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를 원형대로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사찰에서는 문화재를 보존처리하거나 해체·수리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렇게 보존처리하거나 해체·수리할 경우에는 가설 덧집을 씌우고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랜 세월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부재들이 햇빛이나 눈비나 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찰에 오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작업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수리하는 문화재의 곁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덧집을 씌우고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건물과 같이 규모가 큰 문화재를 해체·수리하는 경우에는 덧집 또한 커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사찰의 중심일곽에 위치할 경우에는 매우 중요한 시각적 대상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일정기간동안 사용하고 철거하기는 하지만 가설 덧집이 사찰경관의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 가설 덧집의 재료나 디자인도 심의를 받아서 설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문화재를 해체·수리하더라도 이 가설 덧집 때문에 사찰의 경관이 지극히 나빠지는 경우는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얼기설기 철제 파이프 같은 것으로 구조를 만들고 그것에 철판을 씌워서 만드는 경우까지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부실하게 만든 가설 덧집은 사찰경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무념무상으로 작업에 몰두하기 어렵고 사찰에 오는 사람들은 안전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영구적인 것은 잘 만들어야하고 임시로 사용하는 것은 허술해도 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사찰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항상 여법하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