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어린이 법회 어제와 오늘

1923년 각황사서 첫 어린이법회
6.25 동란지나 1970년대 재시작
80년대 성과보여… 90년대 침체
조계종 정책 쏟아내며 증가 추세
천태종·진각종도 자체 법회 운영

▲ 1994년 문을 연 화성 신흥사의 어린이 법당. 신흥사는 주지 성일 스님의 원력으로 1970년대부터 어린이 학교를 개설하는 등 어린이 포교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다.
어린이는 우리 사회의 주역이자 불교계의 미래를 좌우하는 주인공이다. 이를 인식한 선구자들을 오래전부터 개별적으로 원력을 세우고 어린이 포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불교사에서 어린이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시도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다. 개항 이후 물밀 듯 밀려들어온 개신교가 주일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린이 선교에 성과를 올리자, 한국불교계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한국불교계에서는 1923년 중앙포교소인 각황사(現 조계사)가 ‘각황일요불교학교’를 개설한 것이 최초의 어린이 일요법회라고 알려져 있다. 1928년에는 용성 스님이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대각일요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전국 사찰과 포교소에는 일요불교학교가 봇물처럼 개설됐으며, 그 수가 4천여 개에 달했다.

하지만, 해방 후 6.25동란을 거치면서 일요불교학교는 1960년대까지 자취를 감춘다. 1960년대 어린이 포교의 선구자인 운문 스님이 목포 정안사를 시작으로 마포 석불사, 종로 대각사 등 15개 사찰의 어린이 법회 창립을 견인했다.

1966년에는 불교 어린이 교화를 위해 안병호 씨가 재정 지원을 하고 운문·석주·현보 스님 등이 뜻을 모아 소년교화연합회를 출범한다. 당시 불교계의 유일한 어린이 청소년 단체였던 소년교화연합회는 1969년 대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포괄적인 포교·교화 사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1975년 화성 신흥사 주지 성일 스님이 어린이 불교학교를 시작하면서 한국 불교계의 어린이 포교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1980년대 중후반은 어린이법회의 전성기였다. 1970년대 중·고등학교 불교학생회와 대학생불교연합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청년불자들이 1980년대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대거 참여하면서 전국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법회 교재 ‘연꽃’이 창간되고, 어린이교사대학이 창설되면서 어린이법회는 더욱 체계화·전문화돼 1980년대 말에는 전국 600여 사찰로 확대됐으며 참여 어린이 수도 5~6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사찰과 스님들의 무관심, 지도교사 양성 소홀, 출판·음악 등 문화콘텐츠 개발의 관심 부족 등 총체적 부실이 어린이 포교의 발목을 잡았다. 또 불교 내부문제로 인해 시대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어린이법회는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이런 가운데 2005년 故 지관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린이법회 활성화를 천명했고, 이에 발맞춰 당시 포교원은 어린이포교단체협의회 조직, 어린이청소년위원회 구성 등 어린이포교·법회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착수했다.

이후 포교원은 2011년까지 3차에 걸쳐 총 111곳의 어린이·청소년전법중심도량을 선정해 해당사찰에는 법회 운영에 필요한 각종 교구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총무원은 주지인사고과제를 도입하면서 지난해부터 어린이법회 운영 사찰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다양한 포교 지침서와 교안들도 내놨다. 포교원은 2007년 어린이포교용 홈페이지 ‘키즈붓다’를 개통한데 이어 2008년 어린이법회 전용 법요집과 의식곡집 CD를 제작해 일선 사찰에 배포했다. 또 ‘부처님 일대기’와 ‘삼국유사’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급하는가 하면, 법회용 영어교재 ‘헬로 달마스쿨’을 책과 동영상, 어플리케이션으로 제작해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최근 이 같은 노력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불교스카우트,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등과 연계해 어린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어린이 법회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법회를 통한 불교스카우트·국제청소년 활동은 참여만으로 자기개발 프로그램으로 인정돼 향후 대학입시 등에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천태종과 진각종에서도 어린이 포교를 위한 법회를 각 지부 사찰과 심인당에서 운영 중이다. 두 종단 모두 중앙 중심의 행정체계를 가진 만큼 일률적인 법회가 이뤄지고 있다. 

천태종은 전국 160곳 사찰 중 44곳 사찰에서 매주 일요일 어린이 법회를 진행한다. 천태종 어린이 포교를 이끄는 곳은 총무원 교무부 산하 단체인 ‘천태종 연리회’다. 각 사찰 주지 스님과 신도회 간부의 추천을 받아 임용된 지도교사들의 모임인 연리회는 1987년 ‘꿈나무회’로 창립돼 현재 150여명의 연리회원들이 지역 어린이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진각종의 경우 전국 심인당 120곳 중 약 80여 곳이 어린이 법회 ‘자성학교’를 운영 중이다. 자성학교에는 자성동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있다. 진각종은 청년회원과 교도의 자녀 등 자원봉사자로 교사들을 모집해 체계적으로 교육시킨다.

진각종은 또한 스포츠를 통해 자성동이 포교에 적극적인 것도 다른 종단과 차별화된 점이다. 통리원장배 ‘풋살대회’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풋살대회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전라 경주 포항 등 7개 교구에서 15개 풋살팀 참여해 1박2일간 경기를 치른다, 이중 경산지역 심인당은 유치원과 연계해 풋살팀을 조직해 상시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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