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4형제 스님 인터뷰
부산광명선원 주지 금강 스님
반냐라마 지도법사 붓다빠라 스님
통도사 포교국장 명본 스님
범어사 사서국장 법성 스님

▲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한 4형제가 연달아 출가해 곳곳에서 전법 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다. 왼쪽부터 4남 명본 스님, 장남 금강 스님, 3남 붓다빠라 스님, 막내 법성 스님
지난 4월 부산 광명선원 이전 법회에는 주지 금강 스님을 비롯해 반냐라마 지도법사 붓다빠라 스님, 통도사 포교국장 명본 스님, 범어사 사서국장 법성 스님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선원 이전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이들의 만남이 특별한 이유는 출가한 4형제 스님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이다. 세속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4형제가 한번에 출가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출가 과정과 앞으로의 다짐을 들어보았다.

맏형 금강 스님 출가 영향 받아 
4형제 연달아 수행자 길 걸어  
각 수행처에서 포교 활동 전념
인도 무료의과대 설립 공동 원력

섬마을 경남 삼천포에서 평범하게 자란 4형제 스님의 출가 이야기는 담백했다. 총 5형제중 4형제가 스님이 되셨으니 무언가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것은 역시나 특별함을 꿈꾸는 속인들의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 단지 출가한 삼촌의 모습이 훌륭해 보였고 출가한 형님의 모습에서 불교가 좋고 절집이 살만한 곳 같이 보여 자연스럽게 출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 4형제 스님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들 4형제의 출가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먼저 할머니의 깊은 불심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삼촌이 출가를 했고 이후 맏형인 금강 스님이 그 뒤를 이었다. 형님 보러 절에 갔던 셋째 붓다빠라 스님이 그 길로 출가했고, 그리고 넷째 명본 스님, 막내 법성 스님까지 차례로 출가가  이어졌다. 그나마 출가는 안했지만 통도사 축서암 수암 스님 밑에서 3년을 수학한 둘째는 그의 아들이 현재 출가해 승가대학에서 열심히 수학 중이니 다섯 형제 모두 출가의 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출가한 4형제 중 첫째 금강 스님은 1967년 석암 스님이 주석중인 부산 선암사로 출가했다. “어린 눈에 스님이 된 삼촌이 아주 훌륭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농사 짓고, 배나 탔으면 했지만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무작정 배타고 부산 선암사로 갔습니다. 삼촌 스님 밑으로 가면 어머니가 찾아오실까 해서 낯선 곳을 찾아 갔는데 그곳이 선암사였습니다”
금강 스님은 20여 년 전 부산 광명선원을 개원한 이후 김해 대법륜사를 창건해 불교대학과 하루 광명진언, 만 번 10년 수행 결사를 펼치며 부산과 김해지역 도심포교의 이정표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출가 후 군대 신체검사 하러 고향에 가니 친구들이 ‘어쩌다 중이 됐노? 아깝다’며 저를 측은하게 보더군요. 그렇게 한참 세월이 흘러 50대에 다시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스님 절에 처사 자리 하나 없습니까’하더라고요. 우스갯소리 같지만 인생을 알고 나면 수행자만큼 영광스럽고 좋은 길은 없을 것입니다”
금강 스님은 출가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고 이렇게 많은 형제들이 출가한 것이 그저 자랑스럽다.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스님들을 동생으로 두었냐는 것이죠. 감격해서 공양을 대접하는 분도 있죠.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셋째 붓따빠라 스님은 큰 형님인 금강 스님이 반냐라마의 창건주라고 말한다. 결국 금강 스님을 통해 전법의 길을 걷는 수행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통도사로 출가한 붓다빠라 스님의 법명은 본원이다. 통도사승가대학과 동국대 선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 선방도 다녔고 동국대에서 2년간 강의도 했다. 그러던 중 1996년부터 인도 부다가야 선원과 미얀마 마하시 선원에서 10여년의 수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재 스님은 사띠 수행법을 펼치고 있는 반냐라마의 지도법사로 근본불교를 널리 알리고 있다.
붓다빠라 스님은 수행에 대한 욕구만큼이나 전법 원력도 크다. “인류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마음건강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이런 운동을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죠” 스님은 현재 모금단체인 ‘맑은향기(www.sati. me)’를 설립해 인도불교 중흥을 위한 전문가 양성 과정인 마음과학대학원과 무료의과대학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출가를 한 이는 넷째 명본 스님이다. 명본 스님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부산 보현사 절집에 살았습니다. 큰 형님께서 아버지처럼 대해 주셨고, 큰 형에 이어 셋째 형까지 출가하는 것을 보며 그저 옷갈아 입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로 출가를 받아들였습니다”
명본 스님은 통도사로 출가해 통도사 강원, 동국대 인도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옥주사 강사 등을 거쳐 현재 통도사 포교국장 소임을 맡고 있다. 특히, 통도사 내 사회교육원을 개설 붓다빠라 스님과 함께 사띠 수행법을 재가불자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이렇게 아들 셋이 출가하는 동안 어머니는 묵묵히 이들의 출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하지만 막내인 법성 스님의 출가는 달랐다. “출가하고 6~7년을 어머니께서 마음을 끓이셨죠. 막내인 저까지 출가하는 것이 많이 안타까우셨나봐요. 그래서 더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스님은 애써 말을 아꼈다.


법성 스님은 해인사로 출가해 동국대 불교학과 석·박사과정을 거쳐 미국 삼보사, 백림사에서 포교활동을 했으며 공군군종장교로 10년을 근무했다. 2011년에는 조계사 근처에 법화경연구소 ‘법성사’를 개원해 <법화경〉을 설파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으며 <법화경 사요품-법화경의 네가지 보석>을 출간했다. 현재는 범어사 사서국장과 한반도평화대회 간사 소임을 맡고 있다. 스님은 “올해는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가 부산에서 대대적으로 개최되는 역사적인 해다. 간사 소임을 맡은 만큼 한국불자들의 가슴에 큰 희망과 환희심을 심어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출가 4형제의 공동 원력은 무엇일까? 붓따빠라 스님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 부다가야의 무료의과대학 등의 설립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도 부다가야에 무료의과대학을 설립해 인도에 불교를 살려내는 동시에 불교의 자비정신과 마음건강운동을 전세계에 펼치고 싶다”고 4형제는 말한다. 스님을 양성하기 위한 인도 마음과학전문대학원은 2014년 1월에는 수업을 시작할 만큼 진척을 이루었으며 2016년에는 정식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무료의과대학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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