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명상프로그램 진행

▲ 서울어르신상담센터는 풍경소리(대표 선묵혜자)와 함께 4월 3~12일 4회에 걸쳐 어르신을 모시고 마음챙김명상을 비롯해 행선과 좌선 및 호흡법을 지도해 어르신이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면서 여러 복지기관에서는 노인의 정서적 지원을 위한 우울증진단과 상담서비스 등 다양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설기관 서울어르신상담센터(센터장 청원)가 대인관계와 감정다루기에 어려움이 있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명상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서울어르신상담센터는 풍경소리(대표 선묵혜자)와 함께 4월 3~12일 4회에 걸쳐 어르신을 모시고 마음챙김명상을 비롯해 행선과 좌선 및 호흡법을 지도해 어르신이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첫 모임이 있던 4월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풍경소리 명상교실에 12명의 어르신들이 모였다.

“긴장감을 풀고 편하게 하세요. 다리가 불편하면 쭉 펴고 앉으셔도 됩니다. 단전까지 코로 길게 호흡하고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쉽니다. 호흡하면서 늘어났다 줄어드는 배에 마음을 집중합니다.”

어르신들은 명상지도사로 나선 이용성 풍경소리 사무총장의 안내에 따라 눈을 지그시 감고 호흡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명상을 하다가 궁금한 것이 많은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명상 중 잡념이 생기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다리가 아픈데 정말 펴고 해도 되나요?”

이용성 사무총장은 “잡념이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그대로 된 겁니다. 잘하고 계시네요”라고 답했다.

이날 어르신들은 ‘명상의 이해’를 주제로 명상과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의 자세, 호흡 연습 등을 배웠다. 첫날이라 많이 배운 것은 없지만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신원(여ㆍ66) 씨는 “집에서 가끔 명상을 해봤는데 직접 명상지도사의 안내대로 하니까 호흡법도 제대로 알게 됐고 좋았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찾았는데 내가 원하던 것이다.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철기(남ㆍ80) 씨는 “마음을 챙긴다는 것이 실제로 해보니까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도 꾸준히 명상을 해보도록 하겠다. 젊은 세대들도 마음챙김명상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음챙기기’는 마음챙김명상을 행선과 좌선의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명상집단 상담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통찰과 생(生)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우울, 분노 등 부정적 감정조절과 자아통합감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는 매년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만족도 조사결과, 집단상담의 필요성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대부분인 99%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원 스님은 “명상은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기의 인생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에 명상집단상담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프로그램의 의의를 밝혔다.

이명희 서울노인복지센터 부관장은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를 통해 만나는 많은 어르신들이 가족, 대인 및 또래 등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과 우울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힐링’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교사회복지기관으로써 쌓아온 노하우와 접목하여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관장은 “현대사회에서는 유독 다른 세대보다 어르신들이 마음을 둘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일상의 활력을 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용성 사무총장은 “어르신만을 대상으로 명상을 지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연륜이 있어서인지 스스로 감정과 몸 상태에 대해 금방 알아차리시는 것 같다”며 “우리의 마음은 과거ㆍ미래에 머물러 있고 타인의 판단에 의해 산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모르니까 주인공으로 살지 못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4월 5일 ‘알아차리기’를 주제로 호흡ㆍ감각알아차리기 연습과 마음으로 마음보기를 수련했으며, 4월 10일에는 ‘마음과 직면하기’를 주제로 판단하지 않기, 내려놓기, 받아들이기 등을 연습한다. 또한 4월 12일에는 ‘있는 그대로 보기’를 주제로 ‘조건 없이 생겨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변한다’ 등을 배우게 된다.

이명희 부관장은 현재 ‘마음챙김명상’은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참여에 대한 문의와 접수가 많아 그 효과성을 좀 더 전문적으로 분석해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02)6911-9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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