 분야에 한정돼 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포교사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일선 각 사찰에서도 장년층 이상을 일반적인 포교 개념으로 대하고 있다.

노인 포교 방안으로 복지 투자 많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2011년 조사한 불교사회복지시설 현황 분포를 보면 전체 불교사회복지시설인 753개 중 노인복지분야는 총 327건으로 43.4%에 달한다. 전체 불교사회복지시설 중 70.8%인 533개의 시설이 사찰의 재정적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7월 보건복지부 민생안정과 관련자료를 살펴보면 각 종교별 복지시설 운영과 예산 추계에서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계는 각각 1조원이 넘는 운영예산을 사용했다.〈표1 참조〉

하지만 이러한 복지 후원이 포교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용권 조계종 승려복지회 사무국장은 “포교원에서 종단 소속 사찰에서 사회복지에 예산을 쏟는 만큼 포교에 효과가 있는지 질의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사찰과 연계성이 유지되기에 간접 포교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며 “노인 요양보호제도가 시행된 이후 불교계의 복지시설 운영수가 급격히 증가 했지만 불교신자 수가 비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일선 복지관의 상황을 보아도 이러한 사실은 드러난다. 복지관의 경우 불교계가 수탁운영을 하더라도 법상 종교활동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이임희 보살은 “조계사에서 수탁운영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은 무종교인이라고 밝혔다. 이 보살은 노인복지센터를 통해 불교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됐지만 신행활동을 할 의사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노인전문 프로그램 태부족

2013년 포교원이 파악하고 있는 불교대학의 수는 117개에 달한다. 117개 불교대학에 다니는 신도의 수는 8000여 명. 이들은 불교대학에 적을 두고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연령으로 구별하고 있는 곳은 봉은사 연화대학이 유일하다. 봉은사 연화대학의 경우 60세 이상의 조계종 신도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기에 연령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포교가 진행된다.

서울 모 사찰이 운영하는 불교대학에 다니는 장희수(74) 보살은 “강사님이 쉽게 진행하려 하지만 어렵다”며 “함께 온 이들과 수업 이후에도 다양한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찰 만의 포교활동도 미흡하다. 60세 이상으로만 구성된 수효사 효림원 시니어 봉사단원의 경우 10명 중 4명이 기존에 다니던 사찰에서 옮겨온 경우다.

이들은 “사찰에서 기도도 하고 봉사도 하는 등 신행활동 내용이 좋아 기존에 다니던 절에서 옮겨 왔다”고 밝혔다.

수효사 관계자는 “사찰에서는 노인들이 기도만 하게 되는 이유는 사찰 내 다양한 활동이 없거나, 접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 법회 및 사찰 봉사단 구성 등을 통해 늘어나는 어르신들을 사찰 신도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 모 사찰에서 연등을 만들고 있는 불자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고령화 사회 선호 종교는 불교

불교는 고령화 시대에 선호받는 종교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센서스에서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3대 종교의 연령대별 인구 구성 변화를 보면 특징이 있다. 종합하면 청소년기에는 개신교, 장년기에는 천주교, 노년기에는 불교를 믿는 형국이다.

불교는 10대 이하 청소년 시절까지는 신자비율이 매우 낮아 개신교 신자비율보다 더 낮다. 그러나 20대 이후에는 신자수가 점차 증가하여, 5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 가량이 불교 신자이다. 이런 흐름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변함이 없다. 20년 동안 50~60대 연령층의 불교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현재의 연령계층과 10년 전 연령계층을 비교하는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에 의하면 불교는 50대 이후 연령층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신자확보에 우월한 위치에 있다.〈표2 참조〉

이는 국민들의 인식과도 일치한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11년 9월 26일부터 20일간 전국 16~69세 남녀 1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의 사회문화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고령화 현상에 가장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 종교가 불교(32.5%)로 꼽혔다.(개신교 31.8%, 천주교 28.0% 순)

유승무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불교에 귀의하는 사람이 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며 “중장년층 포교전략 강화와 함께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인력개발프로그램 등 당야한 포교 프로그램을 사찰에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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