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성보박물관
여름휴가로 계곡과 숲이 있는 산사여행을 계획했다면 성보박물관을 들러보자. 각 지역 사찰 성보박물관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문화재로 가득하다. 송광사의 화엄경변상도, 월정사 은제도금여래입상, 범어사의 백의관음도 등 다양한 성보들은 대중들에게 불교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문화재도 만나고 옛 조상들의 불심도 느낄 수 있는 성보박물관은 여름을 맞은 불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송광사… 最古 ‘화엄경변상도’
주목법맥의 역사가 긴 사찰답게 국보를 세 점이나 보유하고 있다. 송광사의 대표적 유물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은 보조국사 지눌의 원불로서 세밀한 조각기법이 돋보인다. 4년 전 국보 제 314호로 지정된 ‘화엄경변상도’는 1770년(영조 46)에 조계산을 중심으로 활약했던 연화 스님을 비롯한 13명의 승려화가들이 참여한 불화로 국내에 알려진 채색 화엄경변상도 중에서 연대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령처럼 생긴 금강저(시도유형문화재 제22호)는 제석천이 아수라와 싸울 때 무기로 썼다는 도구로 쥐고 있으면 묵중하고 엄숙한 기분이 감돌아 잡념을 굴복시켜 부처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 당시 지은 글인 권수정혜결사문, 참선 입문서로 여겨지는 수심결 목판본, 고려시대 원나라에서 받아온 티베트문 법지, 사리함, 의식을 행할 때 쓰이는 요령, 16조사진영 등이 전시돼 있다.특히 올해부터는 복권기금사업 체험프로그램 박물관으로 선정돼 10월 말까지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1년에 두 번씩 특별전이 실시되며 현재는 8월 말까지 은입사특별전 ‘천지가 꽃이로다’가 열리고 있다.

▲송광사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


범어사…원효대사 등 진영 50여 점
신라 문무왕 때 (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산의 범어사는 2003년 개관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국가지정 보물 4점을 비롯해 부산시 지정 문화재 23점 등 55점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전적과 책판 및 불교회화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대표적 유물로는 〈삼국유사〉 〈불조삼경〉 〈금강요집경〉 〈주범망경〉을 비롯한 1,000여종의 전적과 27종의 경판이 있다. 이중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설 신화가 수록된 〈삼국유사〉(보물 제 419-3호) 제5편을 범어사에서 보관하고 있다. 국청사금고(보물 제 1733호)는 희소성 있는 조선 전기의 징으로 후면에 양각으로 명문이 새겨져 있다. 또한 백의관음도를 비롯한 20여점의 불화와 의상대사진영, 원효대사진영 등 50여점의 진영도 소장하고 있다. 그 외 편액과 현판, 기타 공예품과 더불어 불교정화운동으로 한국 근대불교를 이끈 동산대종사의 유물도 만나볼 수 있다.매년 가을마다 특별전시회를 마련하는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1950년대 불교정화운동을 이끌었던 ‘동산대종사진영 특별전’을 올가을 마련한다.
▲ 범어사 국청사금고(조선후기 징)

월정사… 전통등 만들기 등 행사 ‘다채’
신라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성보와 역사적 유물, 동화 같은 이야기가 맴도는 오대산 월정사. 휴가철을 맞아 월정사 성보박물관은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시원하게 더위를 쫓으라고 마련한 부채에 삶의 희노애락을 담은 민화를 그려보기도 하고 ‘마음을 밝히는 전통등 만들기’ 행사에 참가해 직접 등을 만들며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음미해 볼 수도 있다. 행사는 8월 한 달 동안 주말마다 진행된다.또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중인 ‘한암·탄허 스님 유묵전’이 10월 10일부터 월정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기어린 가르침과 인품이 스며든 글씨를 감상할 수 있다.다양한 불상과 불화, 사리 등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한 월정사에는 총 641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월정사의 팔각구층석탑을 해체복원할 때 출토된 사리장엄구, 은제도금여래입상, 청동거울을 비롯 상원사목조문수동좌상 사리와 수정주, 석가의 일대기를 다룬 월인석보, 고려대장경 등도 소장하고 있다.

▲ 여름휴가로 산사를 택했다면 성보박물관에 들러 문화재도 관람하고 추억도 만들어보자. 사진은 월정사 성보박물관 체험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부채만들기를 하는 모습.

 

통도사… 괘불탱 특별전 ‘이색’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보물 10점을 비롯해 총 400여 점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청동은입사향완(보물 제1354호)은 조선시대 유물로 빼어난 은입사기법과 섬세한 문양으로 미술사적 의의가 남다르며 영산회상탱(보물 제1353호)은 묘사가 뛰어나고 선명한 색채가 돋보인다.대형괘불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박물관 중앙홀에 높이 10m이상의 대형 괘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대를 설치 매년 2회 전국사찰 소장 괘불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는 부여 오덕사 괘불탱 특별전을 10월 12일까지 진행한다.

▲ 통도사 청동은입사향완(보물 제1354호)

대흥사… 초의선사 유물 만나는 ‘초의관’
다도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는 대흥사답게 초의선사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초의관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서산대사를 기리는 유물관 등도 함께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휴정선사가 쓰던 바루, 일보염주, 신발을 비롯해 승병을 이끌며 사용했던 승군단 표지, 소리나팔, 호패 등이 전시돼 있다. 총 1백여점의 문화재와 대흥사관련 고문서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중에서도 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제1547호)은 자연스레 처리된 옷주름 등 조각기법이 우수하며, 고려시대 제작된 탑산사동종(보물 제88호)은 문양이 매우 섬세하다.배현진 기자 사진 : 여름휴가로 산사를 택했다면 성보박물관에 들러 문화재도 관람하고 추억도 만들어보자. 사진은 월정사성보박물관 체험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부채만들기를 하는 모습. 범어사 국청사금고(조선후기 징)송광사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통도사 청동은입사향완(보물 제1354호)범어사성보박물관 전경. 국가지정 보물 4점을 비롯해 부산시 지정 문화재 23점 등 총 55점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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