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불경 중 단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잡아함경”
“이세상 불경 중 단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잡아함경”
  • 박재완 기자
  • 승인 2013.07.08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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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대역 잡아함경 전5권ㆍ인류의 스승, 붓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김윤수 역주|한산암 펴냄|1십6만원|5만원
잡아함경 한문대역 5권+한글본 1권
부처님 가르침 원형에 가장 가까워

“세상에 있는 불교 경전 중 하나만을 남기고 모두 없애야 하는 사건이 혹 발생한다면? 그 하나는 〈잡아함경〉이어야 한다.” 역자의 말이다. 한문대역 〈잡아함경〉 5권과 그 5권에서 한역문과 각주의 설명을 제외한, 순 한글 번역문만을 한 권으로 모은 〈인류의 스승, 붓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크게 법(法)과 율(律)로 나뉘고, 그 가르침을 모아놓은 것을 장(藏)이라고 하는데, 세 가지가 있다. 경장(經藏)과 율장(律藏) 그리고 논장(論藏)이다. 부처님께서 가르치는 법을 체계적인 형태로 모아 놓은 것이 경장이고, 승가에서 지켜야 할 계율을 담고 있는 것이 율장이며, 경의 가르침을 깊이 연구하고 체계화한 것이 논장이다. 이 가운데 경장을 남방의 팔리어 전승에서는 니까야, 즉 부(部)라고 하는데, 장부(長部), 중부(中部), 상응부(相應部), 증지부(增支部), 소부(小部)의 5개 부로 나누고 있다. 한편 북방 산스크리트 전승에서는 경장을 아가마(아함ㆍ阿含), 즉 ‘전승된 것’이라고 부르며, 장아함(長阿含), 중아함(中阿含), 잡아함(雜阿含), 증일아함(增壹阿含)의 4대 아함이 있다.

아함은 예로부터 귀중하게 여겨져 왔는데, 인도의 부파불교 시대에 있어서 아함만이 절대적인 권위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중관 사상의 비조 용수보살의 경우도 그 사상의 철저한 기반은 아함이었다. 중국불교의 천태나 화엄철학 등에서는, 부처님께서 경을 설한 순서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일체의 경전을 분류하고 있는데, 기초적인 경으로 아함을 들고 있다. 이로 미루어 모든 경전 가운데서 아함이 지니는 비중 및 불교학에서의 중요성은 예로부터 인정되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아함은 대승의 기초경전으로서, 소승으로 불리는 부파불교 학자들의 절대적인 경전이 아함이었고 그래서 소승경전으로 취급하려고 하겠지만, 엄밀히 말해서 소승으로 지칭되는 것은 부파시대 학자들이 아함을 통해 이해한 교리체계이지 아함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대승경전으로 불리는 〈반야경〉, 〈법화경〉, 〈화엄경〉 등의 내용을 살필 때 아함의 기초 경전으로서의 위치는 확고해진다 하겠다. 즉 〈반야심경〉에 나오는 5온, 12처 18계 12연기 사제 등의 술어는 오로지 아함에서만 충분히 익혀지는 개념이다. 그리고 제법개공(諸法皆空)도 ‘오온은 무상, 고, 무아’라고 하는 아함교리의 전개에 불과함을 볼 수 있어 〈반야경〉의 기초가 〈아함경〉에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기원 후 4세기 후반에 5세기 초반 사이에 산스크리트 전승의 4아함이 중국에서 한역되었고, 팔리어 전승의 5부는 남방 상좌부라는 단일 부파에서 전승해온 것이 온전히 보존되었다. 그러나 그 외의 다른 부파에서 전승되어온 경장은 대부분 산실되었다. 기원후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 사이에 중국에서 한역된 4아함은 단일한 부파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이 아니다. 오늘날 전해지는 4아함은 법장부 소속의 〈장아함경〉 설일체유부 소속의 〈중아함경〉, 〈잡아함경〉, 대중부 계통의 어떤 부파에 소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증일아함경〉 등 몇몇 부파에서 전하는 아함이 따로따로 번역되어 하나의 경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비록 전승해온 부파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교리적인 바탕에 있어서는 놀라울 만큼 한결같은 일치를 보이고 있다.
4아함 중 어느 것이 먼저 성립되었는지에 대한 시간적인 선후 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승하는 초기의 방법은 암송에 의한 구전이었다. 암송해서 구전되는 것을 서사하여 전하면서 구성이나 내용에 있어서 조금씩 변화를 겪게 되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4아함 가운데 짧은 게송의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 〈잡아함경〉이 가장 오래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잡아함경〉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모은 것이면서, 그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서, 불교의 근본이 되는 소중한 경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중요성에 어울리지 않게 구나발다라 한역의 현존 50권 본 〈잡아함경〉은 그 원래의 내용 아닌 것이 혼입되어 있고, 순서도 뒤바뀌어 있는 것은 물론 교정과 윤문도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는 등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초벌 번역 후 판각되기 전 모종의 사건이 개입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존 한역본은 이 혼란한 모습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가르침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약점을 안고 있는 경전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두 종의 책은 순서와 편제를 바로 잡으며, 경문의 오류를 수정하는 등 혼란한 모습을 바로 잡음으로써 가르침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했다. 두 가지 번역본 중 〈한문대역 잡아함경〉(전5권)은 이 경전을 전통적인 기준에 따라 5부로 나누어 한역문과 대비하여 번역하고, 그 각주에서 이해에 필요한 소상한 설명을 덧붙여서, 이 경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구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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